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 어진이들은 세상을 비추는 분입니다. 어진이여, 저 는 당신을 그런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당신 이야말로, 사실로 보는 분으로 알고 이렇게 찾아 온 것입니다. 대중 속에서 저희들을 위해 니그로오 다캅파에 대한 일을 밝혀 주십시오.
(350) 원컨대 선하고 미묘한 음성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백조가 목을 느리고 천천히 우는 것처럼, 잘 다듬어 진 원만한 음성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는 명심 해서 들으리이다.
(351) 생사를 남김 없이 버리고, 악을 없애 버린 부처님께 청하여 가르침을 들읍시다. 범부들은 알고 싶고 말 하고 싶은 것을 다할 수 없지만, 모든 완전한 사람 은 마음 먹은 대로 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52) 이 완전한 예언이 올바른 지자(智者)인 당신으로 인 해 잘 보전되어 있는 것입니다. 저는 최후의 합장을 드립니다. 스스로는 알면서 말씀하지 않음으로써 저 희를 방황케 하지 마십시오. 지혜로운 분이시여!
(353) 이것 저것 거룩한 이치를 알고 계시면서 저희를 방 황케 하지 마십시오. 정진에 뛰어나신 분이여! 한 여름 더위에 지친 사람이 물을 찾듯이, 저는 당신 의 말씀을 갈구합니다. 말씀의 비를 내려 주십시오.
(354) 캅파아야나가 청정한 행으로써 이루려 했던 목적 은 헛된 것이었습니까? 혹은 해탈한 사람처럼 소 멸된 것입니까? 아니면, 생존의 근원을 남겨둔 것 입니까? 우리는 그것을 알고 싶습니다."
스승은 대답했다.
(355) "그는 이 세상 명칭과 형태에 대한 애착을 끊어버린 것이다. 오랫동안 빠져 있던 검은 악마의 흐름을 끊 어 버린 것이다." 다섯 사람 중에서 가장 뛰어난 스승은 이렇게 말씀 하셨다.
(356) "일곱번째 선인(仙人)이여, 당신의 말씀을 듣고 저 는 기뻐합니다. 제 물음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당신 께서는 저를 속이지 않을 것입니다.
(357) 눈 뜬 사람의 제자인 니그로오다캅파는 말한 대로 실행하여, 사람을 속이는 죽음의 악마가 펼친 질긴 그물을 찢어 버렸습니다.
(358) 스승이시여, 캅파아야나는 집착의 뿌리를 보았습니 다. 아아, 캅파아야나는 가장 건너기 어려운 사마(死魔) 의 영역을 넘어선 것입니다.
13. 올바른 편력(遍歷)
(359) "지혜가 많고, 강을 건너 피안(彼岸)에 이르러 완전 한 열반을 얻고, 마음이 안락한 성인께 여쭙니다. 출가하여 여러가지 욕망을 없앤 수행자는, 어떻게 해야 이 세상을 바르게 편력할 수 있습니까?"
(360) 스승은 말씀하셨다. "길조의 점, 천지이변의 점, 해몽, 관상보는 일을 완전히 버리고, 길흉의 판단을 버린 수행자는, 세상 에서 바르게 편력할 것이다.
(361) 수행자가 생존을 초월하고 이치를 깨달아, 인간계와 천상의 모든 향락에 대한 탐욕을 버린다면, 그는 세 상에서 바르게 편력할 것이다.
(362) 수행자가 두 가지 말을 버리고, 분노와 인색을 버리 고 순역(順逆)의 생각을 떠난다면, 그는 세상에서 바르게 편력할 것이다.
(363) 좋아하는 것이나 좋아하지 않는 것이나 다 버리고, 아무것에도 집착하거나 매이지 않고 온갖 속박에서 벗어난다면, 그는 세상에서 바르게 편력할 것이다.
(364) 그가 생존을 이루고 있는 요소 가운데서 견고한 실 체를 보지 못하고, 모든 집착에 대한 탐욕을 삼가며, 얽매임이 없어 아 무것에도 이끌리지 않는다면, 그는 세상에서 바르게 편력할 것이다.
(365) 말과 생각과 행동으로 거역하지 않고, 바르게 법을 알아 열반의 경지를 구한다면, 그는 세상에서 바르 게 편력할 것이다.
(366) 수행자가`그는 나를 숭배한다'하면서 거만해 하지 않고, 욕을 먹더라도 마음에 두지 않으며, 남에게서 음식을 얻었다고 해서 교만해지지 않으면, 그는 세 상을 바르게 편력할 것이다.
(367) 수행자가 탐욕과 생존의 희망을 버리고, 다른 생물 을 자르거나 묶지 않고, 의혹을 넘어서 번뇌의 화살 을 뽑아 버린다면, 그는 세상에서 바르게 편력할 것이다.
(368) 수행자가 자기 분수에 알맞는 것을 알고, 세상에서 아무것도 해치지 않고 사실 그대로 이치를 안다면, 그는 세상에서 바르게 편력할 것이다.
