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 갑판 앞머리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더위가 싹 달아난다.
불볕더위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8월, 더위를 피해 여유로운 휴식을 즐기고 싶다면 아라뱃길크루즈에 올라보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주변 경치를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무더위가 훌훌 날아간다.
4층 규모 유람선은 실내도 편안하게 꾸몄다.
경인아라뱃길(이하 아라뱃길)은 한강과 서해를 잇는 운하다. 김포대교와 신행주대교 사이에 수로가 뚫렸으며, 한강에서 뻗어 나온 작은 물줄기가 운하를 통해 인천 영종대교가 보이는 서해 앞바다까지 흘러간다. 총 길이 18km로, 이중 유람선 운항 구간은 13km 정도다. 4층 규모 유람선이 아라김포여객터미널을 출발해 시천나루에서 회항한다.
아라뱃길크루즈를 만끽하는 외국인 관광객
아라뱃길크루즈는 국내 관광객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인기다. 김포공항과 가까워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오기 쉽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면 15분쯤 걸리고, 대중교통으로도 이용 가능하다. 유람선은 매일 오후 1시와 3시에 출항한다. 1시에 출발하는 코스는 런치 뷔페(유료)가 제공된다. 10여 가지 음식이 유람선 여행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 우아하게 식사하며 창밖 풍경을 음미하는 즐거움이 생각보다 크다.
크고 깨끗한 창밖으로 고풍스러운 정자가 있는 수향원이 보인다.
물길을 따라 유유히 흘러가는 동안 고풍스러운 정자가 있는 수향원, 우렁차게 쏟아지는 아라폭포, 절벽 위 전망대 아라마루를 차례로 지난다. 이후 수변 공원으로 꾸며진 시천나루에 잠시 쉬었다 아라김포여객터미널로 돌아오는 데 약 1시간 30분 걸린다.
여유롭게 식사하며 창밖 경치를 감상하는 여행객
유람선이 운항하는 동안 쾌적한 실내에서 창밖 경치를 감상해도 좋지만, 오픈 데크로 꾸며진 갑판에 올라보기를 권한다. 갑판 앞머리에서 푸르게 펼쳐진 뱃길을 마주하면 가슴속까지 상쾌한 기운이 차오른다. 영화 〈타이타닉〉 주인공 같은 포즈를 취하는 사람도 있다. 다만 난간 밖으로 몸을 너무 내밀면 위험하니 주의한다. 출항할 때 한국어와 영어로 주의 사항 안내 방송이 나온다.
경인아라뱃길에서 가장 유명한 아라폭포
아라뱃길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아라폭포다. 인천 계양산의 협곡 지형을 이용한 인공 폭포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거대한 수직 절벽을 따라 굵은 물줄기가 쉼 없이 떨어져, 소리만 들어도 더위가 싹 가신다. 유람선이 운항할 때만 폭포가 가동한다니 놓쳐선 안 될 볼거리다. 폭포가 가까워지면 선내에서 안내 방송을 하기 때문에 못 보고 지나칠 염려는 없다.
절벽 위에 원형으로 조성된 아라마루전망대는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아라폭포와 이웃한 아라마루도 멋지다. 절벽 위에 원형으로 조성된 아라마루전망대는 그야말로 아찔하다.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된 구간에 선 사람들을 보면 남은 더위마저 달아난다. 유람선 주위를 끊임없이 맴도는 갈매기 떼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유람선이 오가는 동안 실내에서 흥겨운 공연이 펼쳐진다.
유람선이 오가는 동안 실내 공간에서 선상 라이브와 난타, 쇼발레, 마술 등 다채로운 공연이 마련된다. 1층부터 3층까지 다른 공연이 펼쳐져 취향에 따라 골라 즐겨도 좋다. 흥을 돋우는 데는 난타 공연이 제격이고, 가족 나들이라면 쇼발레나 마술을 관람해보자. 멋진 경치와 더불어 감상하는 선상 라이브도 분위기 있다. 대부분 넌버벌 퍼포먼스라 외국인도 부담 없이 즐긴다.
주말에는 선상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사진제공:현대유람선>
낭만적인 여름밤을 꿈꾼다면 주말(일요일은 부정기적 출항)에 유람선을 이용하자. 오후 6시에 출항하는 디너불꽃크루즈와 음악불꽃크루즈는 아라뱃길 노을과 야경,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선상 불꽃놀이가 선물처럼 주어진다.
150여 개 브랜드 숍이 한데 모인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아라김포여객터미널 뒤편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이 있다. 150여 개 브랜드 숍이 한데 모여 쇼핑하기 편하고, 카페와 푸드코트에서 불볕더위를 피해 쉬었다 가기 좋다. 외국인 관광객은 1층 안내 데스크 방문이 필수다. 여권을 보여주면 매장별로 추가 할인이 가능한 쿠폰 북을 제공한다.
아라마리나 수상레저체험장에서 물총보트를 타는 사람들
아라뱃길로 이어진 아라마리나는 요트 계류 시설과 수상레저체험장을 갖춰 카약과 보트, 수상 자전거 등을 누구나 쉽게 체험할 수 있다. 아이들에겐 뭐니 뭐니 해도 물놀이가 최고다. 온 가족이 물총보트를 타고 더위 사냥에 나서보면 어떨까. 아라김포여객터미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과 지척이어서 코스로 엮으면 한나절은 문제없다. 김포아라대교 아래로 물살을 가르며 달리는 보트는 보기만 해도 짜릿하다.
수상 자전거는 그늘막이 설치되어 한결 시원하다.
느긋한 마음으로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카약이나 수상 자전거를 추천한다. 수상 자전거에는 그늘막이 설치되어 한결 시원하다. 요트가 정박된 풍경이 이국적인 느낌을 더한다. 안전 요원이 상주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고양 행주산성 정상에 세워진 행주대첩비
아라뱃길 너머 한강을 가로지르는 신행주대교를 건너면 금세 행주산성에 닿는다. 임진왜란 3대 대첩 가운데 하나인 행주대첩이 벌어진 고양 행주산성(사적 56호)은 권율 장군과 백성이 힘을 합쳐 왜군 3만여 명을 물리친 현장이다. 부녀자들이 앞치마에 돌을 날라 무기로 썼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산성 정상에 세워진 행주대첩비에 오르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한강 전망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7~8월에는 토요일 밤 10시까지 야간 개장해 운치 있는 여름밤을 선사한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스타디움 투어에 나선 아이들
행주산성에서 가까운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축구 팬이 아니라도 재미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스타디움 투어를 이용하면 주경기장은 물론 선수 대기실, 감독실, 워밍업실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시설도 관람이 가능하다. 체험형 축구 테마 뮤지엄인 풋불팬타지움을 함께 엮으면 더욱 흥미롭다. 해 질 녘엔 한강 변에 자리한 월드컵공원과 하늘공원을 거닐며 노을을 감상하자.
옛 철길이 남은 도심 공원, 경의선숲길
도심에 조성된 경의선숲길도 가볼 만하다. 길을 걷다 그늘이 드리워진 벤치에서 잠시 더위를 피해도 좋다. 지하철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쪽은 요즘 뜨는 연남동 분위기를 엿볼 수 있고, 6번 출구로 나오면 경의선책거리를 만난다.
<당일 여행 코스>
아라마리나 수상레저체험장→아라뱃길크루즈(런치 뷔페)→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경의선숲길(경의선책거리)→서울월드컵경기장, 풋볼팬타지움→월드컵공원, 하늘공원→고양 행주산성
둘째 날 / 아라마리나 수상레저체험장→아라뱃길크루즈(런치 뷔페)→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