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서관 그림동화 234
여자답게 당당하게
편견과 차별에 맞선 24명의 여자들
글 로리 디그먼 ⎢ 그림 마라 페니 ⎢ 옮김 홍연미
254x254mm ⎢ 40쪽 ⎢6~7세, 초등 저학년
2020년 4월 20일 발행 ⎢ 값 11,000원
ISBN 978-89-11-12724-5 77840
차별과 편견에 맞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당당한 여자들이 건네는 강력한 한 문장
역사에 또렷한 흔적을 남긴, 하지만 남자들의 역사에 가려 보지 못한 24명의 뛰어난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예요. 그녀들이 건네는 한 문장에는 삶의 태도가 담겨 있어요. 온갖 차별과 편견에 맞섰던, 그 한 문장은 어떤 말보다도 단단한 힘이 있어요. 그녀들은 “여자답게 앞장서요.”라며 부당한 차별에 맞서고, “여자답게 이겨 내요.”라며 부단히 노력하여 장애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여자답게 창조해요.”라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예술 작품을 창작하고, “여자답게 날아올라요.”라며 남자들이 독점한 분야에 도전하고, “여자답게 연습해요.”라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여자답게 세상을 바꿔요.”라며 무분별한 자연 훼손에 맞서 나무 심기 운동을 주도하는 등 위대한 일을 해냈어요.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1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파키스탄에서 여자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어요.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모든 어린이의 교육권을 위해 투쟁하여 파키스탄의 첫 번째 국립 청소년 평화상과 노벨 평화상을 받았어요. 프리다 칼로는 깊숙이 숨어 있는 속마음을 묘사한 자화상으로 널리 알려진 화가예요. 버스 사고로 척추와 다리를 심하게 다쳐 침대에 누워 지낼 수밖에 없게 되면서 그나마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두 손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많은 그림이 아즈텍 신화와 멕시코 민속 문화에 바탕을 두고, 멕시코의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사람으로 손꼽혀요. 베이브 디드릭슨 자하리아스는 끊임없는 연습과 노력으로 육상, 농구, 야구, 골프 등 여러 분야의 스포츠 선수로 맹활약했어요. 1932년 올림픽에서는 육상 경기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땄어요. 그뿐만 아니라 15년 동안 골프 선수로 활약하면서 LPGA 투어에서 31차례 우승했고, 10개의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거두어 여성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어요. 왕가리 마타이는 1997년에 케냐에서 그린벨트 운동을 시작한 인물이에요. 그린벨트 운동은 나무를 심어서 가난한 사람들이 일자리를 갖고, 환경도 더 나아지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어요. 그 결과 2004년까지 3천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었어요. 이 같은 업적으로 노벨 평화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받았어요.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라는 보편적인 진리가 당연해진 데는 기나긴 투쟁이 필요했어요. 24명의 여자들은 삶에서 마주한 역경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겨냈지요. 그들이 처한 상황과 환경은 달랐지만, 모두 주변의 시선이나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의지로 삶을 살아내기 위해 확고하고 의연한 태도를 유지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그들은 삶의 역경을 통해서 더 단단하고 특별해졌어요. 용기가 행동으로 옮겨질 때 바위처럼 단단한 사회도 조금씩 변화했어요. 그녀들의 놀라운 업적은 평등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위한 길잡이가 되었지요.
어른들은 말해요. “여자답게 행동해야지.” 도대체 여자다운 건 뭘까요?
성별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섭리에 따라 타고나는 거예요. 그렇지만 편견은 누군가가 억지로 부여하기 때문에 아주 폭력적일 수 있어요. 나는 여자로 태어난 자체가 여자다워요. 그러니 있는 그대로 내가 생각하는 바와 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여자다워요. 남자도 마찬가지죠. 나는 그 자체로 나답고, 그 자체로 소중해요. 조신하고 얌전해도 괜찮고, 당차고 진취적이어도 좋아요. 유난히 궁금한 게 많으면 어때요. 나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거예요.
