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어둠
사랑하는 노엘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나를 보며 아내가 자주 말했다.
“정말 잘 생겼다, 특히 옆모습은 예술이네요!”
살아오면서 적어도 못생겼다는 소리는 단 한 번도 듣지 않아서 나는 내가 잘 생긴줄 알고 있었기에 아내의 말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노엘이가 태어나고 난 뒤로는 자주 하던 그 말을 드문드문하더니 요새는 아예 입 밖에 꺼내지도 않는다. 그래서 가끔 왜 요즘은 나보고 잘 생겼다는 말을 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때론 피식하고 웃어버리거나 이따금 인상을 쓰면서 노려본다.
어제도 아내에게 물었다. 옛날엔 나보고 그리도 입에 침이 마르지 않으리만치 잘 생겼다 하더니 요즘은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느냐고 하니 아내가 정색을 하고 말한다.
“빛이 왔으니 어둠은 물러가야지!”
이전엔 내가 빛이었는데 이젠 아들이 빛이란다. 그러니 어두컴컴하게 생긴 남편은 안중에도 없는 게다. 그러나 이내 한 마디 위로의 말을 건넨다.
“잘 생긴 건 맞는데 좀 삭았지요! 흐흐흐”
아내의 말을 들으며 섬광과도 같은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그래, 맞아, 빛이 왔으면 어둠은 당연히 물러나야 하는 것!”
하나님 앞에서의 나를 생각했다.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주님의 은총으로 새 생명을 얻었고 구원받아 새로운 피조물이 된 내가 여전히 옛사람을 온전히 벗어버리지 못하고 죄의 법 아래에서 허덕이고 있는 가련하고 불쌍한 내 모습을 말이다.
사탄의 법을 벗어버리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성령의 법을 따라야 함에도 여전히 세상을 움켜쥐고 놓지 못하는 우리는 어떤 자인가를 말이다. 마치 개가 그 토하였던 것을 다시 핥아먹고 돼지가 그 누웠던 더러운 곳에 다시 뒹구는 것과도 같이 우리는 하나님의 은총으로 구원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어둠에 머물러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육신을 따르는 자는 육신의 일을, 영을 따르는 자는 영의 일을 생각하나니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되나니 이는 하나님의 법에 굴복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할 수도 없음이라
육신에 있는 자들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느니라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
또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시면 몸은 죄로 말미암아 죽은 것이나 영은 의로 말미암아 살아 있는 것이니라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의 영이 너희 안에 거하시면 그리스도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가 너희 안에 거하시는 그의 영으로 말미암아 너희 죽을 몸도 살리시리라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빚진 자로되 육신에게 져서 육신대로 살 것이 아니니라
너희가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써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니
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 아멘.
(로마서 8: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