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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유산록【金剛山遊山錄】
李正漢(法雲華)述
천하각국 너른세계 명승고적 많건마는
그 중 의 금강산은 무슨복을 지었는지
남녀노소 누구든지 취 미 야 아나마나
한번보기 소원할까 삼천년전 서역국에
천하대성 서가세존 오도견성 하신후에
사십구년 설법할제 동 국 에 금강산은
천하제일 명산이요 삼 계 의 복전이라
제불보살 상주처요 그원력이 광대하신
법기보살 국토로서 항상설법 하는고로
남녀노소 누구든지 이산한번 구경하면
생전액난 소멸하고 사후극락 간다하니
누가아니 원할손가 오늘갈까 내일갈까
하루이틀 미루다가 무정세월 여류하여
나이점점 많아지면 세상만사 괴로워라
후회한들 쓸데있나 천사만사 덮어두고
출행길일 날을받아 행장대강 수습하여
아즈머님 모시고서 여러친지 단을모아
자동차에 몸을싣고 남대문을 썩나서니
경성역이 지척이라 정거장에 들어서니
남녀노소 많은손님 그수효를 모를세라
시간시간 가는차는 열도타고 백도실어
힘차게도 잘다닌다 금강차표 사가지고
삼 등 은 복잡키로 이등실에 앉았으니
심 신 이 상쾌하다 떠날시간 되었는지
금테두른 저역장이 손을들고 가라하니
힘세고도 날랜기차 금강산을 바라보고
한걸음에 뛰어갈듯 벽력같은 소리치고
푹팍푹팍 푹푹팍팍 산도번뜻 물도번뜻
이산저산 헤치고서 푹푹팍팍 하는소리
삼각산아 잘있거라 한강수야 다녀오마
금 강 산 불국세계 여러손님 모시고서
예배공양 하러간다 용산역을 얼른지나
서 빙 고 돌아갈제 관악산을 바라보니
뾰죽뾰죽 솟은산은 나를보고 쫒겨간다
왕 십 리 청량리는 어느틈에 지났는지
창동역을 당도했네 우 이 동 화계사를
서쪽으로 바라보며 강 산 이 얼른얼른
동두천을 지났으니 소 요 산 가던생각
어제인듯 새로워라 소요산은 소 금 강
정말금강 구경간다 금 강 산 갈생각이
어 찌 도 급하던지 급행차가 더디구나
연천땅을 지났으니 강 원 도 접경이라
힘 차 게 가는기차 철원역에 당도터니
나를보고 하는말이 금 강 산 가시려면
이곳에서 내리시어 저기섰는 저전차를
바 꾸 어 타십시오 그말듣고 얼른내려
기 차 를 돌아보니 어 찌 도 힘이든지
숨 쉬 고 땀흘린다 구름다리 건너서서
등대했던 전차보니 반기면서 하는말이
서울계신 여러마님 안 녕 히 오십니까
금 강 산 부처님이 오늘아침 하는말씀
서울계신 여러마님 금강구경 오실테니
철원가서 모셔오라 분 부 가 계시기로
불원천리 왔사오니 이내등에 업히시면
고이모셔 가오리다 그말듣고 반가워서
한달음에 올라타니 깨끗하고 빠른전차
저 생 긴 모양같이 조심히도 가는구나
김화김성 얼른지나 한 곳 을 당도하니
가던전차 뒷걸음질 이리갔다 저리갔다
왔다갔다 하더니만 굴속으로 들어간다
굴 속 에 걸린전기 하 늘 의 별같구나
이 굴 이 웬굴인가 사백년전 세조대왕
금강구경 오시다가 이 곳 에 오시어서
금강산을 바라보고 환희심이 나시어서
삭발하고 중되려고 단발하던 곳이로다
사분동안 굴에나와 동 천 을 바라보니
눈도같고 옥도같은 저기솟은 저봉우리
그리고도 원하옵던 금강산이 저아닌가
말휘리역 잠깐지나 철리고개 깊은굴도
순식간에 얼른지나 내금강역 당도하니
꿈 인 지 생시인지 정신아득 모를세라
환영나온 저스님은 원허스님 신호대사
대중스님 여러분이 차례차례 환영하네
원 각 심 반가워라 정거장집 살펴보니
화각보전 이로구나 등대했던 교꾼위에
아즈머님 모시고서 좌우산천 돌아보며