책 속에 등장한 사람들처럼 위대한 일을 해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차별이나 편견이 심했던 과거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여자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무엇을 할 때 기쁨을 느끼는지 생각해 봐요. 어린이 독자들이 사회가 만든 기준을 따르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섬세하게 들여다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당당하게 도전할 수 있기를 바라요. 여자라서 할 수 있는 일, 남자라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어요. 그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죠! 여자도 할 수 있다는 넘어서 ‘여자니까 가능하다’는 걸 보여 줘요. 그렇게 차별과 편견에 맞서 싸운 그녀들을 지켜보며 우리는 '여자답게'가 결국 '나답게'와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될 거예요.
성 정체성을 인식해 가는 어린이들, 남녀의 성 역할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는 어린이들, 나아가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 잘못된 편견을 강요하는 어른들이 봐야 할 책이에요. 이 책은 어쩌면 어른들에게 더 필요할지도 몰라요. 아이와 함께 읽고 나면 아이보다 어른에게 더 와닿는 문장들이 많을 거예요.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은 “난 남자니까, 난 여자니까.”하는 고정된 관념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규정짓고 스스로 자신의 영역을 제한해요. 《여자답게 당당하게》를 읽고 모두가 성 고정관념에 갇혀 자신을 희생시키지 않고, 고정관념을 시원하게 뒤집어버릴 수 있기를 바라요.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의 일러스트와 여자들의 담대함이 엿보이는 삶의 초상화
각 페이지에는 선명한 색감의 일러스트와 한 명의 여성이 등장해요. 그녀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그림에서 곳곳에 깃든 용기와 꿈틀거리는 힘이 느껴져요.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녀가 어떤 일을 해냈는지 가늠할 수 있죠. 책의 뒷부분에는 24명의 짤막한 일대기를 담았어요. 여자들이 이룬 업적을 통해서 그녀들이 취한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어요.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매력적인 인물을 더욱더 궁금하게 만들 거예요.
세상을 바꿀 다음 주인공은 누굴까요? 바로 나랍니다! 여자와 남자를 구분하고 차별하는 건 불공평해요. 여자와 남자 둘 다 섬세하다고 느낄 자유가 있어야 해요. 여자와 남자 둘 다 강인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하고요. 이제 여자와 남자, 서로가 서로를 정의 내리지 말고 우리가 누구인지 스스로 정의 내려야 해요. 이런 과정을 통해 모두가 자유로워질 거예요.
* 책에 등장하는 24명의 여자들: 로자 파크스, 마더 데레사, 말랄라 유사프자이, 루비 브리지스, 헬렌 켈러, 태미 더크워스, 윌마 루돌프, 템플 그랜딘, 프리다 칼로, 자하 하디드, R. J. 팔라시오, 마야 안젤루, 아멜리아 에어하트, 베시 콜먼, 샐리 라이드, 메이 캐럴 제미슨, 시몬 바일스, 게일 디버스, 거트루드 에덜리, 베이브 디드릭슨 자하리아스, 제인 애덤스, 이레나 센들러, 왕가리 마타이, 해리엇 터브먼
<작가소개>
글 로리 디그먼
삶에 영향을 끼친 놀라운 여자들에게 감명을 받아 이 책을 썼어요. “여자답게 ~해야지”라는 말이 항상 무척이나 거슬렸거든요. 어린이들이 이 책에 등장하는 뛰어난 여자들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책을 썼어요. 《엉뚱한 동물원》, 《꼬끼오 아얏!》 등 여러 상을 받은 그림책을 비롯해 많은 어린이책을 썼어요. 청각 장애인을 가르치는 교사로 일하다가 지금은 작가로 활동 중이에요. 가족들과 함께 미국 일리노이주의 버넌 힐에 살고 있어요.
그림 마라 페니
나는 타호 호숫가에서 자랐어요. 색깔, 무늬, 질감, 선을 좋아해요. 대학에서 실내 장식과 보석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캘리포니아 미술대학에서 학위를 받았어요.) 나는 엄마이자, 아내이자, 자매이자, 딸이에요. 나는 옛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요. 밤하늘과 거기서 반짝이는 달과 별에서도요. 그림 그리고 색칠하기, 바느질, 책 읽기를 좋아해요. 요리는 질색하고요. 남편은 내 가장 친한 친구예요. 나는 지금 행복하답니다.
옮김 홍연미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여러 책을 옮겼어요. 옮긴 책으로는 《작은 집 이야기》, 《기분을 말해 봐!》, 《도서관에 간 사자》, 《조금 다르면 안 돼?》 등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