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행복 나눔
주일 예배 마치고 나 집사님이 교회 식당과 사택 부엌의 개수대 물세는 곳을 잡았다. 단단히 조여 물기로 미끄러질 위험을 없앴다. 이제 고무패킹이 수축되면 교체해야 된단다. 전등 교환과 플러그 수리도 전기 전문가답게 완벽하게 고쳤다. 컴퓨터도 잘 다루지만 피아노 배워서 예배 반주하고 싶은 뜻을 밝혔다. 기도하며 선교에 협력하는 모습도 보였다. 4개월 동안 교회에 적응하며 남전도회 활동으로 겸손함을 드러냈다. 성품이 온화한 스타일이라 누구나 쉽게 대하기 편했다. 매일 <오늘의 말씀과 기도 그리고 시 한 편 선물>을 받고 점심시간 한가하게 읽으며 <아멘! 감사합니다> 반응을 보냈다. 명절 끝날 심방 계획을 세워 두었다.
임우남 권사님이 새해 첫 주일부터 나오셨다. 화순으로 대중교통 이용하여 다닐만한 체력이 안 되었다. 신 권사님 인도로 오셔서 오후 예배까지 드리고 함께 가셨다. 덩달아 이웃사촌 김영임 성도님도 모시고 나오셨다. 설 지나고 요양병원 예배도 참석할 뜻을 밝혀 감사할 일이다. 지난주일 새로운 부부가 예배시간 은혜받고 가셨다. 한 자리만 채워도 힘이 되는 건 사실이다. 수요일 저녁 지나가던 분이 새벽 예배 시간을 물었다. 새벽 5시라 말씀드렸더니 다음 날 오셔서 은혜받았다. 파프리카와 유과 선물 주셔서 그 마음을 나눴다. 하나님이 보낸 천사였다. 이종태 집사님도 찾아오셨다. 따뜻하게 영접하고 유자차를 드렸다. 요즘 근황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하셨다. 죽을 때 편히 가려면 비워야 함을 소리 높였다. 막내아들 위한 마음 씀이 크셨고 소외된 자 구제도 기쁨으로 섬겼다. 금일봉을 주셨다. 너무 깔끔한 양반이라 식사 초대에 응하지 않아 늘 빚진 자의 심정이다. 명절은 서울 가서 쇠실 것 같았다.
주일 오후 예배 마치자 날이 풀렸다. 옷을 조금 가볍게 입고 전대 운동장까지 2킬로를 뛰어갔다. 준비 운동하고 달렸다. 발에 속도가 붙었다. 마음 놓고 편하게 트랙을 25바퀴 돌았다. 가민 시계 스톱을 눌렀다. 신기록! 글자가 떴다. 10킬로 43분 43초! 신기해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죽기 살기로 숨 가쁘게 뛰지 않았다. 그래도 지난가을보다 1분 45초 단축시켰다. 자신감이 붙었다. 혈액 순환도 잘되고 피부에 탄력이 생겼다. 틈틈이 하던 근력 운동의 결과였다. 믿음의 근력, 말씀의 근력, 삶의 분별력 위해 웨스터민스터 신앙고백서 강해를 성경과 읽어 나갔다. 장로교 신앙의 뿌리를 찾고 개혁신학 수호하기 위해 주목하게 되었다.
아침으로 달릴 때 그냥 뛰지 않는다. 새벽에 설교한 말씀을 한 번 더 되새긴다. 기도하며 합리적이지 못한 일들 돌이키며 지혜를 구한다. 기억나는 사람을 품으며 모두가 자유하고 평안하길 바란다. 깊게 사유하며 통찰력을 기른다. 매일 버리고 정리하는 단정한 삶을 구하며 정중하고 신중한 매너자의 자세로 달린다. 건강 챙기고 사색 즐기는 일거양득이다.
이튼 날, 밥 먹으러 오라는 어머니 전화였다. 때 지난 동지죽 한 그릇에 깍두기와 숙주나물이 전부였다. 봉투 열네 개에 세뱃돈 넣어 두시고 이름을 쓰란다. 두 아들 가정 식구들 이름을 써 드렸다. 얼마 담았을까? 모를 일이다. 누군가의 봉투는 두툼하게 보였다. 커피 한잔 마시고 나서는데 청국장 끓여 식힌 뚝배기를 싸 주셨다. 진한 사랑 눈물겨웠다.
정 권사님이 교회 청소하러 오셨다. 주일 준비 조급하여 돕지 못하였다. 그런데 구석구석 빛이 날 정도로 걸레질을 하시고 정리 정돈을 하셨다. 박 권사님은 매주 요양병원 예배 섬김 이로 나셔서 수고하심이 컸다. 송 권사님은 병원 진료 후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며 점심 사셨다. 강 권사님은 맛난 찰밥과 홍어 무침을 가지고 오셔서 배불리 먹었다. 신 권사님은 간식거리 누룽지 만들다 예배 시간도 잊고 계셨다. 오 권사님은 하나님께 헌금드리고 싶은 믿음이 강해 걱정할 정도였다. 구역 예배 인도자 신 권사님은 은혜받은 말씀을 더불어 잘 전하셨다. 말씀의 고수 정 권사님은 검은 봉지에 간식을 자주 챙겨 다 주셨다. 반겨 주신 이런 귀한 분들이 계신 자체만으로 큰 힘이 된다. 그 배려하신 맘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또 요양병원 할머니가 명절마다 넥타이 선물을 하셨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서 시계 보고 기다리며 기도받길 원하신 할머니도 계셨다. 뇌경색으로 손 불편한 할머니들 보면 쥘 수 있음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요, 글 쓰고 숟가락 들고 밥 먹고 두 다리로 뛰며 소소한 행복 챙기는 삶과 하나님 말씀을 좋은 음식 먹고 맛보며 소화시키듯 대하여 더 윤택하게 만듦은 이런 좋은 인간관계에서 나왔다. 행복은 이웃에 대한 애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이룬 조화였다. 나누기 위해 세뱃돈을 챙겨 두었다. 죽을 때 일만 원만 남기고 가더라도 인색하지 않으련다. 그래 성도들 가정에 선물상자 돌렸으나 과일을 그다지 싫어한 경균에게 참치 선물 세트를 전달하고 오는 길에 동네 맛 집에서 아내와 같이 추어탕을 먹었다. 저녁 밥 해결하고 들어 온 아내의 얼굴도 밝았다.
2020. 1. 25 서당골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목사 010 8579 0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