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시작 / 다감 이정애
4시 반이면 어김없이 울려 대건만
미덥지 않은지 3시만 되면 미리 깨어 뒤척대다가
알람 소리 딩동딩동 소리에 맞추어
찌뿌둥한 몸을 일으키고
기지개 켜며 하루를 시작한다
잠시 무사한 하루를 무릎 꿇고 기원하고 식사 준비를 한다
각종 약초를 달인 물로 잡곡을 곱게 섞어
전기 전자밥솥에 예약하여 앉혀놓은
가무잡잡하고 윤기 나는 고소한 밥이
밥이 다 되기를 기다려본다, 기특한 녀석
추운 날씨에도 텃밭에서 곱게 자란
금방 따온 싱싱한 상추에 새콤달콤한 옷을 입히고
검정콩 가루와 검정깨 가루를 살살 뿌린
웰빙 영양 상추 겉절이가 입맛을 돋운다
오랜만에 담았지만
고향의 정을 듬뿍 느낄 수 있는 동치미
자꾸만 손이 가는 건 맛이 좋은 걸까 입맛이 좋은 걸까?
아침 5시에 식사를 한다고 하면
'그 시간에 밥이 들어가, 라며 반문하는 분도 많지만
맛있게 식사와 과일까지 먹고 나면 5시 반
이 짧은 식사 시간을 위하여 이리 서둘렀던가 허무하다
혼자 웃기도 하고 혼자서 말하기도 하고
머리를 쥐어짜며 글을 쓰기도 하며
나만의 행복을 즐기는 시간이다
엄마 가게 문 열 시간이네요
응 지금 열어야지 하면서 가게 문 셔터를 올리고
예쁘게 단장한 딸아이가 출근하면
평안했던 자유시간은 사라지고 마음은 조급해진다
오늘은 손님이 많기를 바라본다
매상이 많아야 입 벌리고 서 있는
녀석들의 입을 막을 수 있기에
손님이 오셨다
오늘은 조금 늦으셨네요,
하면서 바빠진 손놀림에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빙그레 웃음 지며 총총걸음으로 가신다
때로는 회의를 느낄 때도 있지만
울고 웃는 삶의 현실감 속에서
행복감을 만끽하며 하루를 즐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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