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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원 박사의 周·人·工 四書三經] *—<제7강> (2016.02.22)
— <周·人·工 四書三經>은 ‘周易과 人性을 工夫하는 四書三經 강좌’를 말한다 —
*『周易』으로『大學』읽기 * (6)-1
☆…『대학(大學)』의 내용은 <경(經)> 1장(章)과 <전(傳)> 10개 장(章)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傳)> 10개 장(章)은 경일장(經一章)에 나오는 삼강령(三綱領)과 팔조목(八條目)을 덕목별로 구체화하여 서술하고 있는 내용으로 짜여져 있다. 그런데, 주자(朱子)는『대학장구』에서 <전1장>에는 삼강령(三綱領)의 ‘명명덕’을, <전2장>에는 ‘친민’을, <전3장>에는 ‘지어지선’을, <전4장>에는 ‘본말(本末)’을, <전5장>에는 팔조목(八條目)의 ‘격물치지(格物致知)’를, <전6장>은 ‘성의(誠意)’를, <전7장>은 ‘정심(正心)·수신(修身)’을, <전8장>은 ‘수신(修身)·제가(齊家)’를, <전9장>은 ‘제가(齊家)·치국(治國)’을, <전10장>은 ‘평천하(平天下)’와 ‘총론(總論)’을 서술하고 있다. 오늘은 <전10장>의 전반부(1~15절) 내용을 정독(精讀)했다.
<經一章> '大學之道 在明明德 在親民 在止於至善’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 先治其國 欲治其國者 先齊其家 欲齊其家者 先修其身
欲修其身者 先正其心 欲正其心者 先誠其意 欲誠其意者 先致其知 致知在格物
* <傳十章> — ‘평천하(平天下)’의 장(章)
10-01 所謂平天下 在治其國者 上老老而 民興孝 上長長而 民興弟
上恤孤而 民不倍 是以 君子有絜矩之道也 …
이른바 천하를 화평하게 하는 것이 그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다는 것은, 윗사람이 노인을 노인으로 대접하면 백성들이 효도하는 마음을 일으키며, 윗사람이 연장자를 연장자로 대접하면 백성들이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키며, 윗사람이 외로운 사람을 불쌍히 여기면 백성들은 배반하지 않는 것이니, 이 때문에 덕이 있는 사람은 잣대로 재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어구 해석] ———
‘老老’에서 앞의 ‘老-’는 동사 ‘노인으로 대접하다’, 뒤의 ‘-老’는 목적어인 명사 ‘노인’이다. ‘長長’도 마찬가지이다. 앞의 ‘長-’장은 동사 ‘윗사람으로 대접하다’, 뒤의 ‘-長’은 목적어인 명사 ‘윗사람’이다. ‘絜’(혈)은 ‘재다’, ‘헤아리다’는 뜻이고, ‘矩’(구)는 ‘곱자’를 뜻한다. (혈구)는 ‘사물을 재는 바른 잣대’로 ‘사람을 대하는 바르고 마땅한 마음가짐’을 뜻한다고 할 수있다.
[강설] ———
☆… 지도자는 백성의 본보기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노인을 잘 봉양하고, 윗사람을 공경하는 모습은 그대로 백성들이 효도와 공경, 즉 효제(孝悌)의 삶을 살게 하는 근원이 된다. 그리고 외로운 사람을 불쌍히 여겨 잘 보살피면 모든 사람들이 남을 보살피는 마음을 일으켜 배반하지 않는다. 우리말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때문에 순수한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잣대로 하여 남을 헤아리는 방법, 즉 혈구지도(絜矩之道)를 터득하여 알고 있다.
* [고려장(高麗葬) 이야기] ———
☆… 옛날 어떤 사람이 병들고 나이 많은 자기 아버지를 고려장하기 위해 아버지를 지게에 지고 산으로 갔다. 심산에 들어가 아버지와 함께 지게도 버리고 돌아서는데 같이 따라간 아들이 다시 지게를 지고 산을 내려가고자 했다. 아버지가, “그 지게는 왜?” 하고 묻자, 아들이 대답하기를 “저도 아버지 모실 때 써야죠.” 하는 것이 아닌가. 윗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아랫사람이 본받기 마련이다.