장 안 사 들어갈제 금 강 각 살펴보니
만국공회 당이로다 향 선 교 지났으니
낙락장송 울암하다 봉래약수 많이먹고
하 탕 에 수족씻고 중 탕 에 목욕하니
세상부정 다가시고 일 신 이 청정하다
옥천암의 봉탁수는 후 일 로 미루고서
운주문에 다다르니 세상만사 꿈밖이라
한가하기 짝이없네 그 옆 의 옥비석은
서양신도 비석이라 수 만 리 서양에서
그비석을 내왔다니 그신심이 놀라워라
문 선 교 건넜으니 사슴이가 반겨하네
선경일시 분명하다 수 정 문 들어서서
대웅보전 들어가니 삼세여래 육광보살
중생제도 몇몇핸지 여러천년 지났으나
괴로워도 안하시고 그 대 로 앉아계셔
오고가는 구경꾼에 예배공양 받으시네
전후좌우 살펴보니 인간법당 아니고서
적멸궁이 분명하다 사성지전 십륙나한
신 라 적 미술로서 나옹화상 조성일세
비 로 전 명부전을 차례차례 참배후에
주지스님 안내로서 차담상을 받고앉아
좌우산천 살펴보니 장경봉하 장경암엔
장경성이 비쳐있고 상 중 하 관음암은
어찌그리 절묘한가 시 간 이 총총키로
일 행 을 재촉하야 지장암을 얼른지나
명 경 대 가는길에 오리봉을 쳐다보니
산오리가 앉았는듯 구비구비 돌아들어
업경대에 올라서서 명경대를 바라보고
황천강을 굽어보니 명 부 가 분명하다
서쪽으로 지옥문은 듣고보니 그러할듯
차 한 잔 마신후에 선을졌나 업을졌나
명경대에 비춰보니 악 업 은 진일없고
불사하고 기도한일 염불많이 모신일이
역 력 히 비취누나 저승이란 말만듣고
그러한가 하였더니 이 곳 을 와서보니
악업질까 두려웁다 신 라 적 쌓은성은
천년고적 분명하고 황사굴과 흑사굴은
어찌그리 침침한지 보기에도 끔직끔직
범어사의 명학동지 공 부 는 아니하고
돈모으기 업을지어 죽 어 서 그혼신이
이 곳 에 잡혀와서 흑 사 보 받은것을
그상좌가 이를알고 옷못입고 밥못먹고
밤 이 면 잠을잘까 밤낮으로 열심공부
눈을감고 공부하여 견성오도 한연후에
그스님을 제도하여 영원조사 되었다니
공부어찌 아니하며 욕심탐심 가질소냐
이말들은 여러분은 명심하여 염불하오
심산궁곡 들어가니 영원암이 기절묘절
별유천지 비인간은 이곳두고 이름이라
큰방안의 지장보살 생지장이 분명한데
죄진사람 불쌍하여 중생제도 몇천겁에
천연정좌 하셨구나 무수재배 드린후에
저녁공양 하고나서 원근산천 바라보니
지장봉이 주봉되고 그 건 너 높은봉은
십대왕이 옹위했네 사 자 봉 죄인봉은
죄인잡아 오는듯이 수그리고 오는형상
보 기 에 송구하며 염 라 봉 판관봉은
인간선악 다스리고 좌 우 에 나찰봉은
철 퇴 를 높이들고 대령하고 서있는듯
어 찌 도 두려운지 죄진사람 못오겠네
그 중 에 옥초대는 한가운데 우뚝서서
어둠침침 지옥속을 촛불켜서 밝혀준듯
옛 날 에 이절주장 인 과 를 불신하고
막행막식 하고오니 저 건 너 나찰봉에
동이같은 불덩이가 별안간에 건너와서
암 자 가 불이타오 주장중이 황급하여
장안사로 돌아와서 이 말 을 전했더니
수 십 명 스님네가 불을끄러 와서보니
불은타지 아니하고 연기만이 나는구나
사 방 을 살펴보니 부엌대문 서까래에
동이같은 불덩이가 매 달 려 있음으로
물을떠다 끈흔적이 보고듣는 사람으로
두려운맘 내게하네 배 석 대 깨진자리
영원조사 도통할제 배석대가 깨졌다네
행 리 에 피곤키로 목침베고 누웠더니
홀 연 히 잠이들어 지장보살 친견했네
죄인문초 하는소리 깜짝놀라 잠을깨니
염라국이 틀림없네 조반공양 하고나서
오던길로 돌아내려 명연담을 당도하니
원허스님 전설말씀 옛 날 의 나옹스님
신 심 이 장하시어 조선각처 명승지에
어느곳을 물론하고 불상조성 하시는데
