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 종류가 많은 만큼, 그 병을 치료하는 과의 종류도 많다. 내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등.. 이 수많은 과들 중에서 난 어디를 찾아가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걸까? 내 병에 맞는 과 찾아가기. 여기서 배워 보기로 하자.
▶가정의학과- 1,2차 병원을 대신합니다
병원 진료를 받는 가장 바른 길은 1차, 2차, 3차 병원의 순으로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는 것이다. 이것을 제대로 지키는 사람들은 진료신청서에 무슨 과를 써야 할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1, 2차 병원을 거쳐 왔다면 자신의 병명이 적힌 진료 의뢰서를 들고 왔을 테니까.
하지만 바로 3차로 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일단 거쳐야 할 곳은 가정의학과다. 가정의학과는 3차 병원에 있지만 1, 2차 병원을 대신하는 진료를 한다. 때문에 진료의뢰서가 없어도 의료보험을 받을 수 있다. 아픈 곳이 애매할 때는 이곳을 찾으면 병명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가족이 같이 진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 역시 가정의학과를 찾는다. 가정의학과는 금연이나 금주, 비만, 운동과 같은 예방 차원의 진료를 하고 있다.
▶소화기 내과- 위, 간, 담과 관련이 깊어요
* 속이 쓰리고 소화에 문제가 있을 때 * 만성적으로 설사를 하고 대변에 피가 나올 때 * 체중이 자꾸만 줄어들 때 * 우측상복부에 통증이 있을 때 * 황달이 있을 때
소화기내과는 위, 간, 담과 가장 관련이 깊다. 위의 증상들은 위나 간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위장내시경검사나 대장내시경 검사, 수면내시경검사 등을 한다.
이 검사들은 공복에 해야 하기 때문에 예약이 우선이다. 물론 공복으로 왔다면 위장내시경검사는 그 날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장내시경검사는 병원에서 주는 설사약을 먹고 난 후 검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예약이 꼭 필요하다.
수면내시경검사는 검사 도중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를 위한 검사다. 약물을 투여하는 순간부터 검사까지의 과정을 기억할 수 없다. 잠이 든 상태로 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이다. 수면내시경검사를 할 때는 위장내시경검사와 대장내시경검사를 병행하는 게 좋다.
소화기내과에는 간염예방접종도 있다. 피검사를 하여 B형 간염검사를 한 후 항원과 항체가 모두 없을 때 접종을 한다. 하지만 이 검사를 굳이 3차 병원 소화기내과에 와서 할 필요는 없다. 간염예방접종으로 3차 병원에 오면 병 같지도 않아 대접도 못 받는다. 이 경우는 1, 2차 병원 문을 두드리는 게 똑똑한 선택이다.
▶순환기 내과는요
* 가슴에 통증이 몇 분에서 1시간 이내로 지속될 때 * 숨이 차고 몸이 붓고 어지러울 때 * 맥이 고르지 않고 두근거리고 어지러울 때
이런 경우는 협심증이나 심부전증, 부정맥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때문에 순환기내과를 찾도록 한다. 하지만 가슴 통증이 1분 이내로 짧거나 1시간 이상 지속될 때는 가정의학과로 가는 게 낫다. 심장에 한 시간 이상 통증이 계속된다는 건 다른 곳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심장은 그렇게 긴 시간 통증을 견디지 못하는 이유다. 심장 문제로 온 통증이라면 벌써 응급실에 실려 갔을 것이다.
순환기내과에서는 심장의 구조와 기능을 알아보는 심장초음파검사나 심장혈관촬영검사 등을 한다. 심장초음파검사를 할 때는 식사를 해도 상관이 없다. 심장혈관촬영검사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관상동맥이 붙어서 막히지 않았는지 등을 알아보는 검사다. 이 때는 조영제를 주입해서 검사한다.
▶이럴 땐 호흡기내과로
*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올 때 * 호흡이 곤란하고 숨이 고르지 않을 때 * 기침이 두 달 이상 지속될 때
호흡기내과에서는 기관지내시경검사를 한다. 객혈, 암, 천식, 기관지, 결핵 등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단, 검사를 할 때는 하루나 이틀 정도의 단기 입원이 필요하다. 공복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이외도 천식이나 만성기관지염을 진단하는 폐활량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내분비대사 내과
* 식은땀이 날 때 * 손이 떨리고 가슴이 떨릴 때 * 체중이 줄 때 * 추위가 오고 몸이 붓는 기능저하증이 올 때
내분비대사내과는 1차 병원이나 가정의학과에서 하는 진료와 흡사한 부분이 있다. 대체로 치료가 쉽고 간단하다. 이 과에서는 주로 갑상선, 당뇨병, 골다공증 등을 진료한다. 하지만 3차 병원의 내분비대사내과를 찾아야 의미가 있는 경우도 있다. 인슐린을 맞아야 하고 체중이 자꾸만 줄어 관리가 필요한 당뇨환자, 갑상선암이 의심되는 환자 등이 그렇다.
▶신장 내과에는 어떤 경우에?
* 몸이 붓고 소변이 안 나올 때 * 혈압이 오르고 신장이 안 좋을 때 * 투석을 받아야 할 때 * 통증은 없는데 소변에 피가 나올 때
신장이 안 좋을 땐 이곳에 와야 하지만 얼굴이 붓는다고 무조건 신장을 의심할 순 없다. 얼굴이 부을 수 있는 원인에는 신장질환, 심장질환, 간 질환, 갑상선질환 등이 있다. 이 경우는 일단 1차 병원으로 간다. 그리고 나서 문제가 보이면 흉부X선검사, 혈액검사, 소변검사를 거쳐 갑상선기능검사, 호르몬검사 등 정밀검사를 받도록 한다. 소변에 피가 묻어 나오는 경우는 비뇨기과 질환일 수도 있다. 본인이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1차 병원을 먼저 들르도록 한다.
