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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악장: Allegro vivace. A장조. 4/4박자. 제2악장: Andante, F장조, 3/4박자.
제3악장: Scherzo. Presto, A장조, 3/4박자. 제4악장: Andantino, D장조, 2/4박자.(주제와 변주곡)
제5악장: Allegro giusto A장조 2/4박자(피날레)
제15회 에스볘르(Esbjerg;덴마크, 남서부의 도시)국제 실내악 축제(2013.8.25)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 ‘송어’
[Schubert, Piano Quintet Op.114, D.667 ‘The Trout’ ]
아플 때 약이 되는 음악이 있다. 머리가 아플 때 말러나 바그너의 음악을 들을 수는
없을 것이다. 슈베르트의 음악이야말로 치유하는 음악, 약이 되는 음악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요란스런 양약이 아니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나아 버리는 생약이다.
유쾌하고 명랑하게 뛰노는 송어의 움직임
1817년, 슈베르트는 가곡 [송어]를 작곡했고 그 해 슈베르티아데에서 초연했다.
이 가곡은 송어가 유쾌하고 명랑하게 뛰노는 광경을 그렸다. 가곡의 줄거리는..
거울같이 맑은 시내에 송어가 화살처럼 헤엄치며 놀고 있다. 작중 화자는 이리저리
헤엄치는 송어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그때 한 어부가 송어를 잡기 위해 낚시를
드리운다. 그러나 물이 너무 맑아서 송어가 잡히지 않는다. 결국 어부는 물을 흐려놓은
후에 송어를 잡았고, 작중 화자는 어부의 속임수에 걸려든 송어를 당황스런 마음으로
바라보았다는 것이다. 간혹 ‘송어’를 ‘숭어’라고 우기는 사람들도 적잖이 있다.
그러나 말하면 ‘숭어’는 틀리고 ‘송어’가 맞다. 그 이유는 바로 ‘맑은 시내에’라는
대목에 있다. 송어가 민물고기이고 숭어는 바닷고기이기 때문이다.
맑은 개울물에 흙탕물을 일으켜 송어의 시야를 흐리게 하는 낚시꾼은 부와 권력을 독점한 귀족이고, 이에 기만되어 낚시꾼에 잡히는 송어는 어리석게 착취 당하는 대중 서민이라고 은유되었다는 이유로, 시인은 한 때 감옥에 잡혀가기도 했다는...
피아노 5중주에 ‘송어’라는 제목이 붙은 이유는 가곡 [송어]의 선율을 주제로
한 변주곡이기 때문이다. 음악 전체를 통해 신선한 느낌이 발산되고 있으며,
마치 깊은 산 속의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상쾌한 기분이 넘쳐 흐르고 있다.
곡의 음악적 구조가 완만해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평도 있지만, 슈베르트의
청년다운 패기와 순수가 넘치는걸작이다.
<송어>는 실내악 연주곡 중에서 가장 품위 있으며 유명한 작품의 하나이다.
유쾌한 선율로 가득한 1악장은 아름다운 곡조 사이로 언뜻언뜻 내비치는 신비로운
순간들이 눈에 띄고 느린 악장은 마치 슈베르트가 다섯 명의 떠들썩한 음악가
친구들을 데리고 와 함께 카페에 앉아 있는 분위기같다. 다음으로 활기찬
스케르초가 이어진다. 4악장은 <송어>의 변주곡 모음으로, 이 노래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들어 있다. 피날레는 경쾌하고 화려한 분위기로 이 곡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