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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이 한국 단어 중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뭐냐는 질문에 각자의 경험을 하나씩 꺼냅니다. 일상생활에서 빈번히 쓰는 언어일수록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은 무뎌지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는 한국어를 처음 접한 사람처럼 우리말을 들여다봐도, 혹은 그런 사람들의 경험담에 귀 기울여 봐도 좋을 것 같네요.
<주제>
한국말 중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뭐야?
내 경우엔, 아마 ‘흐르다’일 거야. 발음과 글자의 모양이 그 의미와 정확히 일맥상통하거든.
<댓글번역>
Cyshix
적어도 내겐 ‘꽃’이라는 단어가 예쁘게 들리진 않지만, 글자 생김새는 예쁜데다 부케를 연상시켜서 좋았어.
ㄴMarla_Lou
나도 꽃 말하려고 했어! 모양이 정말 마음에 들어.
ㄴMuffin278
눈꽃, 불꽃도. 문자 그대로 번역하면 꽤 시적이야
ㄴAllahJesusBuddha
맨해튼 시내에 미슐랭 스타를 받은 한국식 바비큐집이 있는데, 이름은 똑같지만 표기는 cōte라고 해.
Tizzard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 는 정말 멋진 표현이야. 난 가끔 언제 한국에 처음 도착했냐는 질문에 대답할 때 써. 보통 그런 말을 들으면 잘 웃어주더라고.
ㄴxRaiden
그 말의 정확한 뜻을 알려줄래?
ㄴㄴlinuxhanja
내가 처음 2007년에 한국에 왔을 때도, 흰 한복을 입고 담배를 피는 호랑이와 “담배 판매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광고판은 어딜 가나 있었어. 2011년 난 직장 때문에 다시 돌아갔고, 대부분은 사라졌었지만 아예 없어진 건 아니었지… 세상에, 그게 나온 사진을 단 한 장도 찾을 수가 없네. 죄다 싹 사라진 거야. 한 장 사고 싶다 ㅋㅋ 완전 그리워!
ㄴㄴㄴlinuxhanja
아 그리고, 확실히 하기 위해서: 그 광고판은 예전부터 호랑이와 흡연 사이에 존재했던, 그리고 내가 다 이해하지 못한 문화적 관계로부터 비롯된 거야.
kt&g에서 나온 호랑이 담배 피는 짤 좀 찾아줄 사람? 그냥 아예 없어져 버렸네… 좀 이상하다.
ㄴㄴㄴㄴturningsteel
구글에 cigarette tiger korea라고 치면 민화는 좀 나오지만 요즘 일러스트는 없어. 영어로 치면 관광객이 찍은 사진이라도 나올 줄 알았는데 아니네.
ㄴㄴTizzard
영어로는 “once upon a time"이나 "in the days of yore"이 비슷한 표현일 듯.
몇몇 한국 전래동화나 민담에서는 그 표현, 아니면 더 흔하게는 옛날옛날에… 라는 말로 이야기가 시작되곤 해.
vuurtje
처음 물고기라는 단어를 봤을 때 웃겨서 자지러지는 줄 알았어.
ㄴwathurtbottle
‘눈물’도 날 웃겼지. 지금 생각해 보니 그닥 재밌는 말은 아니지만 어째 눈에서 나오는 물이라는 단어 구성이 웃겨서 낄낄대며 웃었어 와학ㅋㅋㅋㅋ
ㄴㄴsqrk_
‘목소리’도!
ㄴ_4Winds_
물고기가 생선 고기가 아니라 동물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게 항상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소고기, 돼지고기 등등과 다른 말이라는 거잖아.
ㄴㄴSmailien
맞아, 나도 그게 불편했어ㅋㅋㅋ
ㄴㄴfakebluepants
거의 사람을 고깃덩이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한 거네. 물고기가 자기네들이 어떻게 불리는지 알았다면, 인간들이 꽤 무례하다고 생각했을 거야.
ㄴsqrk_
눈치채지 못했는데, 그러고 보니까 물+고기를 뜻할 수도 있겠네 ㅎㅎ
ㄴgingerteasky
난 한국인인데도 한국 단어들을 문자 그대로 풀어 썼을 때 얼마나 이상한 게 많은지 눈치채지 못했어. 물고기도 방금 알았고.
