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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업/aT유통센터 스크랩 파프리카, 일류 색色 시술자
초록 추천 0 조회 361 09.02.22 17:0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피망과 파프리카가 어떻게 다릅니까?" 이런 질문을 나에게 던지는 사람이 있고 또 나 역시 똑같은 질문을 다른 사람에게 한다. 이때 돌아오는 대답은 가지각색이다. 사실은 같은 종류인데 이름만 다르다는 둥, 푸른 것만 피망이고 나머지는 다 파프리카라는 둥, 약간 매운 쪽이 피망이고 달짝지근하면 파프리카라는 둥....

 

피망과 파프리카는 고추와 함께 남미원산 가지과에 속한다. 피망도 종류가 여러 가지여서 어떤 피망은 고추 모양새를 하고 있다.

내가 파프리카와 피망을 구분하는 방법을 생각보다 단순하다. 일반적으로 파프리카는 피망보다 단맛이 강하다. 파프리카는 헝가리에서 개발한 품종으로, 초록색, 빨간색, 노란색, 주황색, 보라색, 흰색,검정색 등 9가지 다양한 색깔을 띠고 있다.

 

우리나라는 파프리카 수출국이다. 일본, 대만, 그리고 중국대륙에다가도 판다.

 

 

'중국에 파프리카를 판다고? 그렇게 땅덩이 넓은 나라에?" 라고 놀라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사실 파프리카는 재배 기술이 까다롭고 대형 유리온실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아직 재배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9가지 중에서 4가지(빨강, 초록, 노랑, 주황) 색깔의 파프리카를 수출하고 있다. 일본의 청과물시장에 가보면 한국산 파프리카가 네달란드산과 나란히 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본 사람들이 한국 김치 맛을 들이기 시작한 초창기에 (아직 매운맛에 익숙하기전) 고춧가루 대신에 이 파프리카를 사용하기도 했다.

 

 

파프리카, 비타민C와 베타카로틴의 보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파프리카 재배단지가 부여에 있다. 나도 방문해 본 적이 있는데, 유리온실 한 동 짓는 데 5억 원이 넘게 들어갔다고 한다. 그 속에는 초록, 빨강, 노랑, 주황색 파프리카들이 색깔도 선명하게 싱싱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이상한 놈을 보았다. 새빨갛게 물들어 있는 파프리카를 촬영하려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사람 눈이 미치지 않는 뒤쪽은 초록색이었다. 빨간색과 초록색의 경계 부분에는 두 색이 반반 섞여 있었다.

"아하, 햇볕을 많이 받는 쪽부터 새깔이 변해 가고 있구나."

 

그러니깐 빨간색이든 노란색이든 주황색이든 파프리카는 모두 초록색에서 출발하여 색깔이 바뀌는 것이다. 그럼 초록색 파프리카는 뭐냐. 초록색에서 시작하여 더 짙은 초록색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렇게 색깔이 변하면서 파프리카는 다량의 베타카로틴을 함유 하게 된다. 베타카로틴의 함유량을 순서대로 살펴보면, 빨간색이 으뜸으로 100g당 3,335ug이구 주황색이 2,270ug, 노란색이 750 ug, 초록색이 185ug순이다.

 

피망도 빨간색(2,336ug)이 초록색(383ug)보다 베타카로틴을 월등하게 많이 품고 있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빨간색 만세를 외쳐서는 안 된다. 칼슘과 철분의 입장에서 보면 초록생이 단연 1등이기 때문이다.

 

승부는 비타민C에서 가려진다. 주황색(100g당 167mg), 초록색(162mg), 빨간색(140mg), 노란색(122mg)순이다. 이러면 순위가 가려지는 것이 아니고 뒤죽박죽, 모두 우등상을 주어야 한다.

 

파프리카와 피망은 비타민C를 엄청나게 많이(이 세상 모든 채소중에서 최고라고 우겨도 괜찮을 정도로) 함유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파프리카 재배단지에서 일하는 아줌마들은 상품가치가 없어서 상자에 담지 않는 파프리카를 마치 토마토나 사과를 먹듯 날로 씹고 있었다.

