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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유튜브에 한 영상이 올라왔다. 스트레칭 강의를 찍은 이 콘텐츠는 지난 10년간 누적 조회수 2000만을 달성했다.
본인이 올린 콘텐츠가 아니었다. 다른 사람이 허락 없이 몰래 업로드한 영상이었다.
본의 아니게 유명세를 얻고 유튜브 스타로 떠오른 그녀는 작년 9월 자신의 계정을 열고 ‘진짜 유튜버’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스트레칭 강사 강하나(35)씨.
2008년 카페 회원에게 판매한 스트레칭 강의 영상이 유튜브 상에 퍼졌다.
많은 사람이 영상을 보면서 인기를 얻었지만 그 동안 벌어들인 수입은 ‘0원’.
이제 막 유튜브에 ‘입문’한 그에게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어봤다.
강하나 강사.
-지난 10년 동안 어떻게 지냈나.
"두 아이를 키웠다. 작년 5월 ‘강하나의 다이어트 스트레칭’이라는 책을 냈다.
학창 시절 내 강의를 보고 운동하다가 방송국 PD나 작가로 일하고 있는 분들이 출간 소식을 듣고 방송에 불러줬다.
그 동안 기다려줬던 팬 분들을 위해 스트레칭 영상을 다시 찍기 시작했다.”
-스트레칭 강의는 어떻게 시작했나.
“한양대학교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했다. 현대무용이란 전통적인 발레와 달리 자유롭고 개성 있는 표현을 강조하는 무용이다.
졸업 후 요가·필라테스 강사로 일했다. 2008년 포털 다음의 한 다이어트 카페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카페 회원들에게 한시적으로 판매할 목적으로 강의 영상을 DVD로 제작했다.
‘강하나의 원데이 스트레칭’이라는 작품이었다.
모닝·다이어트·하체·오피스·마무리 스트레칭 다섯 개 시리즈가 있었다.
DVD를 구입한 분들 중 한 명이 영상 일부를 허락 없이 유튜브에 올렸다. 이게 퍼져서 본의 아니게 유명해졌다.”
본인 제공
-원래 꿈은 뭐였나.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했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체조 선수가 꿈이었다.
지방에 살아서 체조학원이 없었다. 대신 에어로빅이나 재즈댄스를 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예고 입시를 준비하면서 무용을 시작했다. 대구 경북예고에 진학해 현대무용을 배웠다.
대학생 때는 뮤지컬 배우를 꿈꿨다. 그런데 무용 연습 중 부상을 자주 입었다. 부상 때문에 더 이상 춤 추기가 어려웠다.
그때 몸을 관리하려고 요가와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2006년 강사 자격증을 따고 요가와 필라테스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에게 올바른 운동법을 알려주는 게 재미있었다. 그래서 계속 강사로 일하기로 마음 먹었다.”
-주로 어떤 스트레칭을 가르치나.
“초창기 때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하는 스트레칭’, ‘자기 전에 하는 스트레칭’ 등 상황별 스트레칭을 가르쳤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사무직 종사자를 위해 의자에서 할 수 있는 ‘오피스 스트레칭’도 개발했다.
대중한테는 하체 스트레칭 강사로 알려졌다. 하체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상황별 스트레칭을 가르친다.
무용 경험을 살려 운동할 때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올바른 운동법도 알려준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춤을 좋아했다는 그는 체조선수를 꿈꾼 적도 있다.
-스트레칭 소재는 어떻게 개발하나.
“무용·요가·필라테스 세 가지 운동을 접목해 스트레칭 동작을 만든다. 집에서 혼자 스트레칭 동작을 구상해본다.
무용을 배웠을 때 직접 안무를 개발해 작품을 만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새로운 동작을 만드는 걸 좋아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잠시 안무가를 꿈꾸기도 했다.
스트레칭 효과가 있는 동작을 만들기 위해 강의를 시작할 때부터 해부학 책을 읽었다.
간고등어 코치·숀리 등 헬스 트레이너들이 쓴 책도 읽었다.”
-불법 영상은 어떻게 처리했나.
“작년 9월8일 유튜브 계정을 만들고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유튜브는 내가 올린 콘텐츠보다 조회수 높은 불법 영상을 먼저 보여줬다.
유튜브 측에 신고하거나 불법 영상에 삭체 요청 댓글을 남겨서 지웠다.
그중 조회수가 가장 높은 두 영상은 유튜브 측에서 삭제를 안 해줬다. 신고 접수 과정이나 결과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10일 만에 수익창출 조건을 달성했다.
수익창출은 유튜브 측이 크리에이터가 올린 콘텐츠에 광고를 넣을 수 있도록 승인해주는 절차다.
콘텐츠 누적 시청시간 4000시간·구독자 수 1000명을 넘겨야 수익창출을 신청할 수 있다.
영상에 광고를 넣으면 조회수에 비례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10월 중순 수익창출을 신청했지만 10월 말 유튜브 측이 승인을 거부했다.
7년 전 다른 크리에이터가 올린 같은 영상이 이미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졸지에 불법 업로더 취급을 받았다. 영상을 올린 당사자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똑같은 옷을 입고 새로 영상을 찍었다. 그리고 다시 수익창출을 신청했다.
그런데도 유튜브 측은 승인 요청을 거부했다. 새로 영상을 찍었지만 다른 사람이 올린 영상을 그대로 따라했다고 설명했다.
3개월 만에 내 영상에 대한 저작권을 되찾았다. 유튜브 본사에 신고하고 경찰의 도움을 구한 끝에 얻어야 했다.
유튜브에 올라간 불법 영상은 모두 지웠지만 아직도 다른 포털에는 불법 영상이 많다.”
본인 제공
-유튜브에서만 활동하나.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스트레칭 강사로도 일한다.
롯데백화점 본점·AK플라자 백화점 분당점·현대백화점 신촌점 등 5개 백화점에서 수업하고 있다. 3월부터는 11~12곳으로 늘어난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판교점·디큐브시티점 등에서도 강의한다. 수업이 끝나고 따로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다.
선생님 덕분에 다리가 예뻐졌다면서 고마워한다. 그런 후기를 들을 때 뿌듯하다.”
-수입이 궁금하다.
“아직 유튜브 수입은 없다. 한 달에 한 번만 수익신청을 할 수 있다. 다시 수익신청을 하고 승인을 받으려면 적어도 두 달은 걸린다.
지금은 문화센터 수업으로 돈을 벌고 있다. 수업료를 백화점과 6대4나 5대5로 나눈다. 수업료는 지점마다 다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일주일에 한 번씩 3개월 수업에 14만원이다. 적은 곳은 12만원 정도다.
월 수입으로 따지면 문화센터 출강으로 한 달에 150만~250만원 정도를 번다.”
-앞으로 계획은.
“많은 사람이 운동을 힘들기만 한 것으로 여긴다. 사실 운동은 어렵지 않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운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어린이를 위한 키 성장 스트레칭·장년층을 위한 관절 보호 스트레칭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전 국민이 즐겁게 운동하면서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글 jobsN 송영조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첫댓글 와우 그 유명한 영상이 불법영상 이었구나..어쩐지 작년 부터 새로운 영상이 올라오더라구요..
나중에볼영상으로 오래전에추가해놨는데 불법업로더채널이었구나..
유명하신 분 ㅠㅠㅠ 유투브 구독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