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강릉고 야구 전국 제패, 강원도 발전의 자양분 돼야
강원일보
2020-8-24 (월) 19면
창단 45년 만에 제54회 대통령배 값진 첫 우승
최재호 감독, 선수 보는 혜안·투지가 한몫
道,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는 새 계기 마련을
최재호 감독의 강릉고 야구가 강원도 야구 역사를 새로 썼다. 강릉고가 '제5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창단 후 첫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세 번의 준우승을 넘어 3전4기 끝에 창단 45년 만의 값진 첫 우승이다. 강릉고는 지난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고교야구 명문 신일고를 상대로 7회 4점 빅이닝을 만들어내면서 7대2로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강릉고 야구의 쾌거는 그동안 누구보다도 마음 졸인 강릉시민은 물론 팍팍한 경제와 코로나19에 지친 강원인들에게 모처럼 큰 위안이었다. 강릉고 야구의 전국 제패를 강원인들의 이름으로 축하한다.
하지만 이번 우승의 환희에만 머물 수는 없다. 이번 쾌거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게 해야 할 막중한 과제가 강릉고 야구 앞에 놓여 있다. 우선 이번 결과와 같은 성과가 계속 나올 수 있도록 강원도 야구 토양을 가꾸는 일이 시급하다. 그간 강원도는 야구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최 감독 부임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 감독은 “무조건 오늘 끝내고 싶었다. 그만큼 우승할 자신 있었다”고 했다. 강릉고 야구 창단 45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끈 고교야구 '우승 청부사' 최 감독은 이 짧은 한마디로 우승 소감을 대신했다. 최 감독은 2016년부터 강릉고 야구의 지휘봉을 잡았다. 꾸준한 실력으로 강릉고 야구를 강팀 대열에 올려놓긴 했지만 우승 길목에서 미끄러지면서 늘 2인자의 그림자를 지울 수 없었다. 강릉고 야구는 이번 대통령배에서 우승하면서 그 그림자를 말끔히 씻게 됐다. 우리가 이제 생각해야 할 것은 강릉고 야구 전국 제패 이후 강원도의 미래다. 강릉고 야구의 쾌거는 강원도 발전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강원인들에게 남겼다. 이는 공교롭게도 최 감독이 말했던 것과 맞닿아 있다. “우승할 자신 있었다”는 말 한마디가 모든 것을 압축하고 있다. 우선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인재를 키우며 끈기와 근성으로 역동적으로 움직이면 강원도의 어떤 현안도 해결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물론 일반화하기는 어려운 일면도 있지만 우리는 인재를 키우는데 소홀했다. 우수한 인재의 수도권 유출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눈에 띄는 재목을 발견하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이 지역을 지키고 쓸 만한 사람에 대해 좋은 평가나 키우려는 관심은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투자 없는 인재 양성은 구두선에 불과하다. 사람은 저절로 클 수 있는 측면보다 만들어지는 부분이 더 크다. 강릉고 야구가 좋은 본보기다. 최 감독의 선수를 알아보는 혜안, 그리고 이를 잘 지도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줬던 것이 이번 강릉고 야구의 전국 제패 비결이다. 다시 한번 강릉고 야구의 전국 우승을 축하하며, 이것이 강원도 발전의 새로운 계기가 됐으면 한다.
[사설] ‘코로나 우울’ 날린 강릉고 야구 우승
기자명 데스크
-창단 45년 제54회 대통령배 제패, 강원 야구사의 기념비
지난 22일은 강원도 야구역사의 새 이정표를 세운 날로 기록될 것입니다.강릉고 야구단이 지난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서울의 강호 신일고를 7 대 2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이날 쾌거는 강릉고가 1975년 창단한 이래 첫 우승이자 강원도 고교야구 사상 처음으로 전국대회 정상에 오른 것입니다.강원도가 그동안 야구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곳이었다는 점에서 이날 우승이 더욱 값지게 평가됩니다.
그러나 이날 우승이 우연히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그동안 적지 않은 시간,훈련하고 준비한 결과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땀 흘리고 준비한 결과라는 점이 이날 우승이 더욱 의미 있게 합니다.강릉고는 지난 2016년 명조련사 최재호 감독을 영입하면서 야구 명문으로의 부상을 시작합니다.좋은 인재를 발굴하고 지난 36년간 초중고 야구단을 이끈 풍부한 경륜이 보태지면서 빛을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난 6월 황금사자기에서 김해고와 결승에서 맞붙었으나 안타깝게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지난해는 청룡기와 봉황대기에서 연거푸 결승에 진출했으나 역시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습니다.강릉고의 세 차례에 걸친 연이은 준우승은 아쉽고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했지만,그만큼 강릉고의 실력이 정상권에 서 있음을 거듭 확인하는 의미 또한 적지 않습니다.
세 번째 도전에서 준우승의 징크스를 깨면서 정상에 오른 것입니다.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에 심리적 압박까지 극복하면서 명실상부한 고교야구의 강자로 우뚝 서게 된 것입니다.이번 결승전도 2회초 선취점을 올려 앞서기 시작했으나 3회 초 기습폭우로 경기가 중단되는 곡절을 겪었습니다.3회말 1점을 내주면서 또 한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우승을 거머쥔 것입니다.
결국 강릉고 야구단의 꾸준한 노력과 집중력,동문들과 강원도민의 응원이 강원야구의 전국 제패를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코로나 확산으로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아쉬움이 있지만 여러 악조건을 극복한 우승이라는 점에 또 다른 긍지와 자부를 가져도 좋을 것입니다.올 들어 코로나와 오랜 장마가 겹치면서 우울하고 피로감이 누적돼 있는 이 때입니다.강릉고 야구 우승 소식이 긴 재난에 지친 강원 도민들에게 위로와 격려,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