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사화의 아름다움 ...
우리가 앓고 있는 병중에 상사병(相思病)이란 것이 있지요
이는 마음속으로 님을 지나치게 생각하는 병이지요
그러니까 남녀간에 사랑이 사무쳐 몹시 그리워한 나머지 생긴 병이라 할수 있어요
그런데 꽃에도 상사병이 걸린 꽃이 있지요
이른바 그 이름도 애틋한 상사화(相思花)이지요
옛날에 금슬좋은 부부가 있었어요
이틀이 멀세라 사랑의 씨앗를 뿌렸건만 아기가 없었지요
천신만고 끝에 늦둥이가 태어났는데
옥동자면 좋으련만 천사같은 딸을 낳았어요
아들이면 어떻고 딸이면 어떠랴
삼신 할머니가 점지해 주신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었지요
금슬좋은 부부는 애지중지 딸래미를 길렀어요
그러던 어느날 남편이 몹쓸병에 걸려 죽고 말았지요
애지중지 기른 딸내미는 어느덧 17살의 곱디고운 천사같은 처자(處子)가 되었고
효녀 심청이처럼 효심이 지극했어요
효심이 지극한 어여뿐 처자(處子)는 아버지가 죽자
인근절에 가서 아버지의 극락왕생(極樂往生)을 빌며 백일동안 탑돌이를 했어요
하얀 소복을 입은 처자의 모습은 눈부시게 청아하였고 미치도록 아름다웠지요
보면 볼수록 고혹적인 모습에 멀리서 바라보던 수발승은 그만 넋을 잃고 말았어요
그러면서 매일같이 탑돌이 하는 모습을 몰래 숨어 바라봤지요
그러다 보니 수발승의 마음은 온통 처자에게로 향하고 말았어요
어느덧 100일간의 탑돌이는 끝이나고 더이상 어여뿐 처자를 볼수 없게 되었지요
그런데 그날부터 큰스님 수발승은 몸져 눕고 말았어요
온 몸에 신열이나고 사지엔 힘이 없었지요
식음을 전폐하고 몇날 몇일을 앓던 수발승은 결국 죽고 말았어요
입적하지 않은 수발승이라 사문밖에 묻었지요
그 자리에 어여뿐 꽃이 피어 났는데 이 꽃이 바로 상사화(相思花)라 하지요
일설에는 반대로 아름다운 처자가 수도승에게 매료되어 상사병으로 죽어
상사화가 피어 났다는 전설도 있지요
이처럼 상사화에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전설로 많이 남아 있어요
상사화는 수선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화초인데
봄에 난초처럼 잎이 피어나 연한 녹색으로 나풀거리며 30cm 가까이 자라지요
그렇게 잘 자라다가 여름이 무르익을 무렵 잎은 시름시름 말라죽어요
장마가 끝나고 사람들 관심도 사라질 때, 어느순간 꽃줄기가 덜렁 올라와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요
꽃대 끝에는 소담한 꽃망울을 안고 있는데
꽃망울이 벌어지는 것도 며칠 걸리지 않아요
잎이 자랄땐 꽃이 없고, 꽃이 필땐 잎이 사라진 상사화.
잎은 꽃을 생각하고, 꽃은 잎을 그리워하며 잎과 꽃은 서로 상사병이 걸리지요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상사화(相思花)라 하지요
상사화란 '화엽불상견 상사화 (花葉不相見 相思花)'에서 나온 말로
'꽃과 잎은 서로 만나지 못하지만 서로 끝없이 생각한다'는 뜻이지요
상사화의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인데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는 슬픔을 꽃말에 담아놓았어요
상사화에는 다양한 품종이 있으나
우리나라 산야에서 만날수 있는 상사화는 자생종과 도입종을 포함해 모두 7여종 정도라 하지요
그중 백양꽃은 1930년 일본 식물학자 다케노신 나카이가 장성 백양사 근처에서 처음 발견하여
신종으로 기록하였으며 우리말 이름은 1957년에 첫 발견지를 넣어 붙여졌지요
이후 경주, 거제도, 남해도를 비롯한 경상남도 지역과 전라남도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어요
한때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일본에 자라는 종의 변종으로 새 학명이 붙여졌고 일본 큐슈에도 드물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요
꽃무릇이라 부르기도 하는 '석산(石蒜)'은 고창 선운산, 정읍 내장산 등지에
큰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는 여러해살이 풀이지요
대규모로 식재한 선운산과 불갑산에서는 지자체가 꽃무릇축제나 상사화축제를 열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도 하지요
불교와 함께 중국에서 한국으로 도입되었다는 설이 있으나 분명하지 않고
현재 한반도 남부에 크게 번성하고 있으므로 중국, 네팔과 함께 우리나라를 자생지로 보는 견해가 많아요
백양꽃과 석산은 우리말 이름에 ‘상사화’가 붙지 않았지만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식물로서 모두 상사화속(相思花屬)에 속하지요
우리나라에는 이들 2종 외에 상사화, 진노랑상사화, 붉노랑상사화, 제주상사화, 위도상사화 등
5종류의 상사화속 식물이 자라고 있어요