 

"PD 아저씨, 내 얼굴 좀 만져봐. 내 나이 쉰을 넘겼는데도 요로코롬 보들보들하잖여." 내 손을 잡아서 자기 얼굴을 만져 보게한다. 반질반질하다. 파프리카의 비타민C가 뭔 일을 해도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파프리카는 우리가 먹고 있는 채소 중에서 비타민C를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다. 매일 서너 개씩 씹어 먹으면 얼굴이 보들보들하고 반질반질해지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파프리카와 피망이 가지고 있는 이 엄청난 분량의 비타민C는 또 기특하게도 조리할 때(볶거나 튀길 때) 거의 파괴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산화를 방지하는 비타민P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의 한귀정 연구관은 앞으로 가장 번창할 음식 소재가 파프리카라고 단언한다.

"아직은 좀 비싸서 그렇지 값만 어느 정도 떨어진다면 어떤 채소가 파프리카를 당해내겠어?" 색깔 화려해, 영양소 풍부해, 맛도 좋아, 한국 전통음식과도 잘 어울려... 그래서 한 연구관은 파프리카의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이 틀림없다고 말한다.

 

한 연구관은 말로만 파프리카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다양한 음식을 개발해 놓았다. 만들기 복잡한 메뉴는 빼 버렸으니 다같이 앞치마를 두르고 한 연구관이 말하는 대로 따라 해 보자.

 

 

파프리카로 만드는 음식물

 

<파프리카 주스>

 

먼저 주스다. 주서기에 파프리카를 색깔별로 나누어서 집어놓고 주스를 만든다. 너무 퍽퍽할 것이 의심되거나 마실 것이 두려워진다면 물을 조금 넣고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 우선 한 잔씩 마시고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파프리카는 색깔도 다양하지만 저마다 맛도 다르다. 나는 개인적으로 주황색이 제일 맛있지만 사람에 따라 빨간색이 더 좋다, 초록생이 더 깔끔하다, 제각각이다.

 

<파프리카 수프>

이번에는 수프를 끓여 보자.

파프리카에서 주스를 빼내고 나면 두부 만들 때 비지가 남는 것처럼 각색의 찌꺼지가 생긴다. 이거 버리면 안 된다. 이것으로 맛도 색깔도 영양도 훌륭한 음식들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으니까. 그 중에서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파프리카 죽이다. 아침식사 제대로 못 하고 출근하는 신랑이나,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수험생들 밤참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아까 버리면 안 된다고 했던 파프리카 비지(?)를 챙겨 보자. 이때 삶은 감자와 양파도 필요하다. 프라이팬에 버터를 적당히 풀고 1~2Cm 크기로 깍둑 썬 양파를 먼저 볶는다. 오래 볶을 필요는 없고 매운 맛만 없애 주면 된다. 양파가 살짝 익혀졌을 즈음 파프리카 비지를 넣고 함께 볶아 준다.

 

볶은 것을 미리 삶아놓고 감자와 함께 믹서에 살짝 갈아 준다. 뭉친 알맹이들이 모두 곱게 갈아지면 우유를 알맞게 붓고 한 번 더 갈아 준다. 이것을 냄비에 넣어서 한소끔 끓이면 맛있는 파프리카 수프 완성이다. 먹을 때 소금과 후춧가루는 조금만 뿌리시라. 그래야 파프리카의 향을 잘 느낄 수 있다. 파프리카 수프는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 특히 권장할 만한 수프다. 파프리카의 섬유질이 그대로 담겨 있으니 말이다.

 

 

<파프리카 칼국수>

 

앞서 만든 파프리카 주스가 남았다면 그걸로 파프리카 칼국수 반죽을 만들어 보자. 밀가루 반죽할 때 물 대신 파프리카 주스를 40% 정도 넣고 섞어 반죽하면 된다. 단 색깔을 좀더 진하게 내고 싶으면 50% 가량 넣는 것이 좋다. 예컨대 밀가루 100g에 주스 50cc 정도를 넣고 반죽을 하는 것이다(이때 수분이 모자라다면 물을 조금 넣어 반죽이 퍽퍽하게 되지 않도록 한다).

