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이 분석글을 작성하고 싶었는데 '노가다' 일이 하기 귀찮아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샌안토니오에 사는 한 스퍼스 팬이 그 일을 대신 해줌으로써 제 수고를 덜어주었습니다.
모든 경기의 쿼터별 스탯을 모두 데이타로 정리해서 각 선수들마다 통계를 내준 것이죠.
아래 대조표에서 보여주는 "클러치 3점 성공률"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정 경기에서 4쿼터와 연장전에 10점 내외로 스퍼스가 지고 있을 때 선수들이 던진 3점 슛의 성공률입니다.
최소한 20개의 클러치 3점 슛을 던진 선수들에 한해서만 뽑아낸 데이타입니다.
표에서 확연히 드러나듯, 긴박한 클러치 상황에서 3점슛의 성공률이 40% 내외를 찍은 스퍼스 선수들은 5명에 불과합니다.
게리 닐, 마누 지노빌리, 로버트 오리, 스티븐 잭슨, 히도 터클루...
닐, 잭슨, 터글루, 이 셋은 스퍼스와 함께 한 기간이 짧은 선수들이어서 이 스탯이 정확한 능력을 보여주는 잣대는 아닐 지 모릅니다. 하지만 비록 한두 시즌이었다 할 지라도, 이들이 클러치 슈터임은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증명이 되고 있죠.
반면, 누가 클러치 상황에서 쫄아드는 새가슴의 소유자인지도 이 통계결과가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베노 우드리히, 조지 힐, 마이클 핀리, 맷 보너.... 모두 30% 이하의 성공률을 찍었죠.
특히 핀리의 108개라는 클러치 3점 시도 개수가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듭니다. 뭘 믿고 저렇게 많이???
아래의 스탯은 (위에도 나와 있지만) 각 선수들이 스퍼스의 멤버로 뛰는 동안에 던진 모든 3점 성공률에 비해 클러치 상황에서 그 성공률이 얼마나 더 상승했는 지의 여부만 데이타로 뽑은 것입니다.
역시나 게리 닐과 스티븐 잭슨이 탑이고, 로버트 오리와 마누 지노빌리가 그 뒤를 따르는 형국입니다.
오리와 지노빌리의 경우는 그들에게 집중되는 수비 탓에 성공률의 상승세가 조금은 더 떨어졌다고 판단이 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히도 터글루의 경우, 클러치 3점 성공률은 높아 보이지만, 그 높은 성공률이 그가 경기 중에 보여준 일반적인 3점 성공률에 비해선 오히려 하락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터글루도 클러치 상황에선 3점 성공률이 평소보다 낮아졌다는 의미도 되겠죠.
반면, 토니 파커의 경우는 클러치 상황이 아닐 때와 클러치 상황일 때의 3점 성공률이 큰 차이가 나질 않습니다.
브루스 보웬의 경우, 정규시즌엔 클러치 3점을 많이 못 넣었어도 플레이오프에선 6개 던져 4개를 성공시키는 집중력을 보여줬습니다.
그 외의 3점 슈터들 스탯을 보십시오. 마이클 핀리, 조지 힐, 맷 보너, 베노 우드리히... 이 넷은 평소에 3점을 아무리 잘 넣어도 클러치 상황만 되면 그 성공률이 엄청나게 떨어진 선수들입니다.
이 넷 중에 맷 보너가 아직도 스퍼스의 3점 슈터로서 라인업에 남아 있는 것이죠. 특히 보너는 플레이오프에서 6개의 클러치 3점을 쏴서 딱 한 개 성공시켰습니다.
경기를 보면서 단순히 "느낌"으로만 '이 선수는 클러치 슈터다', '이 선수는 아니다' 라고 했던 것들이 이렇게 통계로 나오니, 그 점이 흥미로왔고, 주관적으로 받았던 "느낌"들이 객관적으로도 거의 맞았다는 점에서 일종의 희열을 느꼈습니다.
작년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닐과 마누가 성공시킨 클러치 슛들이죠. 마누의 슛이 2점으로 처리가 되긴 했지만...
