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6일 연중 제3주일(해외 원조주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연중 제3주일을 ‘하느님의 말씀 주일’로 선언하였습니다(2019년 9월 30일). 하느님 백성이 성경을 더욱더 경건하고 친숙하게 대하고, 하느님 말씀의 거행과 성찰과 전파를 위하여 이날을 봉헌하며 장엄하게 지내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교회는 해마다 1월 마지막 주일을 ‘해외 원조 주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2003년 추계 정기 총회에서 해외 원조 사업에 대한 올바른 홍보와 신자들의 의식 강화를 도모하고자 ‘해외 원조 주일’을 정하였습니다. 오늘 특별 헌금은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등지의 가난한 나라들에 대한 원조로 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카파르나움으로 가셨다. 이사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12-23
12 예수님께서는 요한이 잡혔다는 말을 들으시고 갈릴래아로 물러가셨다.
13 그리고 나자렛을 떠나 즈불룬과 납탈리 지방 호숫가에 있는
카파르나움으로 가시어 자리를 잡으셨다.
14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15 “즈불룬 땅과 납탈리 땅, 바다로 가는 길,
요르단 건너편, 이민족들의 갈릴래아,
16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빛이 떠올랐다.”
17 그때부터 예수님께서는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기 시작하셨다.
18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두 형제,
곧 베드로라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가 호수에 어망을 던지는 것을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19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20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21 거기에서 더 가시다가 예수님께서 다른 두 형제,
곧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이
배에서 아버지 제베대오와 함께 그물을 손질하는 것을 보시고 그들을 부르셨다.
22 그들은 곧바로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 그분을 따랐다.
23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백성 가운데에서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해외 원조 주일 담화
한국 천주교회는 지난 2년 동안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을 통해 ‘고향’을 잃은 전 세계 난민들에게 편히 쉴 수 있고 또 보호받을 수 있는 ‘고향’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그들의 희망을 지켜 주었습니다.
2020년 올해 한국 천주교회는 ‘인류는 한 가족, 우리 공동의 집’이라는 주제로 우리가 상처 입힌 자연 생태계의 위기로 고통받는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에 응답하려고 합니다.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에서 지금 우리가 발 디디며, 숨 쉬며 살고 있는 지구를 ‘공동의 집’이라고 부르시면서, 이 공동의 집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연 생태계 파괴에 대하여 관심을 갖자고 하셨습니다(제1장 참조).
그리고 이미 상처 입은 ‘공동의 집’에 대한 책임이 ‘사람’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시며, 파괴된 자연 생태계의 회복을 위한 ‘생태적 회개’에 함께해 줄 것을 호소하셨습니다(216-222항 참조).
또한 자연 생태계 파괴로 말미암아 지금 고통 받고있는 가난한 이들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라고 촉구하시며, 이러한 자연 생태계의 위기는 “지구의 울부짖음”일 뿐만 아니라,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이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49항 참조).
기후 변화에 따른 잦은 가뭄과 홍수는 농작물 수확의 감소로 이어져 영세 농부들은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적인 이유로 아무런 준비를 할 수 없는 가난한 이들은 생명을 위협하는 혹독한 추위와 더위를 대책 없이 맞서야 합니다. 특히 아이들은 생명을 잃기도 합니다.
또 저개발 국가의 토지가 유독성 폐기물 처리를 위해 제멋대로 사용되고, 지속 불가능한 형태의 자원 채취로, 삼림이 파괴되고 강이 오염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조금이더라도 수확의 기쁨을 주었던 그 땅이 이제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안심하고 먹던 물도 더 이상 마실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그들은 모든 것을 잃고 고향을 떠나, 고달픈 난민 생활을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생태 위기 속에서 가장 심각하게 영향을 받는 가난한 이들은 사실 이 문제에 가장 적게 영향을 끼친 이들입니다.
그들은 원인을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그 결과를 가장 먼저, 가장 크게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순된 현실에서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저개발 국가의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은 더욱 커져만 갑니다.
이들의 절박한 울부짖음에 곧바로 응답하는 것이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말씀하신 ‘생태적 회개’의 구체적 실천이며,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이곳 ‘공동의 집’에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의 책임입니다.
한국 천주교회 신자 여러분들도 이 ‘공동의 집’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이며, 상처를 치유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그들에게 전하는 일에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국 천주교회 신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라는 그리스도의 축복의 말씀이 생명을 위협하는 위기 속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가난한 이들에게 전해지기를 빕니다.
2020년 1월 26일 해외 원조 주일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이사장 김 운 회 주교
<모두 합심하여 분열이 일어나지 않게 하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1,10-13.17
10 형제 여러분,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모두 합심하여 여러분 가운데에 분열이 일어나지 않게 하십시오.
오히려 같은 생각과 같은 뜻으로 하나가 되십시오.
11 나의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에 분쟁이 일어났다는 것을
클로에 집안 사람들이 나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12 다름이 아니라, 여러분이 저마다 “나는 바오로 편이다.”,
“나는 아폴로 편이다.”, “나는 케파 편이다.”,
“나는 그리스도 편이다.” 하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13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셨다는 말입니까?
바오로가 여러분을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기라도 하였습니까?
아니면 여러분이 바오로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습니까?
17 그리스도께서는 세례를 주라고 나를 보내신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라고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말재주로 하라는 것이 아니었으니,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헛되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