▶일반 외과에 가야 하는 경우
* 배가 아파 건드릴 수조차 없을 때 * 걸을 수가 없고 열이 날 때 * 복부에 외상을 입었을 때 * 소화가 안 되고 오른쪽 배가 아플 때 * 유방이나 갑상선 수술을 할 때, 맹장수술이나 복막염 수술을 할 때, 치질수술을 할 때
- 조심할 사항- 배가 막연히 아픈 경우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적 문제일 수도 있어 1차 병원을 찾을 필요도 있다. 하지만 질병에 대한 확신이 있거나 응급상황이라면 바로 일반외과로 가야 한다. 치질이 의심되는 경우는 대변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대변을 보고 난 후 피가 나면 치질,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오면 다른 것이니 소화기 내과로 가보는 게 좋다.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정형외과는 주로 부러진 뼈를 깁스하러 가는 과다. 퇴행성 관절염이 있어 걷지 못할 정도로 무릎이 아플 때 관절수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르막을 오르내리는 게 힘든 정도의 가벼운 관절 이상은 1차 병원으로 가도 무방하다. 물리치료를 받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요통의 경우에는 정형외과를 가도 되고 신경외과를 가도 되니 병원 따라 어느 과가 더 괜찮은 지를 따져보고 결정하도록 한다.
신경외과는 뇌수술을 하는 과다. 교통사고 등으로 뇌를 다쳤거나 종양이 생겼을 때 신경외과에서 처리한다. 이 과는 다른 과를 거쳐서 많이 온다. 본인 스스로 뇌의 문제를 찾아내긴 힘들기 때문이다.
▶신경과와 정신과
신경과와 정신과는 구분 짓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치매환자가 병원을 왔을 때 어느 과로 가야 할까. 이 경우 두 과 모두 치매환자를 치료하므로 특별히 골라서 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뇌혈관성 치매로 신체 마비가 오면서 말을 못한다면 신경과로 눈을 돌려봄직 하다. 양쪽 팔다리가 저린 경우 역시 말초 신경염을 의심, 신경과를 찾는다. 단, 한쪽 팔다리만 저릴 때는 디스크나 풍을 의심, 일단 1차 병원에서 검사를 받도록 한다.
정신과는 중증의 우울증인 경우, 자살시도의 우려가 있는 경우,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경우에 찾는다. 헛소리를 한다든지 망상을 본다든지 현실감이 없는 소릴 한다면 정신과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하지만 이때도 가벼운 우울증 정도라면 일단 가정의학과를 찾아보도록 한다.
▶비뇨기과- 남성과 인연이 깊은 과. 그러나...
비뇨기과는 신장, 방광, 요도, 고환을 포함한 진료를 한다. 소변에 고름이 나오거나 피가 나올 때는 방광에 종양이 있을 우려가 있다. 비뇨기과는 특히 전립선비대증으로 찾는 환자가 많다. 소변이 잘 안 나오고 시원스럽게 볼 수 없을 때 비대증이나 요로결석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런데 비뇨기과는 굳이 질병이 아니더라도 성기확대 등의 수술을 위해서도 찾을 수 있다. 또한, 여성 역시 비뇨기과를 찾을 일이 있다. 방광에 이상이 있는 요로결석, 소변을 참지 못하고 지리는 요실금이 있을 경우가 그렇다.
▶성형외과- 미용을 위한 곳?
성형외과는 쌍꺼풀 수술이나 얼굴 윤곽 등 미용 상의 수술이 주다. 하지만 여기도 겹치는 부분은 있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로 얼굴을 다쳤을 경우, 치아 부위를 많이 다쳤다면 구강외과를, 귀나 코를 많이 다쳤다면 이비인후과를, 미용 상의 문제라면 성형외과를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사고로 인한 치료적인 수술이 아닌 단순 미용 상의 수술은 의료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다.
(예) 쌍꺼풀 수술 예뻐 보이기 위해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했을 땐 비보험이지만, 눈썹이 눈을 찔러 안과에서 쌍꺼풀 수술을 받는 경우는 의료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피부과- 피부의 질환을 다루는 곳?
피부과는 기미나 주근깨, 여드름, 무좀 등 피부의 질환을 다루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피부과 역시 성형외과와 겹치기 쉽다. 점을 빼거나 혹을 제거하는 경우가 그렇다. 이 부분은 환자가 선택해서 치료를 받도록 한다. 그리고 피부 이식 같은 경우는, 피부 문제이긴 하지만 피부과보다는 성형외과나 일반외과와 더 관련이 있다.
▶이비인후과는 어떤 경우에?
이비인후과는 목안의 성대나 코, 귀와 관련이 있는 과다. 편도선에 염증이나 고름이 생긴 경우 치료를 하며, 목소리가 변한 경우 내시경 검사를 하기도 한다. 코골이나 이명증도 이비인후과 소관이다. 머리가 빙빙 돌고 메스껍고 천장이 돌아가는 증상이 나타날 때는 귀를 의심한다. 귀 안의 전정기관의 문제일 수 있다.
* 귀에서 고름이 날 때, * 편도선이 붓고 열이 날 때, * 축농증이 있을 때, * 목소리가 변했을 때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