(369) 그에게 있어서 어떤 잠재적인 집념도 없이 악한 뿌 리가 뿌리채 뽑히고, 바라는 것도 구하는 것도 없다 면, 그는 바르게 세상을 편력할 것이다.
(370) 번뇌의 때는 이미 가시고, 거만한 생각을 쉬고 모든 탐욕의 길을 넘어 스스로 억제하고 평안에 이르러 마 음에 안정이 온다면, 그는 바르게 세상을 편력할 것이다.
(371) 신심이 있고 학식이 있는 어진이가 궁극의 경지에 이르는 결정된 길을 보고, 여러 당파 사이에 있으면 서도 당파에 맹종하지 않으며, 탐욕과 혐오와 분노 를 삼간다면, 그는 바르게 세상을 편력할 것이다.
(372) 청정한 행으로써 번뇌를 이긴 승리자이며, 덮여 있 는 것을 벗겨 모든 사물을 지배하고, 피안에 이르러 흔들리지 않고, 생존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잘 인 식한다면, 그는 바르게 세상을 편력할 것이다.
(373)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 쓸데 없는 생각을 하지 않고, 지극히 깨끗한 지혜가 있어 모든 변화하는 현상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으면, 그는 바르게 세상을 편력 할 것이다.
(374) 궁극의 경지를 알고, 이치를 깨달아 번뇌의 때를 씻 는 것을 보고, 모든 생존을 구성하는 요소를 멸해 버린 까닭에, 그는 세상을 바르게 편력할 것이다."
(375) "거룩하신 스승이시여, 참으로 그렇습니다. 그와 같 이 생활하고 스스로 자제하는 수행자는 온갖 속박에 서 벗어난 것입니다. 그는 바르게 세상을 편력할 것입니다."
14. 담미카
(376)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어느 날 거룩한 스승께서 는 사아밧티이의 제타 숲, 고독한 사람에게 음식을 베 푸는 장자의 동산에 계시었다. 그 때 담미카라는 재가 (在家) 신도가 오백 명의 신도들과 함께 스승께로 와 서 예배한 뒤 한쪽에 앉았다. 담미카는 시로써 부처 님께 여쭈었다.
"지혜가 넓으신 고오타마시여, 당신께 묻습니다. 가르침을 받으려는 사람은 출가하는 것과 집에서 믿 는 것과 어느 쪽이 더 좋은 것입니까?"
(377) 당신께서는 신들을 포함한 이 세계의 귀취(歸趣)와 궁극의 목적을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미묘한 일 을 보는 데는 당신을 따를 이가 없습니다. 세상 사 람들은 당신을 뛰어난 눈 뜬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378) 당신께서는 널리 깨달으시고, 살아 있는 모든 것을 가엾이 여겨, 지식과 이치를 말씀하십니다. 널리 보 시는 분이시여, 당신께서는 세상에 덮인 것을 벗겨 주시고, 티 없이 온 세상을 비추십니다.
(379) 에라아바나라고 부르는 코끼리 왕은 당신이 승자임 을 듣고 당신께로 왔었습니다. 그도 당신의 말씀을 듣고는`참, 좋구나.' 하면서 기뻐 돌아갔습니다.
(380) 비사문 천왕인 쿠베라도 가르침을 듣고자 당신께 왔었습니다. 어지신 분이여, 그가 물었을 때도 당신 은 말씀하셨습니다. 그도 또한 당신 말씀을 듣고 기 뻐했습니다.
(381) 아아지이비카 교도이건 자이나 교도이건 논쟁을 즐기는 어떤 이교도일지라도, 모두 지혜로써는 당신 을 당할 수 없습니다. 마치, 서 있는 사람이 달리는 사람을 따를 수 없는 것같이.
(382) 논쟁을 즐기는 어떠한 바라문이라도, 그가 노년이건 또는 중년이나 청년인 바라문일지라도, 혹은`나야 말로 논객(論客)이다' 라고 자부하는 사람들까지도, 다들 당신의 도움을 얻고자 합니다.
(383) 스승이시여, 당신께서 말씀하신 이치는 미묘하고 또 한 안락을 가져 옵니다. 원컨대 저희들에게도 설해 주십시오. 위 없이 눈 뜬 분이시여.
(384) 출가 수행자들과 재가 신도들은 눈 뜬 분의 말씀을 들으려고 여기 모였습니다. 티 없는 사람(눈 뜬 사 람)이 깨닫고 가르치는 법을 듣기 위해서. 마치, 신 들이 인드라 신의 말을 듣는 것처럼."
(385) 스승께서 말씀하셨다. "수행자들이여, 내 말을 들으라. 번뇌를 없애는 이 치를 그대들에게 말하겠노라. 그대들은 모두 그것을 잘 지키라. 뜻을 보는 지혜로운 이는 출가한 사람에게서 그 행 동을 배우고 행하라.