그 때 에 김동거사 나옹화상 시기하여
항상쫓아 다니면서 불 사 를 훼방할때
범이되고 돼지되어 여러가지 방해해도
자비하신 나옹화상 자비로서 갚건마는
김동거사 하는말이 내기저름 하십시다
삼불부처 조성턴지 육십불을 새기던지
만약누가 지게되면 이연못에 빠져죽기
나옹화상 도술로써 삼불세존 조성하고
김동거사 찾아가니 육십불을 다새기고
귀하나를 못다새겨 제가맺은 언약이라
이연못에 빠지더니 신 체 는 간곳없고
송장바위 누웠으며 그 아 들 삼형제가
소식듣고 찾아와서 울며불며 하는말이
아 버 님 아버지여 이게정말 웬일이요
소자등이 여쭙기를 내기하지 말랬더니
오늘이게 웬일이요 아비없는 소자등은
살아무엇 하오리까 풍 덩 실 빠지더니
그도역시 간곳없고 바위셋이 엎드려서
사시장천 언제든지 울음소리 아니끊쳐
명 영 담 이라하니 지금보는 우리로서
사실인지 허전인지 자세알진 못하여도
말씀듣고 생각하니 모 골 이 송연하네
안 양 암 바라보고 천 주 봉 쳐다보며
천왕바위 안고돌아 보현암에 들렀다가
남 정 암 올라가니 옛날절터 분명하다
혜당대감 사진앞에 재배하여 뵈옵고서
영 선 교 건넜으니 삼불암이 여기구나
수충영각 들어가니 지공화상 주벽되고
나옹무학 서산사명 좌 우 에 앉았으며
도 통 한 여러스님 엄엄이도 모셔있다
부두정이 들었으니 도승자취 분명코나
함 영 교 건너가니 표훈사가 여기로다
사처들어 차마신후 맑은물에 세수하고
반야보전 들어가니 장륙금신 법기보살
엄숙하게 모셨는데 무수재배 드리고서
전후좌우 살펴보니 무쇠시루 고물인데
사백년전 세조대왕 시 주 가 분명하고
오 백 근 그근수는 전무후무 짝이없다
영산전에 십륙나한 옥으로써 조성이요
영험하신 나한님네 경 오 년 천파에도
까딲없이 앉으셨네 대강대강 살펴본후
가사불사 하실일을 우리일행 의논하고
그이튿날 결제하여 가사불사 시작했네
여 러 분 스님네는 일심으로 양공하고
우리일행 여러신도 정 성 껏 염불일세
원만회향 마치고서 산천구경 또나섰네
삼불암을 등지고서 지팡이에 힘을주어
구비구비 올라가니 속 낙 암 옛절터는
회정조사 수도처로 대비주를 독송하여
관음보살 친견말씀 원허스님 연설하네
층암절벽 험한길로 엉금엉금 기다시피
천신만고 올라서니 천 년 전 마의태자
망군하던 대로구나 좌 우 에 승상봉은
태자모셔 시위한듯 병풍같이 두른산은
일만처녀 단장한듯 어찌그리 기묘한가
봉우리의 흰구름은 천 녀 의 일산같이
형형색색 그경치는 말로어찌 다할손가
도 솔 암 빈절터는 마의태자 수도천데
생각하니 허망하다 백곡층층 돌아내려
백 탑 동 들어가니 다보탑과 증명탑은
조화옹의 재주로되 치석하여 쌓은듯이
천탑만탑 많은탑을 무슨수로 다보겠나
수 렴 동 내려오니 백옥진주 흐르는물
수렴이라 잘지었네 서산낙일 저물기로
걸 음 을 재촉하여 표 훈 사 돌아올제
가회동의 승지댁을 천리산중 상봉하니
어찌그리 반갑던지 붙잡고서 말못했네
표 훈 사 돌아와서 목욕하고 누웠으니
다 리 는 아플망정 마 음 은 상쾌하다
저녁공양 그럭저럭 피 곤 히 잠들었다
목탁소리 놀라깨니 앞개천의 물소리는
법기보살 법문같다 조반재촉 지낸후에
정 양 사 올라가니 흉 중 이 쇄락하고
일만이천 높은봉은 나를보고 반기는듯
보살인가 신선인가 분간할수 바이없다
흘성루에 앉았으니 옥경인지 극락인지
인 간 은 아니로다 비로봉은 반공중에
일만이천 많은봉은 비로봉을 향해있네
이절역사 들어보자 천명대중 일종공부
도 솔 천 내원궁에 같이모두 태어나서
불생불멸 낙받기를 한결같이 원하는데
그가운데 공양주승 하는일이 힘이들어
한때먹곤 기운없어 삼 시 를 먹더라도
