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래봉으로 계획했습니다.
겨울, 식솔들을 데리고 부담없이 산행할만한곳으로
바래봉만한곳이 떠오르지 않더군요.
이제 저희가족 연중행사로 자리잡는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준비하고요, 출발합니다.
아침바람은 조금 찹니다. 흥,해! 흥!!
작년엔 이곳에서 몇시간이고 눈썰매나 타며 놀다가 내려갔었는데요,
이번엔 딱 세번의 기회만 주고 계속 오릅니다.
하산중!, 아닙니다. 등산중입니다.
가파른 경사길에서 간간히 힘들어하길래
거꾸로도 한번 걸어보고요,
눈썰매에 태워 끌고 올라가기도하며 지체되는 시간을 줄이려 노력합니다.
하~ 많이 힘듭니다.
이제 조금 걷자며 어르고 달래보지만
요지부동, 배째라입니다.
결국 하산후 여러가지를 조건으로 타협, 겨우겨우 여기까지 왔네요.
타협결과가 아이에겐 꽤나 만족스러웠나 봅니다.
표정(나! 이런 사람이야~~)이 아주 의기양양하네요. 밉상!!^^
바래봉 일대가 시야에 들어올때쯤
난데없이 VJ한분이 애가 타고있는 눈썰매를 가르키며 이게 뭐냐고 물으며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아니, 이양반이 진짜 눈썰매를 몰라서 물어보는가 싶더니
머리가 하~해지며 찰나의순간, 눈썰매가 눈썰매가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들면서
횡설수설합니다.
다시한번 찍자며 이래저래 질문할테니 이래저래 대답해달라 부탁을 하더군요.
다시한번 횡설수설해 줍니다. (나중에 마누라는 당신 꼭 바보같더라면서 깔깔대며 웃더군요.)
저에게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묘한기분에 휩사인채 터덜터덜 샘터를 향해 걷습니다.
샘터주변, 햇살 잘 드는곳에 자리를 잡고
끓이고 데우고 점심준비를 하는사이
아이는 제 세상인양 샘터주변을 싸돌아댕기며 천방지축으로 놀아제낍니다.
진정시키고요, 샘터에서 인증사진한장 남기고
바래봉 정상은 다음을 기약합니다.
엎어지면 코닿을곳이긴 하지만 아이가 더이상 힘들어하는건 보고싶지 않기때문입니다.
이제, 아이는 눈썰매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아도 되는거냐며 거듭 저에게 확인을 받아냅니다.
덕분에 올라온 걸음에 비하면 빛과도 같은 속도로 내려옵니다.
내려오는 내내 온 산에 울려퍼지던 아이의 그 절정에 닿은듯한 웃음소리와 탄성은
오랜시간 기억에 남을것 같습니다.
지리산이 있어 행복합니다.
첫댓글 역시 형은 멋져...나도 흉내좀 내봐야 겠네...^^
애들 많이 컷제?
흉내만 내지말고..
너그 애들도 가끔씩 한번 보여주고해라.
니는 내보다 더 멋질끼다.ㅎㅎ
고맙다.
그래서 방송은 언제하는거야??
횡설수설 봐야하는데.ㅎㅎ
그나저나 세월이 빛과도 같네. 언제 저리 컷다요??
주말에 화개 갈 계획을 하긴 했는데 화재가 있었다하고도 하고.. 어찌될지 모르겠네.
혹시나 하고 몇주 지켜봤는데
역시나 통편집 됐는갑더라.ㅎㅎㅎ
내는 조만간 천왕봉이나 함 댕기올까싶다.
천왕봉 정상석 본지가 7,8년은 된것 같은데... 참말로 세월이 빛처럼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