(386) 수행자는 때가 아닌데 돌아다니지 말아라. 정해진 시각에 탁발을 하러 마을에 가라. 때가 아닌데 다니 면 집착에 얽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눈뜬 사람 들은 때가 아닌데 나다니지 않는다.
(387) 모든 빛 ,소리 ,냄새 ,맛 , 촉감은 사람을 도취시킨 다. 이런 것에 대한 욕망을 삼가고, 정해진 시각에 아침밥을 얻으러 마을에 들어 가라.
(388) 그리고 수행자는 정해진 때에 얻은 밥을 가지고 홀로 그늘에 앉아 라. 자신을 자제하고 안으로 돌이켜, 마음이 밖으로 쏠 리게 해서는 안된다.
(389) 만일, 가르침을 듣고자 하는 사람이나 다른 수행자 들과 함께 이야기 할일이 있거든, 그 사람에게 훌륭 한 진리를 보여 주어라. 이간하는 말이나 남을 비방해서는 안 된다.
(390) 사실 어떤 사람들은 비방하는 말에 반발한다. 그처 럼 옹졸한 사람을 우리는 칭찬하지 않는다. 논쟁의 집착이 이곳 저곳에서 일어나 그들을 속박하므로 방 심하게 된다.
(391) 지혜가 뛰어난 사람(부처님)의 제자는 행복한 사람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음식과 거처와 침구와 가 사(袈裟)의 때를 세탁할 물을 조심해서 사용하라.
(392) 그러므로 수행자는 음식을 씻고 침구와 가사를 세탁 할 물에 집착해 더럽히는 일이 없다. 마치 연꽃잎에 구르는 물방울처럼.
(393) 다음은 재가자가 해야 할 일을 말하리라. 이와 같이 실행하는 사람은 좋은 가르침을 듣는 사람이다. 순 수한 출가 수행자에 대한 규정은, 소유의 번거로움 이 있는 사람이 지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394) 산 것을 몸소 죽여서는 안 된다. 또 남을 시켜 죽여 서도 안 된다. 그리고 죽이는 것을 보고 묵인해도 안 된다. 난폭한 것을 두려워하는 모든 생물에 대해 서 난폭을 거두어야 한다.
(395) 그리고, 가르침을 받는 사람은 주지 않는 것은 무엇 이든, 또 어디에 있든, 그것을 갖지 말라. 남을 시 켜 가지거나 남이 가지는 것을 묵인하지도 말라. 주 지 않는 것은 무엇이든 가져서는 안 된다.
(396) 슬기로운 사람은 음행(淫行)을 회피하라. 타오르는 불구덩이를 피하듯. 만일 불음(不淫)을 닦을 수가 없더라도, 남의 아내를 범해서는 안 된다.
(397) 집회의 장소에 있든 단체에 있든 간에, 누구도 남에 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남에게 거짓말을 시켜 도 안 된다. 또 남이 거짓말 하는 것을 묵인해도 안 된다. 모든 허망한 말을 하지 않는다.
(398) 또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이 불음주의 가르침을 기 뻐하는 재가자는 남에게 술을 마시게 해도 안 된다. 남이 술 마시는 것을 묵인해서도 안 된다. 이것은 마침 내 사람을 취하게 하고 미치게 하는 것임을 알라.
(399)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들은 취함으로써 나쁜 짓을 하 고, 또한 남들로 하여금 게으르게 하고 나쁜 짓을 하게 한다. 이 불행의 원인을 회피하라. 그것은 사람을 취하게 하고 미치게 하며 어둡게 하는 것인데,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를 즐기는 것이다.
(400) 첫째, 살아 있는 것은 해치지 말라. 둘째, 주지 않 는 것을 가지지 말라. 세째, 거짓말을 하지 말라. 네째, 술을 마시지 말라. 다섯째, 부정한 짓인 음행 을 떠나라. 여섯째, 밤에는 음식을 먹지 말라.
(401) 일곱째, 화환을 걸치지 말라. 향수를 쓰지 말라. 여 덟째, 땅위에 펼친 자리 위에서만 자라. 이것이야말 로 여덟 부분으로 된 우포오사타(齊戒)이다. 괴로움 을 없애 버린 부처가 가르친 바이니라.
(402) 그리고 각각 보름 동안 제14일, 15일, 제8일 에 우포오사타를 닦으라. 또 특별한 달에는 여덟 부분으로 된 원만한 우포오 사타를 청정한 마음으로 행하라.
(403) 우포오사타를 행한 식자(識者)는 청정하게 가라앉은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이튿날 아침 일찍 수행자에게 음식을 베푸어 주어라.
(404) 법답게 얻은 재물을 가지고 부모를 섬기라. 올바른 장사를 하라. 이와같이 열심히 살고 있는 재가자는 죽은 후에 <저 절로 빛이 난다>는 신들 곁에 태어나리라.
-나그네정선달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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