일종한다 불러주오 이럭저럭 공부한지
몇몇해나 되었는지 별안간에 장마져서
소낙비가 쏟아질때 허공에서 외오기를
공 양 주 일종수좌 이리빨리 나오너라
천명대중 이말듣고 수군수군 하는말이
웬일인가 웬일인가 일종수좌 웬일인가
일종수좌 밥짓다가 추호변색 아니하고
천연스런 거름으로 부르는곳 당도하니
별안간에 뇌성벽력 뒷 산 이 허물어져
구백아흔 아홉명은 수궁으로 들어가고
일종수좌 어이없어 주저앉아 무릎치며
기가막혀 하는말이 듣도보도 못하던일
오늘이게 웬일인가 이렁하고 탄식할제
견성오도 하였구나 정에들어 살펴보니
구백아흔 아홉명은 내원궁중 앉았구나
내가아니 살았다면 세상사람 의심하여
벌맞은줄 알까봐서 증거쓰려 살았구나
약 사 전 육모법당 십 륙 세 어린동자
목침고여 지었다니 그재주가 놀랍구나
법당안의 약사불은 천파날제 묻혔다가
땅을뚫고 솟았다니 영검함을 알지로다
천 파 에 묻길적에 귀한쪽이 상했는데
자손발원 기도하면 그아이가 태어나서
귀한쪽이 작다하니 불신력이 분명하다
반 야 전 큰법당엔 사백칠십 몇해전에
세조대왕 이곳오셔 백일기도 모실적에
영검하신 꿈꾸시고 머 나 먼 해인사서
경책박아 모실적에 방 광 대 높은봉은
오색서기 방광하여 밤낮없이 비추어서
장경불사 했다하니 못본것이 원이되며
육천오백 사십칠권 값이없는 보배로다
이절주장 호경스님 열두살에 중이되어
칠십여년 긴세월을 이산에서 있었다니
그리하여 그러한지 선풍도골 도승이라
마지지어 불공하고 점심공양 하고나서
신림암을 찾아가니 여승당이 조용하고
청련암에 건너가니 용하대사 환영하네
절은비록 작을망정 경 치 는 그러할듯
주장대사 원세우고 칠성기도 한이없이
평 생 을 한다하니 동 참 도 하려니와
화 주 도 하여볼까 상 단 의 관음보살
어찌그리 거룩하고 마당앞의 행자목은
몇백년을 서있는지 만고풍상 불쌍하다
돈 도 암 높은곳을 염불하며 올라가니
원 각 심 아주머님 눈을감고 돌아앉아
중생제도 일을삼아 잠못자고 있으시니
보살화현 분명하다 칠 성 대 올라가니
칠성님은 못뵈어도 은 은 한 물소리가
칠성님의 음성같다 전후좌우 산천경개
볼 수 록 새로워라 이절역사 어떻든가
신라말엽 경순왕비 돈도부인 수도처로
홍도비구 있었는데 다생겁래 공부하여
성불지경 이렀더니 난데없는 모진광풍
한번진심 뱀의보가 어찌아니 두려울까
마지지어 불공하고 하루밤을 지내는데
원 각 심 무진법문 나도중이 되고싶다
조 반 을 필한후에 금강문을 지나서서
망 폭 동 당도하니 장판같이 너른반석
갈생각이 전혀없네 봉래풍악 원화동천
용사비등 새긴글씨 양봉래의 필적이요
그 옆 의 바둑판은 신선놀던 자취로다
학 소 대 높은곳은 청학백학 길들였고
사 선 대 너른바위 신 선 이 오락가락
백설같이 맑은물은 쉬지않고 흘러간다
천하제일 명산이라 뚜 렷 이 새겼으니
나옹스님 필적이며 그다음의 세두분은
보덕각시 세두처고 영 아 지 연못에는
관음보살 비치건만 인연없인 못본다네
흥 룡 담 깊은물엔 용이어찌 없을손가
비 파 담 생긴모양 비 파 가 흡사하고
벽 파 담 푸른물엔 푸른연꽃 필듯말듯
분 설 담 뿜는물은 오월비상 여전하다
맑은물에 세수하고 보덕굴암 올라가니
보던중에 제일이요 십 구 층 구리기둥
기둥하나 의지하여 석벽에다 지었으니
신선재주 아니라면 인간재주 아니로다
법당안의 백의관음 오고가는 구경꾼에
예배공양 받으시네 어 찌 도 엄엄한지
죄없어도 벌벌떨려 불공하고 점심한후
진주담을 내려가니 백곡진주 퍼붓는듯
법기보살 새긴글씨 글씨혹이 어찌큰지
사람몸이 들어간다 신심있는 신도네가
서원세고 새겼으니 천추만대 기념이라
