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
원효대사가 이런 말씀을 하셨답니다
"옷을 짓는데는 작은 바늘이면 족한것이니
길다란 창이 있다해도 소용이 없는 것이요
비를 피하려 하는데는 우산 하나면 되는것이니
하늘을 가릴 큰 가리개는 필요치 않다
그러므로 작고 하찮다고 업신여기지 말것이니
타고난 바 생김새에 따라서 용도만 맞출수 있으면
모두가 다 값진 보배가 아닐수 없다"
크고 작은것이 문제가 아니라
적재적소에 바로 사용할줄 아는 지혜를 말하는 것이니
오늘날 우리는 마음과 두손에 크나큰 보배를 들고서도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됩니다
그 크나큰 보배란 무엇인가하면
사람답게 살아가라는 도리를 이르는 말이니
불가에서는 인과응보의 법칙이 그것이요
유가에서는 삼강과 오륜의 가르침이 그것이며
서양종교에서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이 그것입니다
이같은 금과옥조같은 가르침을 언제나 듣고는 있지만
귀만 괴롭게 할뿐 마음으로는 그것을 따르려 하지 않으니
보배 영락구슬을 들고서 구걸을 하는 사람 모양이요
눈앞에 먹을 것을 두고도 배고픔을 호소하는 것입니다
오늘도 불교계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하면서
사람 사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네
다만 삼귀의와 오계를 수지한 사람들이
그같은 가르침을 바로 지켜 나가려 한다면
그런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 극락세상이요
삼강과 오륜의 이치를 안사람이
그것을 실천하여 어진 사람이 된다면
그런 사람들이 모여사는 세상이
바로 인의도덕국가가 된다 하였습니다
박사처럼 많이 안다하여도 행하지 않는 앎은
차라리 낫놓고 기역자를 모르는 사람이 나을수 있으며
큰 권세와 부귀영화를 누린다할지라도
함께 나누고 살아갈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황금산에 깔려 돌아가는 것과 다르지 않으니
그저 소박한 마음으로 살생하지 않고
남의 물건에 욕심내지 않으며
삿되고 음란한 행동을 하지 않고
거짓말은 더더욱 하지 않으며
몸과 마음을 병들게하는 기호음료를 탐닉치 않으면
그것이 진정으로 부처님이 원하시는 불자가 아닐까
하는 대답을 한것입니다
오죽하면 초발심자경문에
삼일동안 닦은 마음은 천년을 가는 보배가되고
백년동안 탐심을 부려 이룬 재물은 하루밤의 티끌이라
경계하시는 글귀가 전해오는것일까요
어느 부자가 돈이 생기면 생기는대로 금으로 바꾸어
남들이 모를만한 곳에 항아리를 묻어두고 거기에 넣습니다
매일매일 항아리속에 금덩이가 늘어나는것과
때가되면 항아리가 하나씩 늘어나는것을 보는 재미가
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유일한 즐거움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비밀스런 동작을 한다해도
벽에도 눈이 있고 허공에도 입이 있다는 말처럼
이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관찰해 보고 있었으니
이 사람이 다음에 넣을 황금을 벌어들이는 동안에
몰래 그자리를 찾아서 황금을 감쪽같이 가져가버립니다
항아리를 열고 오늘 바꾼 황금을 넣으려던 이사람은
그만 텅비어버린 황금항아리들을 보고 놀라 자빠져서
넋을 잃고 폐인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소리소문없이 주위에 그소식이 퍼져나가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소에 남에게 베풀줄 모르던 인색한이
이제는 자기가 파놓은 무덤에 들어갔구나 하고 고소해하는데
그중에 마을에 지혜가 뛰어난 소년 하나가 문병을 와서는
우두머니가 되어 살았다하기도 죽었다하기도 어려운 그를 보고
"왜 이러고 계십니까?
지금 이순간에도 세상의 모든 황금은
아저씨의 항아리에 들어가고 싶어서 눈에 불을 켜고 있는데."
하고는 이사람을 붙잡아 일으켜서 항아리 있는 곳으로 갑니다
그런 다음에 주위에 있던 돌맹이들을 주워다가 항아리를 채우고
아저씨에게 사용하지 않고 보고 즐기기만하는 황금은
여기있는 돌무더기와 무엇이 다를것이 있습니까.?"
"이 돌무더기를 황금이라 생각하시고 병에서 벗어나신 후에
이제부터 버는 재산은 항아리에 저장하지 마시고
마을 사람들 어렵고 헐벗은 이들을 위하여 나누어 쓴다면
그것은 시간이 가면서 크나큰 이자가 붙은채로 돌아올 것이니
잃어버린 황금에 더이상 집착하지 마십시요." 하고 일러주니
이사람은 그제서야 마음에 맺힌 한이 풀어지면서 대성통곡을 하고
그뒤로는 열심히 노력하여 벌어들인 돈으로
가족을 위하고 이웃과 나누는 삶을 살았다 전합니다
어리석은 이에게는 허공에서 황금이 쏟아져도
그 욕심을 다채우지 못하는 한 고통밖에는 안되는 법
어리석고 옹졸한 마음을 돌이켜 크고 활달한 지혜의 그릇을 이루면
그때는 밑바닥이 없는 한량없이 크나큰 그릇이 되어서
일체중생을 이롭게하고도 넘쳐 남아나는 재물이 될것이니
부자가 되는 법도 이렇게 쉽고 행복도 이렇게 가깝습니다
팔만사천 경전을 다외지 않아도
사서삼경의 제목을 설령 모른다해도
사람이 올바르게 살아가는 도리를 듣고
들어서 아는만큼 바르게 실천하는 이에게는
세상 곳곳이 행복의 전당이요
만나는 이마다 절친이 될것입니다
그 부자는 소년의 도움으로
많은 황금을 잃어버리고도 귀중한 자기 자신을 찾았으니
잃어버린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경우라
매일매일이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웠을것입니까
아마 이 이야기에서 유래한 말이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라는 속담이 아니었을까요
ㅎㅎ 각설하고
자기가 처한 자리에서 만족하며
가족끼리 화목한 웃음과 이야기 나누면서
그 작아보이는 행복이
천금보다 더 귀한것임을 일러주는
귀중한 인연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날마다 좋은 날 만들어 가소서.
우리 님들 얼굴에 환한 미소 지어서
웃음전도사 소리 들으시기를...
이 모두가 부처님 덕분입니다 나무석가모니불 ()()()
-원효사 심우실에서- (2013. 08. 23)
(글. 사진↓해월스님 ↑李海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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