세계적으로 볼때 상사화속 식물은 20여종이 있는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동남아시아와 동북아시아에 걸쳐 자라지만 특히 우리나라, 일본, 중국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지요
중국에는 15종류가 자라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종류가 중국 특산이지요
위도상사화는 부안 위도가 자생지이며
제주상사화는 제주도에만 자라고
붉노랑상사화는 전라남북도, 충청남도 난지도, 인천 강화도에만 자라고 있지요
진노랑상사화도 자생지가 몇 곳에 불과한데
불갑산, 선운산, 내장산, 백암산이 고작이고
문헌상으로는 담양 추월산에도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모두 오래된 사찰이 있는 산에 자라고 있는 점이 특이하지요
또 상사화(相思花)를 샤프란 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석산은 중국에서 '돌마늘'이라 부르기도 하고
일본에서는 석산(꽃무릇)를 피안화(彼岸花)라 부르기도 하지요
상사화(相思花)의 비늘줄기는 춘궁기에 전분을 내어 구황식물로 이용하고
꽃을 말려 물감으로 만들어 탱화를 그리지요
상사화의 비늘줄기에서 즙을 내어 탱화(幀畵)에 바르면 좀이 슬지 않고 색이 바래지 않아
절 주변에 상사화를 많이 심었다고 하지요
또 옛부터 절 주변에는 수국(水菊)이나 불두화(佛頭花)처럼 꽃은 피우나 향기나 꿀이 없어
벌과 나비들이 찾아오지 않는 식물들을 많이 심었다고 하는데
이는 속세를 떠나 득도하는 스님들이 아름다운 꽃에 벌과 나비들이 찾아오는 모습을 보고
번뇌가 생겨 정신수양에 방해가 될까봐 일부러 그렇게 하였다고 하지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스님들이 속세를 그리워하는 번뇌의 마음을
상사화처럼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며 대리만족하고
정신수양에 매진하려는 스님들의 슬기로운 지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 언제나 변함없는 일송처사 *-
▲ 상사화의 서로 다른 품종.
▲ 상사화 새싹.
▲ 상사화 꽃.
상사화의 기본종으로 분홍색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요
인가 주변에 많이 심겨 있어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만날수 있는 종이지요
▲ 진노랑상사화 꽃.
▲ 진노랑상사화 자생지.
8월초쯤 주황색으로 꽃이 피는데 꽃잎이 라면 가락처럼 물결 모양인게 특징이지요
진노랑상사화는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특산종으로 충청도와 전라도 숲 계곡 주변에 살고 있어요
▲ 위도상사화 미색.
▲ 위도상사화 흰색.
위도상사화도 한국특산종으로 전북 변산 앞바다 작은 섬 위도에서 처음 발견되어
‘위도상사화’라 부르지요
▲ 백양꽃.
▲ 백양꽃 자생지.
백양꽃도 한국에만 자생하는 특산종으로 전남 백양사 절 주변 계곡에서 처음 발견되어
‘백양꽃’이라 부르지요
꽃은 8월 말부터 주황색으로 피는데 가끔 흰색으로 피는 품종도 있어요
▲ 붉노랑상사화 꽃.
▲ 붉노랑상사화 군락.
흔히 사람들이 ‘개상사화’ 부르는 종이지요
꽃은 8월말부터 노란색으로 피지만 개화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수술이 붉게 변해 ‘붉노랑상사화’라 부르지요
붉노랑상사화는 전국적으로 분포하여 야산이나 들, 인가 주변, 절 주변 등
여기저기서 어렵지 않게 만날수 있는 상사화이지요
▲ 붉노랑상사화의 다양한 품종들.
대부분의 상사화들은 꽃 색이 고유색으로 고정되어 있지만
붉노랑상사화는 흰색, 노란색, 붉은색 등 여러가지 꽃 색깔이 있어요
▲ 제주상사화 1.
▲ 제주상사화 2.
제주도에서만 자생하는 상사화이지요
8월 말부터 9월까지 노란색과 주황색 중간쯤 되는 색으로 꽃을 피우지요
▲ 석산.
▲ 석산 군락.
사람들이 흔히 ‘꽃무릇’이라 부르는 상사화이지요
원산지가 어느 지역인지 불분명하지만 국내에서는 전라도 고창사, 불갑사, 선운사, 용천사 등
절 주변에 군락으로 식재되어 있어 해마다 추석 무렵이 되면 꽃무릇 축제를 하지요
▲ 석산 새싹.
대부분의 상사화들은 이른 봄에 싹이 나와 늦여름부터 꽃을 피우지만
석산은 유일하게 가을에 꽃이 지면 새싹이 나서 상록으로 겨울을 나고 이듬해 초여름에 삭아 없어지지요
또한 상사화 중에 잎이 가장 가늘고 비늘줄기가 가장 작아요
▲ 상사화 비늘줄기(인경).
상사화는 땅속에 있는 비늘줄기가 비대해지면 꽃눈이 생겨 꽃을 피우고
비늘줄기가 최대치로 커지게 되면 더는 꽃을 피우지 않고
비늘줄기의 일부가 새로운 개체로 분화해 번식하는 특징이 있어요
▲ 종자로 증식된 상사화.
국내에 자생하는 상사화는 대부분 열매를 맺지 않지만 백양꽃, 진노랑상사화 2종은
열매를 맺고 종자로도 번식이 가능하지요
▲ 아름다운 상사화 군락.
첫댓글 상사화 종류도다양하네여 이쁜꽃 잘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요 고마워요
상사화는 우리에게 애틋함을 주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