구 담 의 거북바위 산거북이 엎드린듯
선 담 은 배와같고 화룡담에 용있을듯
사자바위 쳐다보니 사자형용 분명하다
원허스님 전설말씀 법기보살 오실적에
저사자를 타고와서 저기다가 앉쳤는데
그사자가 낙상하여 다리하나 다쳤는데
앉을수가 없다하여 그 밑 에 화룡이가
법 기 봉 중축에서 돌하나를 빼어다가
괴어주어 앉았다니 듣고보니 그러할듯
어찌그리 천연하냐 소리한번 크게질러
사 자 를 놀랠라니 귀안먹은 저사자가
눈도깜짝 아니한다 마 하 연 들어가니
북방제일 성원이요 도승많이 모여앉아
안벽관심 참선한다 이절역사 어떠한가
신 라 적 의상조사 이 곳 에 당도하여
법기보살 친견하고 마하연을 지었다니
범 상 치 아니하다 춘풍추우 천여년에
이 절 이 퇴락하여 화응스님 전심전력
남북방을 다니면서 전재전곡 시주모아
오십구간 크나큰집 무장성취 지었으니
그 공 덕 그항심을 그뉘라서 당할손가
보물경책 내어놓고 절 하 고 뵈라기에
분향배례 하고나서 성심으로 앉아뵈니
육십육권 많은책을 호봉스님 발원하고
평 생 을 쓰셨는데 글씨한자 쓸때마다
부처님전 향피우고 분향재배 했다하며
붓이닳아 걱정하면 산족제비 기어와서
수그리고 엎드렸다 털을뽑고 가라하면
나갔다가 다시오고 나갔다가 다시와서
십조구만 오천에다 마흔여덟 글자로써
장엄하게 이루어진 아름다운 화엄경전
이글씨를 다쓰도록 한결같이 왔다하니
그도아니 신기한가 세계각국 보배중에
이런보배 없을테야 혈서로쓴 법화경은
사십년전 건봉사에 만허라는 선지식이
그의모친 휘하여서 극락세계 가시라고
손가락을 칼로째서 흐 르 는 핏방울로
일곱권을 썼다하니 남의자손 된사람들
이책보기 부끄럽지 이 렇 게 썼다해도
부모공이 못다되니 행여불효 할까보냐
절을하고 물러나서 걸린운판 종을보니
보던중에 처음이요 소리더욱 청아하여
듣는사람 신심낸다 이백여년 전시때에
덕온공주 시주로써 금은동철 네가지를
합하여서 만들었대 이도역시 큰보배야
하고많은 시주중에 인경시주 더욱좋대
인경한번 치는소리 팔만사천 지옥중생
인경소리 날동안은 형 벌 을 쉰다하니
그 아 니 공덕인가 아주머님 돈을내셔
사시공양 올리고서 점 심 밥 차렸는데
찬수별로 없을망정 진선진미 맛있으니
인간음식 아니로다 옛날부터 전하는말
마하연을 안고돌면 극락가기 의심업대
한번돌고 두번도니 환희심이 절로난다
백 운 대 가는길에 만 희 암 들어가니
관음보살 도량이요 묵언스님 영접하네
관음봉도 묘하지만 남순동자 해상용왕
어찌그리 천연한가 연화대상 팔모법당
팔공덕을 모방하여 연꽃같이 잘지어서
참 으 로 아름답기 너무나도 그지없고
이세상의 재주로는 다시없는 건축이라
나무뿌리 골라잡고 한 걸 음 또한걸음
석벽으로 기어올라 백운대상 올랐으니
쇠뿔같은 꼭대기에 현기증도 나려니와
구름탄것 흡사하여 하늘위에 있음같다
남쪽으로 법기봉은 상주설법 앉으셨고
그 밑 에 파륜봉은 법문듣기 원이되어
분골향성 하셨는지 목이없이 앉아있네
범 천 궁 이층법당 누가아니 의심할까
중 향 성 많은봉은 일만이천 제대보살
합장하고 늘어서서 법문듣는 형상이라
불국세계 분명하고 삼세제불 상주처라
금 강 수 내려가서 차고갔던 표자끌러
양 대 로 많이먹고 눈도씻고 머리감아
세척진뢰 상쾌하다 일락서산 저문길에
석경산로 돌아내려 마하연에 꿈을꾸고
그이튿날 조반후에 점심싸서 걸머메고
지팡막대 힘을주어 용하대사 앞세우고
사자목을 넘었으니 내원통암 여기구나
세조대왕 입산시에 백일기도 하시었고
사십이수 관음보살 대의왕이 되시어서
세조대왕 만신창을 어루만져 나셨다니
지성이면 감천이지 정성덕이 없을소냐