ㄴJohrDinh
내가 저 단어와 사랑에 빠진 건 나연이 20번도 더 넘게 소리지르는 영상 때문이야. 심지어 그 말을 외칠 때도 물고기 같이 행동하고 있어ㅋㅋㅋ
https://www.youtube.com/watch?v=d1X11VmgyL0&feature=youtu.be&t=56
(트와이스의 나연 씨가 고요 속의 외침 게임을 하면서 붕어빵을 물고기 빵! 물고기 빵! 이라고 설명하는 영상입니다)
xijalu
민들레, 옥수수(이 말은 너무 귀여워!!), 그리고 당근. 당근은 뿌리채소를 일컫는 말인 동시에 “당연하지”로도 쓰일 수 있어서 XD
그리고 뻔한 대답이지만, 하늘. 말도 예쁘고, 하늘 자체도 마법 같은 존재니까 <3
ㄴsara2015jackson
맞아! 나도 옥수수가 가장 좋아하는 말 중 하나야!!
ㄴAntonioVonMatterhorn
나도 하늘을 그 뜻도 모르면서 좋아한 적 있어. 소리가 너무 예쁜 것 있지!
ㄴ_4Winds_
‘당근’이 ‘당연’과 발음이 비슷해서 구어체에선 ‘당연하지’의 의미도 얻었다고 들었어. 저 세 단어가 귀엽다는 데엔 나도 동의해!
ㄴㄴTizzard
맞아 – 좀 사장된 유행어긴 한데, 당연하지 -> 당근이지 -> 말밥이지(말밥은 말이 먹는 먹이인데, 물론 당근을 말하는 거지)로 변화됐어.
narwhals-dont-sing
‘토요일’의 발음은 만화영화 효과음 같더라고. 보잉~ 같은. 들을 때마다 깔깔대게 돼.
sqrk_
처음 ‘따뜻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와, 정말 아늑한 느낌을 주는 단어라고 생각했어. 그 후 뜻을 찾아봤지.
매일매일 단어와 사랑에 빠지고 있어.
ㄴMuffin278
나도 그래! 비록 제대로 발음은 못 하겠지만, 쌍디귿 소리는 어떻든 좋아
ㄴㄴsqrk_
모국어가 뭐야?
ㄴㄴㄴMuffin278
덴마크어와 영어.
pepperandsalty
빵. 왜인진 모르겠지만, 처음 듣고 그때부터 죽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 됐어.
ㄴAntonioVonMatterhorn
내 모국어와 거의 비슷하게 들려서 좋아해. ("pan")
ㄴㄴalt-bird
스페인어야? 나도 학교에서 몇 년 배워서 바로 그 생각 했어. 슬프게도 고등학교 졸업 후 언어 수업을 듣지 않아서 거의 다 까먹었지만, 뭔가 우연처럼 보이는 단어들을 보면 기분이 좋네.
그것만큼 비슷하진 않지만 나도 ‘숟가락’이라는 말을 듣고 ‘쿠차라’(숟가락을 뜻하는 스페인어)인줄 착각한 적도 있지.
ㄴㄴㄴAntonioVonMatterhorn
맞아, 스페인어야! 전혀 다른 두 언어에서 서로를 이어주는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 같아.
세상에! 방금 전까지도 숟가락을 의미하는 한국어가 뭔지 몰랐었어. 그것 때문에라도 기억이 나겠네, ㅎㅎ
ㄴㄴㄴㄴDeagold
전혀 우연이 아니야. 빵은 포르투갈어로 pão인데, 그 말이 일본으로 건너가서는 パン(pan)이 됐고, 거기서부터 한국에 퍼지게 됐지.
ㄴㄴㄴㄴㄴalt-bird
와, 그거 정말 멋지네. 단어 하나가 그렇게 멀리 갈지 전혀 예상 못했어.
ㄴㄴbdben
포르투갈어에서 빌려온 말이니, 스페인어와도 유사하게 들리는 건 당연할 것 같아. 나는 불어를 해서 ‘pain’(빵)과 비슷하게 들려. 피망(piment)도 마찬가지고, 그것 외에 내가 또 잊어버린 것도 많겠지.
ㄴsabaping
나도 그 말 하려고 했는데ㅋㅋㅋ 맞아, 너무 귀여운 단어야.
ㄴalt-bird
오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한국말 세 개 중 하나네, 다행이다ㅋㅋㅋ
pleasetouchmyanus
움직이다
ㄴsirpickles9
이거 재밌었지, 이 단어 외울 때 ‘get jiggy with it’(몸을 흔들어)라는 표현과 연결지어서 외웠거든. 물론 완전 똑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greengerritt
보글보글
geomeunbyul•
나는 골뱅이나 올빼미 같은 한국식 동물 이름이 마음에 들었어.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그래도 꽃이 아닐까 해. 글자 생김새가 마음에 들거든.
