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은 과거 낡은 단독주택과 빌라가 많았다. 서쪽으로 중국인·조선족이 많이 사는 대림동이 있어 주거지로 그다지 인기가 없던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2005년 신길동 일대가 신길뉴타운으로 지정되고 새 아파트가 하나 둘 들어서면서 주거 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신길동의 입지는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무지구인 여의도와 가깝고, 강남권과 광화문 업무지구도 버스나 전철을 이용하면 3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지하철 노선도 많다. 신길동 남쪽으로 7호선이 지나고, 북쪽에는 1호선과 5호선이 지난다. 주택시장에선 뉴타운 개발이 끝나면 영등포구를 대표하는 신흥 주거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신길뉴타운에서 최고가 1·2위를 다투는 두 아파트는 ‘래미안 에스티움’과 ‘래미안 프레비뉴’다. 신길뉴타운에서 가장 빨리 입주한 재개발 아파트들이다. 공교롭게도 두 단지 모두 ‘래미안’ 브랜드를 쓰면서 지역 대장주 아파트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다. 두 단지의 매매가격 차이도 84㎡(이하 전용면적) 기준으로 2000만~3000만원일 정도로 큰 차이가 없다. 땅집고는 신길동 ‘맞수’ 래미안 에스티움(이하 에스티움)과 래미안 프레비뉴(이하 프레비뉴)를 비교·분석했다.
■교통은 ‘더블역세권’ 갖춘 에스티움이 우세
교통 면에서는 지하철 7호선 신풍역과 보라매역 사이에 있는 ‘더블역세권’ 단지인 에스티움이 우위다. 프레비뉴는 신풍역만 이용할 수 있다. 신풍역과 보라매역은 각각 신안산선, 경전철 신림선과 연결될 예정이다.
거리상으로 보면 에스티움은 보라매역보다 신풍역에 더 가깝다. 111동 바로 앞에 신풍역 6번 출구가 있다. 106·107·116동 주민들은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보라매역을 이용하는 게 더 빠르다. 반면 프레비뉴에서 신풍역까지는 102동 기준으로 걸어서 5~7분 정도 걸린다. 역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프레비뉴 110동 주민들은 10분 이상 걸어야 한다.
버스 이용에는 두 단지 모두 차이가 거의 없다. 영등포 관내(영등포01·04·06·07·13)와 서울역(507)·신촌(5713)·고속터미널(6411) 등으로 운행하는 버스 노선이 있다.
■통학 여건·편의시설은 프레비뉴가 더 좋아
신길뉴타운은 아직 개발이 한창이어서 학부모 선호도가 높은 학교나 마땅한 학원가가 없다. 두 아파트 모두 딱히 학군의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통학만 본다면 단지 바로 옆에 대영초·중·고를 모두 끼고 있는 프레비뉴가 좀 더 낫다는 평이 많다. 에스티움에서는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대방초가 가장 가깝다. 에스티움도 2020년 9월 신길중이 개교하면 통학이 좀 더 편리해질 전망이다.
편의시설면에서도 프레비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선다. 각종 유통시설이나 식당이 밀집한 ‘사러가시장 사거리’까지 걸어서 1~2분 정도 걸린다. 반면 에스티움에서는 도보 10~15분 정도 떨어져 있다. 신길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앞으로 신길뉴타운이 조성되는 과정에서 대형 마트가 들어서고 학원가가 형성될만한 곳은 사러가시장 사거리 밖에 없기 때문에 프레비뉴의 생활 편의성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아파트 모두 1년만에 3억원 넘게 올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용 84㎡ 기준 실거래가(지난해 8~9월 기준)는 에스티움이 9억3500만~11억원, 프레비뉴가 9억2000만~11억2500만원이다. 두 단지 모두 2017년보다 3억원 넘게 올랐다. 현재 호가는 12억원까지 올랐다.
전세가격은 두 단지 모두 4억5000만~6억원 선이지만 최근 서울 전세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하락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신길뉴타운에 올해부터 2020년까지 새 아파트도 줄줄이 입주할 예정이어서 전세 물량도 많은 편이다. 보라매SK뷰(2020년 1월, 1546가구)·신길센트럴자이(2020년 2월, 1008가구)·힐스테이트 클래시안(2020년 10월, 1464가구)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두 단지 중 입주 경과연수가 짧고 가구수가 더 많으며 지하철 역 두 개를 이용할 수 있는 에스티움의 미래 가치가 더 높다고 평가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미래 발전 가능성은 두 단지 모두 높다”면서도 “프레비뉴보다 교통 호재를 더 많이 누릴 수 있는 에스티움의 집값 상승 가능성이 좀 더 높다”고 말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은 “신길뉴타운이 강남이나 여의도로 출퇴근하기 편리해 인기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하철 이용이 더 편리한 에스티움의 입지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