태 상 동 험한길로 선암찾아 올라가니
박빈거사 등천후에 배돛대만 남아있고
장 군 수 묘한약물 한잔이면 만병통치
어찌아니 마실손가 방 문 을 열고보니
누덕누덕 누빈옷을 어깨에다 두른스님
천연이도 앉아있고 묻는말도 대답없네
극락고개 올라갈제 길이어찌 위험한지
발 다 려 부탁키를 발아발아 조심해라
네가아차 실수하면 내일신이 간데없다
원허스님 염불하고 용하대사 손을잡아
안심하고 잘넘었네 수 미 암 들어가니
도솔천상 여기로다 원효스님 수도시에
영낭신선 적강하여 원효스님 법문듣고
칠일만에 견성했대 용바위와 여의주봉
듣고보니 그러할듯 기기괴괴 많은봉은
생각대로 이름지오 반야대에 올라서서
수미탑의 웅장함은 반공중에 솟았는데
조화옹의 재주로다 메고간밥 끌러놓고
샘물떠다 점심먹고 가 섭 동 깊은골로
이리저리 돌아내려 마하연에 다시자고
비 로 봉 가는길에 불지암에 들렀다가
묘길상을 친견하니 나옹화상 조성이요
묘 길 상 여래신데 어찌그리 거룩하고
사람재주 놀랍도다 사선교를 지내서서
금사다리 은사다리 굽이굽이 쉬어가며
염불하며 올라가니 비로봉이 장관이라
하늘밑에 첫봉이요 금강제일 상봉이라
동 천 을 바라보니 동해바다 푸른물결
너울너울 춤을추고 서쪽으로 내다보니
동대문이 뵐듯말듯 남 쪽 의 미륵봉은
반공중에 우뚝솟아 웅장하게 솟아있고
장 군 성 대장봉은 천병만마 거느린듯
북 천 은 망망하여 안력없어 못보겠네
차 한 잔 마시면서 앞 뒤 로 굽어보니
천길만길 높은곳을 내가어찌 올라왔나
용마여관 찾아가서 편안하게 잠잘자고
이 튿 날 조반전에 일출구경 한연후에
마의태자 능소앞에 절 하 여 뵈옵고서
옛 일 을 생각하니 억울하게 누워계셔
천추만한 품으셨고 능 앞 의 용마바위
태자다시 일어나면 모 시 고 가려는지
하염없이 엎드렸네 석벽으로 기어내려
일 출 봉 월출봉을 조심하여 돌아올제
원근산천 돌아보니 별건곤이 여기로다
천태만상 좋은경치 말로어찌 다할손가
내무재령 당도하여 지 고 간 점심밥을
곰취뜯어 쌈을싸서 맛 있 게 많이먹고
물마시고 누웠으니 장부살림 이아닌가
울 밀 한 수목새로 원허스님 옛날얘기
재미있게 들어가며 완보로써 내려가니
칠보대에 당도했네 앞 산 의 칠보대는
칠보장엄 분명하고 노장바위 바랑진채
잠이들어 앉았는듯 삼천갑자 동방삭을
옛 말 로 들었더니 저노장이 그아닌가
칠보암이 있다해도 길이바빠 못보겠네
은선대에 올라가니 신 선 은 간곳없고
학의소리 은은한듯 건너산의 층암절벽
십이폭포 흐르는데 백설같은 십이폭포
층 층 이 흘러내려 동해바다 조회한다
절벽사이 학소대는 잠든학이 앉았는듯
찬바람이 쓸쓸하여 유점사로 내려올제
구 룡 소 깊은물은 아홉용이 쫒겨갈제
이속으로 들어갔고 효 운 동 너른곳은
아홉용이 자던구멍 움푹움푹 패여있고
석 벽 에 새긴글씨 오십삼불 크게써서
영세기념 되었으니 경성사는 방무길씨
여선생의 필적이라 부도정이 지났으니
유점사가 여기로다 관동제일 가람이요
절 터 가 대지로다 주지스님 환영키로
인사하고 들어가서 맑은물에 세수하고
새옷갈아 입은후에 능인보전 들어가니
느릅나무 뿌리마다 오십삼불 모셨는데
거룩하고 엄숙하다 무수재배 한이없이
절할수록 하고싶어 신 심 이 절로난다
주지스님 전설말씀 삼천년전 서역국에
서가세존 탄생하사 사십구년 설법하고
대열반에 드신뒤에 친견못한 여러중생
서가세존 뵈옵기가 원이되고 한이되어
울며불며 하는것을 가섭존자 하는말이
순 금 을 모아내면 세존모습 조성하여
너희들에 뵈이리라 여러중생 금을모아
가섭에게 바쳤더니 그 금 을 녹이어서
오십삼불 조성하여 일억중생 친견후에