HyunSeok_
‘이따가’의 발음을 정말 좋아해.
dungeonyak
난 부사 ‘막’을 즐겨 써. 그 소리보다는 뜻이 마음에 들어서. 영어로는 설명하기 힘든 뉘앙스가 담겨 있지만, 용례를 몇 번 접하면 쉽게 이해되지.
Phocion-
“Mosquito”는 그렇게 작은 곤충을 부르는 말치곤 너무 길어. 난 호주에 살지 않으니까 어쨌건 “Mossie”라는 단어는 아예 논외고. “Skeeter”이라는 말도 거칠어서 좋아하지 않아.
그래서 ‘모기’가 마음에 들어. 짧고, 귀엽고, 입 밖으로 꺼내는 데 힘들지 않거든.
“야! 모기 죽을래?”
ㄴMuffin278
5달을 한국에서 보냈는데 그 중 1달은 모기와의 전쟁으로 정말 고생했어. 그 이후 영어로 말할 때도 ‘모기’로 그 곤충을 칭하곤 했지. “Mosquito”라는 말과 그닥 거리가 있어 보이지도 않고, 그냥 발음 자체가 더 나아.
sci-me
혹시
ㄴskrjia
맞아맞아, 극공감! 소리 내서 말할 때 너무 재밌는 단어야
paper-frog
나는 ‘호랑이’를 정말 좋아해. 그냥 발음하기가 재미있어서. 비슷한 이유로 ‘별로’도 좋아하고.
ㄴKiwiTheKitty
ㅎㅎ 나는 ‘고양이’가 마음에 들어서, 호랑이라는 단어를 처음 배웠을 때 정말 기뻤었지.
kmchii
소가 열리는 나무가 머릿속에 그려져서 ‘소나무’가 마음에 들어.
watermelonalope
나도! 처음 이 단어의 뜻을 알았을 때 왜 철자가 이렇게 되는지 몰라 당혹스러웠지. 지금은 익숙해졌지만.
juanmiguelorap
‘꽃’의 철자도 예쁘지. 그렇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사과’야. 발음만 들었을 때 과즙이 터지는 듯한 느낌과, 내게만 국한된 얘기일진 몰라도 물의 이미지가 떠올랐어. 그게 특정 과일을 의미한다는 걸 알고선 꽤 놀랐지. 참 멋진 이름이야!
ㄴPetuniaPetunia
나는 그 단어가 두 가지 의미, 그러니까 “apple" 과 "apology”를 둘 다 갖고 있는 게 마음에 들어. 후자는 영어로 적당히 "apple-ogy"로도 나타낼 수 있을 테니까!
ㄴㄴjuanmiguelorap
사과(하다)는 중국으로부터 온 말이고, 사과는 한국 고유어라는 점(확실하진 않아, 확인해 봐!)이 마음에 들어. 그러니 그건 완전 우연인 거겠지!
ㄴㄴㄴ_4Winds_
사실 둘 다 한자어야. 전자는 謝過, 후자는 沙果
ㄴㄴㄴPetuniaPetunia
그건 몰랐네! 더 흥미로운걸!
ㄴㄴoriginalbadgyal
나도 그렇게 외웠어 ㅎㅎ
mrmalachite9
회화, 관광.
ㄴ_4Winds_
중국인으로서 그 말의 중국어 버전도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소리라는 사실이 맘에 들어. 아마 다른 발음에서 반모음 w로 전환되는 과정과 연관이 있겠지.
graup
‘역시’와 ‘뒹굴뒹굴’.
ㄴravnyx
‘뒹굴뒹굴’
내 여자 형제와 나는 이 단어를 영어 문장에서 써. 예를 들면 “지금 뭐하고 있어?” “침대에서 dwingling 중.”
PoorOldJack
‘귀요미’, 아니 너무 귀여운 단어야!
vxsapphire
우유라는 말은 참 귀여워.
그리고 키만 훌쩍 커버린, 마음만은 애로서 엉덩이는 되게 재밌는 단어 같아.
hajimaruyo
슥삭슥삭
helpmeicantpick
둥글둥글 말랑말랑 ㅎㅎ
DonHayada
퇴근, 일이 모두 끝나는 순간! 그 다음엔 출근만이 있지만…
2040009
아시다시피
ChuckChuckChuck_
친구! 가장 처음에 배운 단어 중 하나인데 말소리에서 재미가 넘치는 것 같아. 친구들과 같이 놀 때 느끼는 류의 재미 말이야.
silversilvertip
호랑나비
shimmy2468
‘뭐라고?’라고 즐겨 외치곤 해. 당황스럽거나 상황이 이해 안 될 때면 자동으로 목구멍에서 굴러 나오더라고. 그 발음에서 내 감정을 아주 정확히 대변하고 있구나 느껴질 때가 많아ㅋㅋㅋ
Shamwow_peacock
여기 아직도 ‘비행기’가 없다는 게 가슴아프구만!
