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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이 계기가 되어서 아래 구절을 찾아보게 되었다:
<일본지진관련 기사를 보니 문득 떠오르는 스티븐 핑커의 말>
http://theacro.com/zbxe/353517
http://en.wikipedia.org/wiki/Steven_Pinker 에 “born September 18, 1954”라고 나온다. 그러니까 15세 때 이야기다. 15세 때 바쿠닌주의를 버렸다면 도대체 몇 살 때부터 바쿠닌주의자였단 말인가?
15세 때 그런 경험 이후로 무정부주의를 버렸다는 이야기에 시비를 걸 필요는 없어 보인다. 15세 소년에게 무정부주의와 관련된 깊이 있는 사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냥 “인간은 원래 무지 착하니까 경찰 같은 것은 없어도 사이 좋게 잘 살 거야” 정도로 생각했던 듯하다. 그리고 무정부주의자들이 이런 식의 순진한 성선설을 상당 부분 받아들이는 것도 사실로 보인다.
핑커는 여기에서 경찰, 감옥과 같은 억제력이 없으면 범죄나 무질서가 난무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The generalization that anarchy in the sense of a lack of government leads to anarchy in the sense of violent chaos”에서처럼 좀 단정적으로 이야기한 감이 있긴 하다. 예컨대 사냥-채집 사회에는 정부가 없지만 지옥 같은 사회도 아니다.
어쨌든 지난 수십 년 동안에 세계 여러 지역에서 벌어진 일이 보여주듯이 경찰력이 무너지면 때로는 질서가 갑자기 무너지기도 한다. 또한 경찰력이 없다면 일부 싸가지 없는 인간들이 더 활개를 치면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이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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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verse is true as well. When law
enforcement vanishes, all manner of violence breaks out: looting, settling old
scores, ethnic cleansing, and petty warfare among gangs, warlords, and mafias.
This was obvious in the remnants of
The generalization that anarchy in the sense of a lack of government leads to anarchy in the sense of violent chaos may seem banal, but it is often overlooked in today’s still-romantic climate. Government in general is anathema to many conservatives, and the police and prison system are anathema to many liberals. Many people on the left, citing uncertainty about the deterrent value of capital punishment compared to life imprisonment, maintain that deterrence is not effective in general. And many oppose more effective policing of inner-city neighborhoods, even though it may be the most effective way for their decent inhabitants to abjure the code of the streets.
(『Blank Slate』, Steven Pinker, 3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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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역도 성립한다. 법 집행이 중단되면 모든 종류의 폭력 – 약탈, 해묵은 원한의 청산, 인종
청소, 폭력 조직들 간의 싸움, 군벌과 마피아 – 이 고개를 든다. 이러한 현상은 1990년대의
유고슬라비아, 소련, 그리고 몇몇 아시아 국가들이 해체된
후 매우 뚜렷하게 발생했지만, 시민 사회의 오랜 전통을 가진 나라에서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낭만적인 1960년대에 평화로운 캐나다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던 나는
바쿠닌의 무정부주의를 절대적으로 신봉하고 있었다. 정부가 무기를 내려놓으면 온 세상이 지옥으로 변할
것이라는 부모님의 주장은 웃음거리에 불과했다. 그러던 중 부모님과 나의 상반된 예측을 검증해 볼 기회가
있었다.
정부가 없다는 의미의 무정부가 항상 폭력과 혼돈이라는 의미의 무정부로 이어진다는 일반론은 진부해 보일 수 있지만, 낭만적인 분위기가 남아 있는 오늘날 아예 무시를 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종종 벌어진다. 일반적으로 보수주의자들은 정치를 저주로 생각하고, 자유주의자들은
경찰과 형벌 제도를 저주로 생각한다. 다수의 좌파들은 사형이 종신형에 비해 억제책으로서의 가치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내세워, 억제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도심 지역에 대한 더욱 효과적인 치안에 반대한다. 어쩌면 치안이 빈민가에 사는 훌륭한
주민들이 거리의 코드를 버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는데도 말이다. (『빈 서판』, 스티븐 핑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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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was obvious in the remnants of
* 아프리카가 아시아로 변했다.
* 원문에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해체되었다는 이야기는 안 나온다.
* 여기서 “civility”는 “시민 사회”보다는 “사회 질서”를 뜻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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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a young teenager in proudly peaceable
* “proudly”를 빼먹었다.
* “true believer”를 “절대적으로 신봉하고”라고 번역했다. “진실로 믿었다”는 정도로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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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aughed off my parents’ argument that if the government ever laid down its arms all hell would break loose.
* “laugh off”를 “웃음거리”로 번역했는데 “웃어 넘겼다”가 더 적절해 보인다. 웃음거리는 조롱을 함의하는데 여기에서는 그냥 무시했다는 뜻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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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rooftop sniper killed a provincial police officer …
* “provincial”을 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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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welve fires had been set, forty carloads of storefront glass had been broken, and three million dollars in property damage had been inflicted ...
* 그냥 “화재”가 아니라 “방화”다.
* “forty carloads of storefront glass had been broken”를 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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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decisive empirical test left my politics in tatters (and offered a foretaste of life as a scientist).
* “empirical test”를 “경험”이라고 번역했는데 “실증적 검증”이라고 정확히 번역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 “offered a foretaste of life as a scientist” 역시 “과학자로서의 삶을 조금 맛 볼 수 있었다”로 정확하게 번역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실증적 검증은 과학자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데 자신과 부모의 예측을 실증적으로 검증함으로써 약간 맛보기를 했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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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eralization that anarchy in the sense of a lack of government leads to anarchy in the sense of violent chaos may seem banal, but it is often overlooked in today’s still-romantic climate.
* 원문에는 “항상”이 없다. 원문도 약간 단정적이긴 한데 “항상”을 추가하니까 “울트라 단정”이 되어 버렸다.
* 원문에는 “안타까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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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vernment in general is anathema to many conservatives, and the police and prison system are anathema to many liberals.
* “Government in general”은 “일반적으로 ... 정치를”이 아니라 “정치 일반” 또는 “통치 일반” 또는 “정부 일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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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y people on the left, citing uncertainty about the deterrent value of capital punishment compared to life imprisonment, maintain that deterrence is not effective in general.
* “억제만이 능사는 아니라고”가 아니라 “억제책이 일반적으로 효과가 없다고”다. “억제만이 능사는 아니라고”라는 말은 감옥과 같은 억제책도 효과는 있지만 다른 정책도 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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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en though it may be the most effective way for their decent inhabitants to abjure the code of the streets.
* “code”를 “코드”라고 표기했는데 “규범” 또는 “규칙”이라고 번역해도 될 것 같다. “코드”라고 하면 누가 알아먹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