인경속에 모시어서 단단하게 봉한뒤에
허허바다 띄워놓고 축원하여 하는말이
어디든지 인연국토 좋은곳에 가시어서
중생제도 하시라고 그인경이 파도물에
몇십년을 굴렀는지 굴러굴러 나오시다
월 지 국 작은나라 사공에게 발견되어
나라에다 바쳤더니 그 날 밤 왕의꿈에
오십삼불 오시어서 왕 다 려 말씀하길
이 인 경 떼지말고 물에도로 놓으라고
유연국토 간다하니 왕이듣고 할수없어
그인경을 띄우고서 서원하고 하는말이
내가지금 얼른죽어 오십삼불 좇아가서
터를잡고 법당지어 오십삼불 모시리라
그날부터 밥을굶어 칠일만에 죽었구나
죽은혼신 날아와서 고성군수 태어났지
십 륙 세 되던해에 오십삼불 모신종이
고성군에 대이었소 봉한인경 정로열려
오십삼불 구름타고 허공으로 오시다가
해금강서 주무시고 유점사를 오셨는데
고성군수 노춘씨가 저사위한 따라와서
용아홉을 쫒아내고 못메우고 법당지어
오십삼불 모셨다니 고성군수 노춘씨는
호법선신 분명하고 동 벽 에 걸린화본
서가여래 탄생할제 팔 상 도 그림이며
법당앞에 모신탑은 진금불상 봉안하고
법 당 에 계신분은 모범하여 모셨다네
오십삼불 중한책임 한분에게 불한번씩
중생인연 맺는대요 법 당 에 불이나면
법당앞에 모신탑은 누웠다가 일어선대
그러할까 의심되고 큰인경을 볼작시면
일만이천 그근수는 조선에서 제일큰데
인경역사 들어보니 의심아니 할수없네
국가대사 있으려면 인경전체 땀흐르고
절에무슨 큰일나면 인경절반 땀난다니
이런말은 처음듣소 그 인 경 시주할제
한사람은 쇠가없어 어린애를 냈다하니
복짓기도 좋지마는 차마어찌 그리했나
오 탁 수 맑은물은 처음절을 짓고나서
식수없어 걱정하니 여러마리 까마귀가
모여앉아 쪼더라오 이상하고 이상하여
그 곳 을 조금파니 옥 수 가 콸콸나와
여태까지 나온대요 고물장에 들어가니
셀수없는 많은고물 정신사나 못적겠네
성심대로 시주하고 예불참례 하여가며
더운방에 잠잘자고 그이튿날 일찍떠나
해금강을 향해간다 개 잣 령 높은고개
아흔아홉 굽이돌아 백천교에 다다르니
자동차가 등대했네 속 림 사 외원통을
총총하여 못다보고 자동차에 올라앉아
화살같이 달아난다 강 산 이 얼른얼른
고성읍을 얼른지나 입석포에 내려서서
똑 딱 선 너른배에 편안하게 올라앉아
해금강의 전후경치 소소역력 다본후에
차점들어 점심한후 자 동 차 다시타고
삼 일 포 들어가니 몽 천 암 옛절터는
흔적조차 없어졌고 사 선 정 드던자리
주춧돌만 남았구나 기 차 를 잡아타고
온정리에 올라가니 금강동구 아니고서
번 화 한 도시로다 경성여관 주인잡고
온 정 탕 정한물에 목 욕 을 하고나니
노 독 이 다풀렸다 이 튿 날 조반후에
극락고개 넘어가서 신 계 사 들어가니
절 터 도 묘하지만 관음봉이 기묘하다
절가운데 신라고탑 풍한서습 몇천년에
늙고병이 들었구나 각법당에 참배하고
좌우산천 돌아보니 건 너 편 집선봉엔
신 선 이 모여있고 문 필 봉 묘한모양
깎 아 서 세운듯이 어찌그리 뾰족한고
보 광 암 들렀다가 뱃소고개 넘어서서
구 룡 연 찾아간다 금 강 문 옥류동과
천 화 대 연주담은 지날길에 잠깐보고
비 봉 폭 무봉폭을 자세자세 다본후에
허공다리 출렁출렁 수렴폭도 좋거니와
천장만장 구룡폭포 폭포중에 제일이다
관 폭 정 올라앉아 폭 포 수 바라보며
점 심 을 먹었구나 폭포아래 구룡연못
꺼멓고도 푸른물이 지글지글 끓는구나
유점사서 쫒겨온룡 저속으로 나왔다니
그재주다 장하도다 폭포옆의 큰글씨는
미륵불의 명호신데 해강선생 글씨로써
영세기념 복지었네 내려갈까 생각하니
상팔담도 봐야겠네 높고높은 산꼭대기