98 - 99- 00 - 01 - 02 - 03 - 04 - 05 - 06 - 07 - 08 - 09 - 10 - 11 - 12
첫댓글 저 두개의 스퍼스 역대급 클러치샷이 모두 한 경기 5초 내에 나온 샷들이라니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앞으로 대니 그린이 기대가 많이 되는 이유기도 하죠.
일단 슛릴리즈가 빠르고, 바디 밸런스가 불안정해도 클러치 상황에서 장거리 슛을 쏠 수 있는 유연성과 대담한 배짱의 소유자.
보너는 원래 클러치 상황 여부보단 스퍼스의 흐름이좋을때나 자신의 슛이몇개 들어갔을때 급격히 자신감이 커지고성공률도 좋아지죠. 물론 이말이 긴박할때 잘 안들어간단 것과 비슷한 의미지만... 재밌는건 그런데 폽감독은 어제게임을 애초에 포기하면서 던컨과파커 담으로적게기용한 선수가 보너란것... 현재 마누와티아고가 빠진 상태에서 보너를 3옵션으로 생각하는걸까요? ㅋㅋ
보너는 어차피 정규시즌용, 또는 클러치 상황이 아닌 스퍼스가 잘 나갈 때나 큰 점수차로 지고 있을 때의 무차별 폭격용으로만 써야 합니다. 감독도, 보너 자신도, 이 한계성을 잊으면 안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전 보너를 클러치에 약한선수로 평가하기보단 가비지타임에 강한 선수로 평가하고싶어요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2002-03 시즌부터 뽑아낸 데이타여서 스티브 커는 02-03 시즌 한 시즌만 통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해당시즌에 저런 막판 클러치 상황에서 쏜 3점이 20개가 채 안 되는 바람에 이 통계에서 제외된 듯 합니다. 댈러스와의 플레이오프 7차전에서 스티브 커 없었으면 파이널 못 올라갔죠. 4개 던져서 4개 모두 성공!
저도 이생각이 나서 댓글 적으려 했는데... 20개의 슛이란 조건을 보고 20개가 안되나 보다 싶었습니다.
그 때의 라이브로 보면서 느꼈던 희열은.!!! 참.!!!
게다가 그땐 10점내외가 아닌 20점 내외라서 제외되었을지도...ㅎㅎㅎ
닐의 위엄이네요. 로저 메이슨도 꽤 좋은 클러치슈터라고 생각했었는데 닐과 비교하니 차이가 꽤 많이 나는군요.
로저 메이슨은 영입 후 첫 시즌 초반에만 클러치 3점 몇 개 꽂은 이후로 한없이 추락한 선수죠.
초반의 임펙트때문에 제 기억속에 좋은 슈터로 남아있었나 보네요 ㅎㅎ
메이슨은 주전 슈가중 최악이었던것 같습니다.
메이슨의 클러치는 진짜 그 시즌에는 엄청났어요 대박게임이었던 레이커스전, 보스턴전에서도 메이슨의 클러치로 승리했고 그외에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근데 시즌 후반부터 플옵까지 오히려 -전력이 되어버렸던....
The Ladder // 아들, 오랜만이오. 군생활은 어떠하신지?
크리스마스때 피닉스전에서도 메이슨 3점으로 이겼죠
Doctor J님/ 하하 조금 힘들때도 있지만 할만합니다^^ 오늘 휴가 나왔는데 그동안 부대에서 포럼도 종종 들어오고 제이님 글도 잘 보고 있습니다^^
게리 닐은 강심장이 분명한데도 자유투는 긴박한 상황에서 잘 놓치는 것 같습니다.
자유투는 강심장하고 별 상관이 없는걸까요?
호흡과 리듬감의 차이겠죠.
닐의 경우 마지막 중요한 시점은 정말로 기가막힌 리듬으로 올라갑니다. 그에 비하여 자유투는 리듬감이 없는 상태에 중심이 살짝 앞으로 쏠리더군요.
그래도 작년에는 클러치 자유투도 최고였던 기억이 납니다.
원래 닐은 클러치 자유투도 최고였습니다. 올해 좀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집중력이 오히려 흐트러지는 것 같습니다.