Exaca
코피: 커피랑 발음이 매우 비슷해서 항상 웃게 돼. 아예 다른 뜻이지만 발음상 차이를 눈치채기가 쉽지 않더라고.
토끼라는 단어도 좋아해. 그냥 너무 귀여운 것 같아. 도치/고슴도치도 마찬가지야.
WarriorofCats
난 쌍지팡이를 좋아해 :) 뭔가 통통 튀어오르는 느낌이야. 그래서 목발을 짚고 걸어가는 움직임과 연결짓기 쉬워지고.
SpicyMussolini
욱신욱신하다
yelosas
내 경우에는 어마어마.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어.
gugalgirl
복숭아. 발음이 재밌어! 가장 좋아하는 뜻을 꼽자면, 아마 ‘참다’와 ‘눈치’일 거야.
in-na-ya
아마 ‘처음’이라는 말을 제일 좋아하는 것 같아.
두리번거리다, 움직이다, 동아리, 호랑이 등등의 단어도 좋아하고. 보통 모음 ‘ㅣ’로 끝나는 걸 좋아하는 듯.
OrangeMango18
아마 ‘바지’가 아닐까 싶은데.
tomorrowcomestoday18
한 치의 의심 없이 ‘잠깐만’이지! 발음이 너무 재밌어.
pro-life_panda
‘우유’의 발음이 항상 귀엽게 난다고 생각했어!
makarebi
풍뎅이, 콩, 도토리.
YoreDeadFreeman
‘구구절절’, 다만 그 뜻은 잊어버린 것 같네. 그냥 발음이 재밌어ㅎㅎ
‘빡빡이’도 마찬가지야.
Mobeule
압수수색
buildmoremass
‘농담이에요.’ 소리 내 말하기도 재미있는 문장이지.
BootacularCrimson
천재
SandCastleSam
콩글리쉬나 “여자들”, “사람들”이라는 말을 들으면 이유는 몰라도 웃음보를 터트리게 돼. “들”이라는 말을 들으면 재밌다고 느끼나 봐.
mxmnators
따뜻, 순수, 그리고 소중이라는 단어는 모두 귀엽고 아늑하게 느껴져. 부드럽고 여린 느낌을 주는 말들이야 많지만 저 셋이 특히 그런 것 같아. 그리고 ‘사랑해’보단 ‘좋아해’가 더 두근두근한 느낌이 들어서 마음에 들어. 아, 그리고 ‘설레’도! 그 단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너무 좋아. 말투, 마음, 모습, 눈치 등 영어에 명확하게 대응되는 단어가 없으면서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말들도 내 영어 어휘 목록에 어느새 스며들었지ㅋㅋㅋ
british109
나 같으면 ‘천천히’를 꼽겠어. 같은 음절이 반복되는 양상이 마음에 들고 왠지 기분이 좋아져.
6elixircommon
원숭이
leforsin24
같은 음운이 반복되는 걸 좋아해. ‘춤추다’처럼.
ㄴ_4Winds_
나도! ‘꿈꾸다’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야.
EN_ImOkay
‘물어부다’. 한국어의 모음 절반이(아님) 거기 들어가 있는데다 내가 발음하면 맞는 음절이 없어서 뭔가 마음에 들었어.
ㄴKiwiTheKitty
물어보다 말하는 거야?
Maestro_Pifador
목소리
혹시
쓰레기
모래
더 많았는데 기억이 안 나네.
KiwiTheKitty
뚱뚱하다, 똑똑하다, 딱딱하다 등의 단어를 정말 좋아해.
‘사람’이라는 말도 좋아, 발음할 때의 느낌이 괜찮거든. 또 방금 생각났는데, ‘봐’도 사랑해 마지않는 단어야! ‘보다’의 뜻은 아니고, 보조 동사로 쓰일 때가 특히 좋아.
ㄴijskonijntje
나도 같은 소리가 반복되는 단어를 좋아해! 그런 종류의 단어를 묶어 부르는 명칭이 있나 궁금하네.
