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나지 않게 하리라!
가을 비 그친 아침, 새털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신비로웠다. 파란 잔디에 선 나무 네 그루가 헐거워 보였다. 빗방울 무게 못 이겨 함께 떨어진 붉은 낙엽이 수북하였다. 감성 풍부한 여인이 낙엽 바라며 핸드폰에 담았다. 상쾌한 공기 속에 뛰는 운동은 탄력이 붙어 빨라졌다. 아침밥은 꿀맛이다. 하지만 체중 조절 위해 절제하는데 환경이 녹녹치 않다. 지난 토요일 3층 사택에서 생명샘 글쓰기에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누군가 <목사님! 계십니까?> 느린 소리에 순간, 가끔 찾아온 걸인으로 알았다. 2층 서재에 지갑이 있어 내려가려고 문을 열었다. 이 집사님께서 계셔 놀랐고 부끄러웠다. <목사님! 이거 정말 맛있습니다. 한번 잡숴 보세요.> 계단 오르기 힘든 걸음이라 감사함으로 받아 허리 숙였다. 통째로 튀긴 닭! 김이 모락모락 났다. 바로 다리 하나 뜯어 먹는데 맛이 좋았다. 나머지는 주일 아침, 렌지에 돌려 경균이 밥상에 놓고 먹었다. 점심은 아내 생일 미역국과 먹을거리가 넘쳐 밥숟갈 조정하기 힘들었다. 이른 저녁, 딸의 초대로 그 가정으로 갔다. 손녀, 손자의 배꼽 인사 받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 며칠 전 손자 생일에 기린, 곰, 호랑이 올려 진 케이크 선물에 답례 같았다. 피노키오 연필로 그림책에 대면 읽는 소리 듣고 반복하여 따라한 공부 모습이 귀여웠다. 아이들과 식당 밥 먹기 힘들기에 소문난 집 해물 탕을 사와 즉석에서 끓였다. 문어를 잘게 썰어 손녀, 손자에게 줬다. 입 다시며 예사 삼켰다. 사위 서빙으로 전복, 조개, 소라, 새우, 꽃게를 나눴다. 시원한 국물에 밥을 맛있게 먹었다. 케이크를 상 위에 올리고 소등 후에 촛불을 붙였다. <생일 축하합니다!> 합창하고 났더니 손녀, 손자가 촛불을 불어 버렸다. 신나게 박수치며 자기들 생일처럼 여겼다. 커팅도 같이, 케이크 먹는 배는 따로 있었다. 사위와 클럽 가서 운동하며 꺼쳤다.
다음 날, 정기 시찰회 예배에 참석하였다. 떡, 과일, 음료, 과자를 간식거리로 입구에 준비해 두셨다. 보인대로 먹을 수 없어 포도와 떠먹는 요플레만 들었다. 점심은 명태 코다리 찜으로 유명한 식당에서 먹었다. 우거지, 콩나물, 코다리를 김에 쌌다. 감칠맛에 밥은 손대지 않아도 배가 불렀다. 남은 양은 아내가 별도 포장하여 참석치 못한 사모님 위해 드렸다. 저녁에 과일 사들고 어머니 집에 갔더니 밥을 차려 주셨다. 팔팔 끓인 곰국에 이웃이 담아 온 김치 맛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식후에 송 집사님 전화를 받았다. 내일 아침 추수 감사절 화분을 미리 사러 가잔다. 식사할 겨를 없이 송 권사님 모시고 <서광주 난> 집으로 갔다. 꽃구경하며 선택한 일이 어려웠다. 화분에 심음도 시간이 걸렸다. 일어서는데 집사님께서 <맛있는 거 먹으로 가자> 했다. 양탕 추천에 더 좋은 음식을 바라셨다. 결국 담양 용전 한우 식당으로 모셨다. 이른 시간인데 한 분이 식사 중이었다. 생고기 한 접시를 시켰다. 먼저 서비스로 간과 천엽이 나왔다. 권사님께서 드시더니 <싱싱하다> 권했지만 젓가락대지 못했다. 찰진 생고기를 기름장에 찍어 상추 싸는데 맛이 새로웠다. 시장기가 단번에 가셨다. 추가로 비빔밥 시켰지만 절반만 먹었다. 아침에 나올 때 <아들이 대접하라고 카드를 주셨다>는 말에 감사드렸다. 대인 시장에서 권사님 내릴 때 집사님도 나섰다. 어려움 당한 남동생 밥값을 손에 쥐어 주셨다. 그를 위해 기도할 때 자꾸 눈물 난단다.
두암동 할머니가 주일에 많이 아프셨다는 소식 듣고 찾아 갔다. 병원에서 영양제 맞고 오는 길, 이웃집에 들려 쉬고 계셨다. 내 전화에 놀라며 반가워서 한 달음에 오셨다. 양양 죽을 드렸더니 <괜찮아 졌어요. 뭘라고 사 오셨어요.> 하시며 냉장고에서 조카가 보낸 알밤을 내 주셨다. 수요 예배 차량 운행 나가면 처음 타신 집사님께서 샌드위치와 햄버거를 준비해 오신다. 저녁 식사대용으로 잘 먹는다. 위에 부담 없어 좋다. 요양병원 예배! 지하 강당에서 마치면 부탁 받은 환자 기도위해 병실을 찾는다. 네 분 할머니에게 손 얹고 기도해 드린다. 정말 사모하는 심령이고 갈급한 상태임을 느낀다. 한 분은 베지밀을 챙겨 놓고 기다리며 보자마자 두 손 들어 할렐루야! 외치신다. 짧지만 귀한 만남이다. 예배 인도한 집사님은 1층에서 기다리며 2백 원짜리 커피 뽑아 한분씩 섬겼더니 <다들 반응이 좋다> 하셨다. 먼저 인사 받고 말을 건넨단다. 가는 길, 비가 내려 길이 막혔다. 조금 늦게 집사님 집에 세웠더니 잠간 기다리란다. 떡을 렌지에 돌리고, 단감 다섯 개를 과도와 같이 주셨다. 뒤에서 박 집사님이 깎아 주신 감! 다복다복 받았다. 맛이 달았다. 또 일본 동생 편에 마 집사님이 땅콩, 호두, 견과류를 보내 카톡 드렸다. <집사님, 보낸 선물 한보따리 잘 받았습니다. 넘 감사합니다. 챙겨주신 집사님 생각하고 기도하며 잘 먹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얼마 안 되지만 마음만 받아 주세요.> 성도들과 지인들의 섬김 받을 수록 이래도 되는가? 자문자답한다. 하지만 <절대로 배나지 않게 하리라!>
2018. 11. 10 서당골생명샘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목사 010 8579 0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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