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네임은 자기가 만든 새로운 이름이다. 실명은 부모와 조부모가 짓고 호적에 올려 있는 이름이어서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는 수동적인 이름이지만 닉네임(호)는 자기가 만들기 때문에 자기의 의지와 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실명 닉네임(호)은 모두 자기의 얼굴이고 인격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닉네임과 호는 품위도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의미도 있고 부르기도 쉽고 자기의 철학과 의지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할 것이다.
그럼에도 닉네임을 함부로 짓는 네티즌들이 많이 있으니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ㅎㅎㅎ', 뜻도 의미도 없이 'gksmslasla' 식으로 영문 자판을 한글로 타자하여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의 인격과 품위가 어떠할 것인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또 카페마다 닉을 다르게 지어서 얼굴과 신분을 감추기도 하는데 얼굴과 신분을 감추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밝은 세상에서 살지 못하는 인생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나는 1985년에 금산(錦山)으로 닉을 지은 후에 닉을 바꾸지 않고 계속 사용해 왔다. 실명은 비의지적이고 숙명적이어서 운명에 순응하는 의미가 있지만 나는 닉을 통하여 운명을 개척하면서 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닉을 지을 때 고심을 많이 했다. 기왕에 짓는 닉이라면 뜻과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동향의 정치인이었던 유진산 선생을 생각했다. 유진산 선생은 금산군 진산면 사람으로 진산은 실명이고 옥계(玉溪)를 호로 사용한 분이었다.
나는 기왕이면 진산 선생보다 더 큰 이름을 지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금산을 생각하게 되었다. 금산은 나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진산면을 아우르는 지명이어서 진산보다 더 큰 이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금산을 실명과 닉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지 인터넷을 검색했는데 지금은 많이 있지만 그 당시에는 발견할 수 없었다. 나는 하늘이 나를 위해 이름을 남겨두었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금산을 닉(호)으로 사용할 생각을 하고 금산의 의미를 찾기 시작했다.
금(錦)은 金 옆에 白(흰 백)과 巾(수건)이 붙어 있다. 白은 백두산처럼 머리를 의미할 수 있으므로 錦은 머리에 수건을 동여맨 형상이 된다. 내가 金해김씨이고 錦의 의미가 상민(촌놈)의 형상과 관계가 있으니 나 같은 무명인에게는 딱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촌놈으로 세상을 살겠다는 것은 나를 비하하고 자학하는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하여 다른 의미를 찾기 시작했다. 錦은 비단이라는 뜻으로 금의환향(錦衣還鄕)으로도 쓰인다. 내가 촌놈으로 세상을 살지만 운명을 개척하면서 열심히 살다 보면 사후에라도 비단 옷을 입을 수도 있다는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또 금산은 소리로는 금수강산, 금강산. 금수산을 줄여서 쓰는 의미도 있어서 한국을 금수강산 같은 아름다운 나라로 만드는 일에 일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기왕에 짓는 닉(호)이라면 의미가 있게 지어서 닉과 호에 걸맞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결과로 1996년에 한국의 정치발전을 위한 <대통령 자격시험>, 청소년들의 창의력 함양과 기독교 개혁을 위한 <놀라운 논리> 등의 책을 필력도 없는 솜씨로 저술하면서 필명으로도 사용한 적이 있었으니 나의 운명도 팔자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첫댓글 금산의 닉에 그렇게 심오한 뜻이 있는지 몰랐네요.. 저는 별 생각 없이 지었는데.. ^^ 부디 뜻을 이루셔서 금의환향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가지고도 상대의 심성과 인격을 알아볼수 있다는 사고에
동감하는 바입니다. 저는 엄청 탁하다는 느낌과 함께 근처에 가기도 싫고
꺼려 지더군요. 닉을 자주 바꾸는 사람들 또한 좋게 생각되지 않습니다.
휴대폰 전화번호도 마찬가지 입니다. 양지에 살고있는 사람들을 보면
옛것을 소중이 하며 오랫동안 사용하는 반면에..그렇지 않은 부류들은 변화를 자주하여 웬지 신임이 덜 가는것이 사실 입니다.
참으로 좋은 글이라 고 보며, 진작 이글을 보았더라면 더 심사숙고하여
닉을 지어볼걸 그랬습니다.... 감사합니다.
동서양은 동과 서.. 물교와 기독교.. 종교와 과학을 섭렵하고 통합하여 1원론에 해당하는 철학을 완성하겠다는 의미가 있으니 동서양보다 더 큰 닉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동서양닉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금수강산을 삶의 낙원으로 가꾸시길 바랍니다.
금산님의 앞날에 하느님의 가호가 있으리라 확신드리며...
금산이 고향이셨군요. 저의 돌아가신 부모님묘소를 금산에 모셨답니다.
고향이 어디인지 모르지만 부모님을 금산에 모셨다고 하니 저와 고향이 같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몇 개 카페에서는 본명 자체를 닉네임으로 하고 있지만 카페 성향에 따라 닉네임을 따로 만들어 활동하기도 합니다. 이름이 우리들의 삶에서 적지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은 한 성명학자를 알고부터입니다. 그는 상대방의 생년과 이름만 대면 마치 그의 삶을 옆에서 지켜본 것처럼 정확하곤 지적하였습니다. 일 년 정도 지켜보다가 결국 우리 가족 중 세 명이 개명을 하였고 처남 가족 세 명과 동서 가족 두 명이 알아서(?) 개명한 적이 있습니다.
개명한 이름을 다른 성명학자에게 보이면 또 개명하라고 말할 수도 있으니 자기가 직접 짓는 것이...^^
금산 님 말씀의 취지는 잘 압니다만 '농사일은 농사꾼에게 물으라'는 말이 있듯이 어떤 분야에 문리가 트인 분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 되리라 여깁니다. 저의 경우 그 성명학자를 무려 일 년 동안이나 지켜보면서 시험을 거친 후에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참고로 제 막내동생이 작년에 뒤늦게서야 딸을 낳았는데 동생 스스로 - 심혈을 기울였겠지만 - 두 개의 이름을 짓고서 감정을 의뢰한 바 두 개 모두가 '자수성가형'이라는 답이 나왔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바로 그 동생의 삶 자체가 자수성가형이었다는 것입니다.
모든 분야에는 전문가가 있게 마련이어서 올바른 전문가를 만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오늘날은 "도는 돈의 형님이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돈이 목적이 된 세상인 데다 사이비까지 나서서 극성을 떠는 세상이다 보니... 조영님처럼 신중하고 탐구정신이 투철한 분에게는 사이비가 설 자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초록이 동색이라고 막내 동생이 형님을 많이 닮은 듯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