조심하여 올라가서 팔 담 을 굽어보니
용이거처 할만하다 현 기 증 어지러워
가만가만 돌아내려 온정리로 돌아와서
온정한탕 또하였네 그이튿날 일찍떠나
자동차를 대절하여 우리일행 모두타고
육화암에 내리어서 만물상을 올라가니
이름같이 만물이라 불이라면 부처같고
선이라면 신선같고 중이라면 중같아서
바랑지고 송낙쓰고 구절죽장 손에들고
상좌중을 앞세우고 절을찾아 가는모양
이름어찌 다짓겠나 신 만 물 천선대며
옥구만물 다보고서 오던길로 돌아내려
온정와서 점심먹고 기 차 를 다시타고
장전항구 훌쩍지나 총석정을 찾아가니
팔 모 로 깎은듯한 수 없 는 돌기둥이
태산같이 쌓였으니 언 제 쓸 재목인가
원허스님 하는말씀 용화교주 미륵불이
이세상에 탄생하면 법당지을 재목이요
듣고보니 그러할듯 망망대해 푸른물결
끝이없는 대해로다 기차다시 잡아타고
동해안의 좋은경치 번듯번듯 얼른얼른
원산역에 당도하니 해륙물산 풍부하다
명사십리 해당화를 소리곡조 들었더니
이 곳 이 그곳이라 좋은경치 다보고서
기 차 에 몸을싣고 석왕사를 찾아가니
정동구의 낙낙장송 삼대같이 우거지고
오백년전 태조께서 기념식수 심었건만
한 명 이 그만인지 썪은토막 서있으며
그 옆 에 심은솔은 이왕께서 심었으니
그일저일 생각하면 세상만사 허망하고
오백년도 잠깐이지 단 속 문 들었으니
속가살림 꿈밖이라 바글바글 솟는약수
어찌그리 이상한자 쇳바닥이 쩌리하니
사이단가 의심했네 서 너 잔 마신후에
불 이 문 지나서서 조계문을 넘어서니
성왕대찰 이로구나 주지스님 인도로써
각법당에 참배하고 오백전에 들어서니
층 층 이 앉은나한 오백나한 거룩한데
태조대왕 등극시에 나한님께 천일기도
정성들여 모신후에 왕 위 를 얻으셨대
나한신통 장하시다 무수재배 드린후에
사처들어 숨돌린뒤 마지지어 불공할제
각법당에 차례차례 지극지성 모시고서
저녁공양 일찍하고 내 원 암 백련암을
차 례 로 다보고서 석왕사에 돌아내려
일야숙박 편히하고 자동차를 불러다가
우리일행 같이타고 전거장에 내달으니
기차벌써 와있구나 그기차를 잡아타고
삼방약수 찾아가니 복잡하기 한량없네
약수몇잔 마신후에 어 찌 도 복잡한지
정거장에 차기다려 경성차표 사가지고
화살같이 가는길에 굴이어찌 그리많아
그수효를 알수없다 철원역에 당도하여
원허스님 용하대사 전차태워 작별하고
강 산 이 번듯번듯 의정부를 당도하니
삼각산이 반기는듯 청량리를 얼른지나
한강수변 돌아드니 경성역이 지척인데
기적소리 정신차려 정거장에 내리어서
자동차를 잡아타고 집 에 를 돌아와서
목침베고 누웠으니 꿈 인 가 생시인가
금 강 산 갔던일이 극락갔다 온듯하며
방방곡곡 좋은경치 무엇이라 말을할꼬
이세상에 태난사람 남녀노소 물론하고
금강구경 못한다면 얘기꺼리 전혀없고
사람축에 못드나니 세상살림 한이없네
살림핑게 하지말고 결심하고 일어서서
금 강 산 불국세계 모두한번 구경키를
이책으로 안내하오 나 무 아 미 타 불
【이 글은 李正漢(法雲華1885.음12.28-1977.음4.23) 女史님이 1933년에 쓰신 글로 推定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外孫女 李光玉(용인 백성농장 원장)님께서 이 資料를 提供하여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비구 동봉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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