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는 신해혁명으로 1912년 선통제 푸이(부의)가 황제자리에서 퇴위하면서 멸망하고 공화국(중화민국)이 들어섰지만
푸이는 여전히 군주 대우를 받는 걸 허락 받아 옛 청황실은 자금성 안에서만은 유지되고 있었음
즉위할 땐 이렇게 아기였던 푸이도
청나라 망하고 나서도 자금성 안에선 여전히 황제라 불리며 이만큼 컸고
푸이와 동생인 푸제(부걸)과 푸런(부임), 그리고 영국인 개인교사 레지널드 존스턴
자전차를 즐기는 황제
황후 완롱(완용)과 카메라를 가지고 노는 푸이
그러던 1924년 11월 5일 오전..
늦잠 자는 버릇이 있는 푸이는 태감(내시)가 부르는 소리에 일어났다.
태감은 쿠데타를 일으켜 일주일 전 베이징을 장악한 군벌인 펑위샹이
사람을 보내 청 황실 인원들은 3시간 내에 자금성을 전부 떠나라고 했다는 명령을 전했다.
기독교를 신봉해 크리스찬 제네럴이라고 불렸던 펑위샹
푸이는 그 말을 듣고 대경질색해 시간을 조금 더 달라고 협의하는 한편 황급히 짐을 싸기 시작했다.
푸이가 황급히 떠난 침상
펑위샹의 휘하 장수 루종린이 황궁으로 들어와 대포를 쏘겠다 소리치며 위협하자
결국 자금성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푸이는 차분한 반응이었지만
선황의 태비들은 자금성을 떠나느니 차라리 자결하겠다고 강력히 저항했고
옛 황실 인사들도 크게 분개했다.
하지만 총 앞에서 어쩔 수 없기에
결국 시종 몇사람과 물품 80여 상자를 동반하고
차에 나눠 타 자금성을 떠났다.
청 황실 대표의 안내를 받으며 자금성을 둘러보는 루종린
짐을 싸는 궁인들
푸이가 떠난 자금성에서 황제의 침전이었던 건청궁은 봉인되어 출입금지 됨
당시 자금성엔 내시 470여명에 궁녀는 100여명이 있었는데
푸이는 자금성을 떠나기 전 내시에게는 1인당 10원, 궁녀에게는 1인당 8원을 송별금으로 지급했는데
곡을 하며 우는 사람, 욕하는 사람 등으로 엉망진창이었다.
위 사진은 돈을 더 달라고 요구하는 내시들이 정부 앞에 모여 항의집회를 하는 장면이다.
궁에서 쫓겨나는 내시들.
펑위샹의 군대는 환관과 궁녀들에게 스스로 알아서 먹고 살라고 했다.
이들 대부분은 어렸을 때 입궁하여 아무런 생존능력이 없었다.
출궁 전 재물을 많이 모았거나 자금성을 떠나기 전 황실의 보물을 훔쳐 나간 내시들도 있었지만
서글픔에 베이징 강물에 몸을 던진 사람도 있었다고..
자금성 신무문을 나서는궁녀들이 짐 검사를 받는 모습. 펑위샹은 명을 내려 궁중의 물건은 하나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
황후 완롱이 떠난 방 탁자 위엔 비스킷 상자와 먹다 남은 반쪽짜리 사과가 놓여있었다.
완롱이 떠날 떄 침상엔 가져가지 못한 베게가 놓여있었다. 이를 보면 베게와 이부자리조차 챙기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황후 처소의 완롱이 쓰던 온돌 평상
짐을 들고 떠나는 궁인들
푸이가 베이징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건 무려 35년이 지난 1959년이 되어서였고 청나라를 멸망시킨 신해혁명의 첫번째 무장봉기를 일으킨 시옹빙쿤(웅병곤)과 자신을 자금성에서 쫓아낸 루종린을 만나 함께 사진을 남기기도 했어.
왼쪽부터 순서대로 루종린, 푸이, 시옹빙쿤. 저 세명은 서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아래는 푸이의 일대기를 그린 명화 마지막 황제의 엔딩장면. 평범한 시민이 되어 한 때 자기가 살던 자금성을 입장권을 끊고 들어오는 푸이
아래는 푸이의 일대기를 그린 명화 마지막 황제의 엔딩장면. 평범한 시민이 되어 한 때 자기가 살던 자금성을 입장권을 끊고 들어오는 푸이
첫댓글 우리 순종보다 안됐던것 같더라고. 여기는 자국민들한테도 경멸 당함. 이민족 황제라고. 맞는 말이긴 한데 푸이 쯤에 와선 만주어도 할줄 모르고 이미 한족화 됐는데.
순종도 바보 소리 듣긴 했어도.;;; 그래도 순종 사망일에 사람들이 나와서 울던거나...뭐 좋은거 만들면 순종한테 제일 처음 바친거나 이런것 보면 그래도 저기보단 나았음
푸이는 뭔가 그 자리에 앉을 운명은 아니었던 것 같음
와 글 진짜 흥미롭게 읽었어 정말 정성스러운 게시물이다 고마워!
헣.. 진짜 기분 묘하네
헐 자기집인데 그래도...슬프다ㅠㅠ
저 영화 잼써! 추천
와 사진이랑보니까 더 흥미롭다
이번에 과제로 봤는데 첨엔 아무것도 모르고 봐서 이게 뭔 영화지? 했는데 진짜 슬펐음..
헐 진짜 슬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