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의도
어린시절 누구나 그려봄직한 아름다운 풍경이 있을 것이다.
예쁜 소녀와 순진한 소년이 함께 있는 짧지만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
청포도같은 순수함과 깊진 않으나 곰곰이 생각할수록 여운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추억의 한 장면.
황순원의 <소나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잊지 못할 첫사랑의 이미지로 남아 있다.
열 살 어린아이부터 육십 노인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잘 알려진 국민 소설이며,
영화?TV등 많은 장르를 통해 제작· 패러디된 작품이다.
잘 알려진 만큼 대중성이 있으나 워낙 잘 쓰여진 단편이다보니 제작상의 어려움도 있다.
밋밋한 캐릭터를 보완하고 극적 사건을 강화시키다 보면 자칫 문학적 향기가 날아갈 위험이 존재한다.
현대적 감각의 재해석은 또 하나의 어설픈 패러디를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는 큰 장점이 있다.
어린시절 소년 소녀들의 사랑을 소재로 한다는 점,
이들의 사랑은 어른들의 성숙한 사랑과는 달리 풋풋하면서도 순수한,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하는 사랑이란 점에서
사랑을 쉽게 여기는 인스턴트식 사랑에 익숙해져 가는 현대인들에게 느낌을 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될 것이다.
♤ 제작 방향
TV문학관<소나기>는 황순원 <소나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지 않을 것이다.
이 작품이 쓰여진 시대의 정서를 같은 질감의 소재를 활용, 최대한 복원코자 노력할 것이다.
비유하자면 독일의 하이델베르크가 연합군의 폭격으로 피폭된 후 최근까지
복원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당시의 설계도면과 공법을 동원, 최대한 그대로 복원한다는 것과 비슷하다.
또한 소설속 이미지를 충분히 반영하여 ①외로움 ②순수 ③만남과 헤어짐의 상징성등을 작품속에 용해시켜 담아내고자 한다.
특히 개울가상황, 즉 소년이 소녀를 만나는 순간부터 설레임, 다가가는 마음,
열린 마음, 사랑 그리고 소녀의 죽음으로 인한 이별까지 두 아이의 심리 변화를 묘사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아울러 소년소녀의 동선을 쫓는 과정에서 향토적 서정성을 담아낼 수 있는 영상에도 여건이 허락하는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