방심하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게리 닐은 참 좋은 선수군요....
클러치 삼점하면 던사마죠ㅋㅋ게리닐은 제발로저메이슨 꼴 안나고 플옵때도 잘해주길...로저메이슨 이후로 게리닐,데니그린 등 롤플레이어들에 대한 기대는 거의 안합니다 아무리잘해도 롤플레이어는 롤플레이어더군요
제 생각엔 새가슴이냐 아니냐의 문제도 있지만 상황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성공률의 차이가 큰 맷보너, 죠지힐, 브루스보웬같은 선수의 경우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오픈3점을 쏘죠.
저 세 선수가 터프한 경우에서 3점을 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셋 다 오픈에서는 쏠쏠하게 슛을 성공시켜주지만 게리닐, 지노빌리, 잭슨, 오리처럼 슛터치가 부드럽다거나 슛감각이 타고난 선수들은 아닙니다. 그리고 닐/지노/잭슨/오리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터프한 상황에서 3점 던지는걸 즐기죠.
그 차이라고 봅니다. 클러치 상황은 터프샷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터프샷을 던질 수 있을정도로 슛터치가 좋은 선수와 오픈상황에서만 착실하게 슛을
성공시킬 수 있는 선수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꼴찌인 핀리의 경우에도 스퍼스에 와서는 로테이션된 볼을 잡아 주로 오픈상황에서 캐치앤슛만 했죠.
맷보너, 보웬, 핀리처럼 캐치앤슛만 던지던 선수들이 클러치 상황에서 드리블후 수비를 달고 슛을 던져서 3점을 성공시킬 확률은 당연히 0 인거죠. 저 수치에서 하우권에 있는 선수의 담대함이나 배짱 이런것과는 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기서 위에 있는 게리닐, 지노빌리의 담대함과 배짱은 인정해야 겠지만 전 그것보다 기본적으로 저 둘이 슛과 농구에 대한 감각이 더 좋은 선수라는 것이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1-3쿼터 수비가 상대적으로 느슨해서 오픈에서 슛을 던질 수 있을 경우 보너/보웬/힐의 3점은 좋은 옵션이지만 수비가 빡쎄지는 4쿼터에는 기본적으로 슛감이 더 좋은 선수들이 좋은 공격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거죠.
데이터에 리차드제퍼슨이 빠졌는데 아마 리차드제퍼슨은 보너, 보웬보다는 오픈이 아닌 상황에서의 슈팅도 능한 선수라 상대적으로 보너, 보웬보다는 수치가 좋지 않을까 싶네요.
그것도 맞습니다.
그리고 언급하신 '슛터치가 좋은' 것과 '농구에 대한 감각이 좋은' 것도 넓게 보면 클러치 슈팅 능력에 포함된다고 봅니다.
제퍼슨이 빠진 이유는 저런 상황에서 3점을 던진 게 20개가 채 안되기 때문일 겁니다.
댓글들의 좋은 의견들에 제 생각을 더하자면. 3점의외의 옵션도 어느정도 최소한은 있던 선수들이 결국 통한다는 점입니다.
닐이나 마누,오리 같은 경우는 플로터나 돌파가 간간히 먹히는 경우죠. 그래서 긴박한 상황에서 더욱 수비수들이 타이트하게 붙기가 어려워지니..하지만 보웬, 보너, 등은 다르죠. 3점아니면 버려도 되는 수준이었으니..
파커같은경우는 3점 자체가 오픈에서도 별로고. 스티브커 같은 경우는 엄청난 릴리즈가 한몫했다고 보네요.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전통적으로 스퍼스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인 "스페이싱"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바로 3점 성공률이죠. 작년엔 마누가 클러치 상황이 되면 몰빵 수준으로 공격을 전개해나가다보니 3점이 약한 파커가 스페이싱을 덜 해줄수 밖에 없었고, 거기서 공격이 잘 안풀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올해 적어도 지금까지는 보너, 닐의 후덜덜한 3점 능력 때문에 스페이싱이 워낙 원활하게 이루어져 공격이 쉽게쉽게 되더군요. 마누가 돌아왔을때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 기대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