ㄴㄴKiwiTheKitty
난 그게 의성어의 범주에 들어가는지도 궁금해! ‘딱딱’은 특히 무언가 밀도 높은 것에 부딪는 소리 같거든. 좀 더 정확한 용어가 있을지도!
수정: 아마 쌍음절 형용사 (Double character adjectives)라고 하는 것 같아.
ㄴㄴㄴijskonijntje
오, 새로운 거 배웠다! 맞아, 형용사에도 있지만 명사에서도 종종 이런 현상을 목격한 것 같아. 음절을 반복하면 단어가 더 귀여워지는 것 같고 ㅎㅎ
WhiteNorthBlackCraft
‘그리고’를 참 좋아해. 꽤 기본적인 단어지만 발음이 마음에 들어.
Ideal_Diagnosis
아이고
fakebluepants
‘내 경우엔, 아마 ‘흐르다’일 거야. 발음과 글자의 모양이 그 의미와 정확히 일맥상통하거든.’
흐르다…의 발음이 무얼 연상시키는지 잘 모르겠는데. 설명해 줄 수 있어?
ㄴ_4Winds_
‘다’는 딱히 의미 있는 요소는 아니고, 어간 ‘흐르’는 모두 ‘ㅡ’ 모음으로 이루어져 있지. ‘ㅡ’ 모음은 한국어 모음 중 물이 흘러가는 소리와 가장 닮아 있어. 물론 그 모양도 비슷해서 내가 편향된 채로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게다가 ‘ㅎ’과 ‘ㄹ’은 ‘ㅂ’, ‘ㅈ’, ‘ㄷ’, ‘ㄱ’ 과 그 파생자음과는 달리 매우 부드러운 소리로 유동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지. ‘ㄹ’은 액체(Liquid)에 들어 있고, ‘ㅎ’은 조음 방법에 유체인 공기의 흐름이 반영되는 음운이야.
‘흐르’를 발음할 때 ‘ㅎ’와 ‘ㄹ’의 소리 그리고 ’ㅡ’를 발음하기 위한 입 모양이 합쳐져서, 입으로부터 강이 흘러 나온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어쨌건 내 말은, 이 한 단어가 음성적으로 상징하는 바가 엄청나다는 거야.
ㄴㄴfakebluepants
고마워. ‘흐르다’의 의미를 잘 모르기도 했거든.
invisibleplant
이유는 몰라도 ‘어지러움’이라는 말이 정말 마음에 들어.
slinkyattack
물고기(물+고기), 짬뽕이다(음식을 가리키지만, 무언가 섞여 있거나 엉망진창인 상태를 가리키는 형용사로도), 기다리다(그냥 발음이 좋아).
xiayueze
휴식
excusemecuseme
일요일, 굉장히 간단한 단어라서. 파나틱스라는 그룹의 일요일이라는 곡이 있는데, 그 노래를 들으면 5분마다 계속 ‘일요일!!’이라고 소리치고 싶어져.
dakorpg
‘다시’라는 말과 그 소리를 참 좋아했어. 그 생각은 아직도 변하지 않았고.
‘정신 없이’라고 말하는 것도 왠지 만족스러워.
lazypizza00
음식. 한국이라는 아름다운 나라에 도착했을 때 난 그 말밖에 안 하고 다닐 거야. 가을, 안개도 내가 참 좋아하는 말이고.
ninthway
말랑말랑!
bedhead4465
다람쥐
Jimmynex
‘신기하다’.
내 모국어인 스페인어에는 그런 말이 존재하지 않아. 그 말에 대응되는 감정이 뭔지 알았을 때 그걸 내 모국어로 설명할 방도가 없었다는 게 참 놀라웠어. ‘와 너무 신기하다!’
ㄴPM_ME_EXCEL_QUESTION
스페인어에 그런 말이 없다고?
ㄴㄴJimmynex
'fascinante'라는 말이 있지만 느낌이 달라. ‘신기하다’는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쓸 수 있지만, 그 말은 다소 긍정적인 뉘앙스여서 부정적인 문맥에서 쓰기에는 조금 어색해. ‘신기’는 놀랍게도 그게 좋든 싫든 무언가를 처음 발견했을 때 드는 생각을 완벽히 담아내지.
번역기자:거북이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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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은 어디서 들은거야 ㅋㅋㅋ
춤추다 꿈꾸다
신기하다 둘 다 같은 음운이었구나...
기분이 뭔가 몽글몽글
괜히 마음이 간질간질한걸
난 응앙응앙
나와 나타셔와 흰 당나귀에서 이 표현듣고 뭔가 귀여우면서고 몽글몽글해져서 이 시 좋아하게됨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