 

반죽을 할 때는 주스를 밀가루에다 조금씩 부어가면 치댄다. 자고로 칼국수란 매끈하게 치대어서 반죽을 잘 해야 면발이 쫄깃하고 맛있으니까. 반죽이 다 되면 조금씩 떼어서 밀대로 밀어 편다.

얇게 민 반죽을 한석봉 어머니처럼 가지런하게 썰어 놓으면 파프리카 칼국수의 열에 일곱은 완성한 셈이다. 칼국수 면발에 감자를 넣어 끊이든, 해물을 넣어 끓이든 그것은 입맛대로니까.

 

직적 해 보시면 알겠지만 파프리카는 열을 가해서 조리를 하면 오히려 색깔이 더 선명해진다. 색色을 쓰는 기술로는 파프리카를 따라갈 채소가 없다. 최소한 4가지 색깔의 무지개 칼국수가 완성되면 식탁은 문자 그대로 무지개식탁이 된다.

 

<파프리카 잡채>

 

이번에는 파프리카 잡채다.

혹 신랑이 "친구를 데리고 집에 갈 테니까 미안하지만 술상 좀 봐 줘" 라고 하면 짜증 부리지 말고 이 음식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잡채라고 했지만 파프리카 잡채에는 당면이 들어가지 않는다. 오색의 파프리카를 길쭉길쭉하게 썰어 넣어서 당면 대신 맛을 내는 것이 바로 파프리카 잡채다. 잡채에 들어갈 고기는 쇠고기도 좋고 돼지고기도 좋다. 단, 돼지고기는 기름기가 없는 등심을 쓰시라.

 

그래도 잡채라는 이름이 붙었으면 당면이 들어가야 한다고, 못내 아쉬워하는 분들이 있다면 당면을 삶아 넣어도 된다. 음식이란 만드는 사람 마음이니까(사실 당면을 넣으면 더 맛있다)

 

이제 본젹적으로 만들어 볼까?...

우선 돼지등심(또는 쇠고기)을 잡채 길이로 적당히 썰어서 맛술과 소금, 마늘, 생각 다져 놓은 것을 조금씩 넣고 후춧가루를 살짝 뿌려 밑간을 한다. 그리고 고기에 밑간이 스며들도록 잠시 내버려둔다. 밑간이 고기에 스며들었을 즈음, 양념된 고기에 녹말가루 적당량과 달걀 하나를 깨뜨려서 잘 버무린다.

 

바짝 달구어진 프라이팬에 기름을 붓고(이때 올리브유나 포도씨 기름을 사용하면 더욱 좋다), 옷 입흰 돼지등심을 볶는다. 다 볶아졌으면 마련해 둔 접시에 덜어 놓는다.

 

그 다음으로 세로로 길게 채친 여러 가지 색깔의 파프리카를 볶는다. 여기에 양파를 함께 넣어 볶으면 흰색이 하나 더 추가되어 색깔도 다양해지고 맛도 좋아진다. 이때 소금을 조금 넣고 볶는 것이 포인트. 파프리카가 알맞게 볶아지면 미리 볶아 두었던 돼재고기를 한데 섞어 볶느느다. 여기에 간장을 넣허 간을 맞춘다.

 

하지만 앞에서처럼 잡채에는 당면이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좀더 고생하셔야 한다. 당면이 간장과 섞여 프라이팬에 눌러붙지 않도록 열심히 휘저어야 하니까. 아마 팔이 노력봉사를 꽤 해야 할 것이다.

 

'돼지고기, 파프리카. 당면'을 최종적으로 섞어서 한 번 더 볶아 주는데, 이때 고추기름을 한 숟갈 둘러주시는 게 좋다. 파프리카를 포함한 모든 재료가 단맛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깨소금 당연히 뿌리고... 이때 '딩동!' 하고 벨이 울리면 상냥하게 신랑과 친구들을 맞아들이시라. 파프리카 잡채 한 접시만으로도 맥주 안주로는 최상이다. 당신은 요리솜씨가 뛰어난 아내로, 남편의 회사 전체에 소문이 쫙 퍼질 것이다.

 

출처 : 색 色, 색을 먹자  지음 : 윤동혁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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