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겠지요
-존경하는 오교수님께
이정재
큰 나무들도 가느다란 가지에서 시작됩니다 10층의 탑도 작은 벽돌을
하나씩 쌓아 올리는데서 시작됩니다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처음과 마찬가지로
주의를 기울이면 어떤 일도 해낼 수 있습니다 재깍재깍 시계소리와 함께
시간은 말없이 흘러가고 일년이란 숫자가 기다려주지 않고 빠르게 지나
가는 것 같습니다 그간 건강하시고 평안하신지요 짚신문학 시상식에서 뵈옵고
기뻐했습니다 시상식 많은 준비에 수고 많으셨으며 성황리에 끝난 시상식에 다시한번
더 감사드립니다 교수님 저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에 무한히 감사 드립니다 이번에
많은 말들과 어려움 속에서도 제 미숙한 글을 내 주신 교수님께 감사말씀 드립니다
어느 누구나 첫숟가락에 배부르지 않지만 계속 먹다보면 배가 부르기도 하겠지요
공연히 저 때문에 매번 다른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게 해 드린 점 대단히 죄송합니다
국문과에서 전공한 분들과 비교가 되겠습니까 봉사를 하다보니 그 느낌을 글로 쓰고
싶었고 그래서 연세 문예창작과정에 오게 되었습니다 시상식 끝나고 뒤풀이 갔을 때
동인 한분이 이야기 하고 싶다고 하기에 전화를 했습니다 호스피스 교육에 대해
물어 보더군요 2월에 등록하고 3월부터 10주간 교육을 받고 실습을 마치고 봉사를
하게 된다고 하니까 돈을 받고 하느냐고 물어 보더군요 무료 봉사와 후원금을 내면서
또 후원금을 모금하여 암환자들을 위해 쓰여진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어느 누구고 마음은 있지만 실천하기가 싶지는 않은 것이 호스피스 봉사이고
세월이 흐를수록 하시다가 그만 두신답니다
2000년도에 교육 받으신 분들 중에 우순영님과 저만 남았지요 저는 12년 다니던 직장을 접고 오로지 봉사와 일을 하면서 보고 느낀 것을 글로 옮겨 보겠다는 마음으로
문에창작과정에 오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미숙하고 모자람이 많은 글이지만 어여삐
보아 주시고 저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셨습니다 지금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더욱
열심히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교수님 2년동안 연세 간호대에서 에니어그램을 배우면서 모든 것을 수용하며 받아들이고 이해하니까 마음은 편안해진답니다
교수님께서 제가 마음에 상처 받을까 봐 말씀 안 하시는 것 알고 있었어요 동인회원들이 저에게 이야기 하는 것 들었거든요 저는 귀에 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배우는 것이 문학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이 이야기할 때 하나를 배우게 되지요 무조건 글만 쓴다고 글은 아니니까요 교수님 너무나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이제 더욱 열심히 노력하여 좋은 수필가로 수필집도 출판하여 출판기념회를 여는 날이 꼭 오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오늘이 있기까지는 교수님께서 여러가지로 마음 써 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신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겠지요 동인 한분은 제글을 읽고 머리가 아프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작품을 줄이다 보면 글 쓴 사람의 생각이 너무나
다른 글이 될 수 있어요 말이 이상해지기도 하지요 교수님 제가 2000년도부터 봉사하면서 느낀 것을 쓰게 되고 또 책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학과 접하게 되었습니다 국문과에서 공부한 분들은 모든 것이 좀 빠르긴 해도 우리들처럼 글을 처음
접하게 되면 많은 노력을 해야 하겠지요 교수님 실망 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교수님 모든 분들은 다들 하나 같이 말하지요 돈을 벌고 여유가 있을 때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마음뿐이지요 저는 다른 사람들을 섬김은 1.지금부터 2.여기부터 3.작은 것부터 4.할 수 있는 것부터 5.나부터 이렇게 알고 있지요 하지만 어려움을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은 어려운 사람을 모르고 배고파 보지 않은 사람은 배고픈 사람의
사정을 모르지요 있는 사람들은 베풀 줄 모르고 어려운 분들이 다 봉사도 하지요 시간을 쪼개면 다 할 수 있지요 사랑만 있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거든요 호스피스 하는 분들이 다 잘 살아서 오시는 분들은 없어요 어려움 속에서도 남을 도와 준다고 생각하지만 그분들한테 배우는 것이 너무나 많고 저희들 건강과 모든 것을 기도해 주시니 많은 복을 받게 되지요 하늘나라에 가서도 우리를 기도해 주신다는 말씀을 들으면 목이 멘답니다 인간이 때문에 정이 들고 나이가
젊으면 안타까운 일이 많이 있답니다 교수님 한번뿐인 삶이기에 후회하지 않고 잠시
잠깐 살다 가는 삶이지만 무언가 제 글을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편안하게 해드리고 싶고 제 삶이 활력소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요 받는 것보다 주는 삶이 더 보람이 있을 수 있지요 사람의 욕심은 한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하나 마음을 비우면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거든요 남을 위하는 것 같지만 자신이 발전이 되는 거지요
교수님 저는 모든 분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답니다 내 자녀들을 위해서도 봉사하시라고...남을 위하면 본인한테 몇 갑절로 돌아 온다고 말하고 싶답니다 베풀며 사는 삶이
성공하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 시간이 많이 흘렀나 봐요 온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충만하시길 빕니다 안녕히 계세요
2004년 12월 19일 새벽 4시 40분
제자 이정재 올림
약력
충북 음성 출생 연세대 사회교육원 문창과정 수료 연세 호스피스 과정 수료
문예와 비평<2003> 수필 등단,짚신문학상 수상<2009>,짚신문학회 임원,
강서문인협회 사무차장 한국통일문인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