10-02 所惡於上 毋以使下 所惡於下 毋以事上 所惡於前 毋以先後 所惡於後
毋以從前 所惡於右 毋以交於左 所惡於左 毋以交於右 此之謂絜矩之道也
윗사람에게서 싫은 것을 가지고 아랫사람을 부리지 말며, 아랫사람에게서 싫은 것을 가지고 윗사람을 섬기지 말며, 앞 사람에게서 싫은 것을 가지고 뒷사람에 먼저 하지 말며, 뒷사람에게서 싫은 것을 가지고 앞사람에게 하지 말며, 오른쪽에 있는 사람에게서 싫은 것을 가지고 왼쪽 사람과 사귀지 말며, 왼쪽 사람에게서 싫은 것을 가지고 오른쪽 사람과 사귀지 말 것이니, 이것을 가지고 잣대로 재는 방법이라고 일컫는 것이다.
[강설] ———
☆… 내가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하면 남 또한 싫어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니 이것이 내 마음을 잣대로 삼아 남을 헤아리는 방법[혈구지도]이다. 이때 ‘내 마음의 잣대’란 순수한 것이어야 한다. 만약 잣대에 ‘자기 욕심’이 작용한다면 그것은 참다운 것이 될 수 없다. 일상적인 말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논어(論語)』에도 이르기를, “자기가 하고 싶지 않는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고 했다.
10-03 詩云 樂只君子 民之父母
民之所好 好之 民之所惡 惡之 此之謂民之父母
『시경(詩經)』소아(小雅) 남산대유편(南山有臺之篇)에 이르기를 “즐거운 군자여! 백성의 부모로다.” 하니, 백성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백성이 싫어하는 것을 싫어하므로 이를 일컬어 백성의 부모라고 하는 것이다.
[강설] ———
☆… “즐거운 군자여! 백성들의 부모로다” 하였는데 이때 군자는 덕(德)과 정치적 지위를 동시에 가진 사람이다. 덕(德)을 가진 임금이 혈구지도(絜矩之道), 즉 자기 마음을 잣대로 삼아 남을 헤아리는 방법을 가지고 다스림으로써 백성들과 일체가 되어, 백성들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백성들이 싫어하는 것을 싫어하면 백성들은 그를 부모처럼 좋아하고 따르게 될 것이므로 백성들의 부모와 같다고 한 것이다. 군자(君子)는 '하늘마음', 즉 '한마음'을 지니고 있으므로 늘 즐거운 것이다. 그런데 소인(小人)의 즐거움은 욕심을 채우는 데 있다. 소인은 욕심을 채워야 행복하다. 그러나 욕심이란 한(限)도 없는 것, 채우고 나면 또 다른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온전한 행복의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군자처럼 늘 즐겁지 아니한 것이다. ‘樂只君子’의 ‘只’는 어조를 고르게 하는 어조사이다.
10-04 詩云 節彼南山 維石巖巖 赫赫師尹 民具爾瞻
有國者 不可以不愼 辟則爲天下僇矣
『시경(詩經)』(小雅節南山之篇)에 이르기를, “우뚝한 저 남산이여! 오직 돌들이 빽빽하도다, 혁혁한 태사 윤씨여! 백성이 모두 너를 본다.”고 하였으니 나라를 가진 자 그 때문에 삼가지 아니할 수 없다. 편벽되면 천하 사람들에게 벌을 받을 것이다.
[어구 해석] ———
‘節彼南山’의 ‘節’은 깎아지른 듯이 높은 산의 모습이요, ‘維石巖巖’의 ‘巖巖’은 돌들이 중첩하여 험한 모양이다. ‘辟則爲天下僇矣’에서 ‘辟’은 ‘편벽(偏僻)하다’는 뜻이요 ‘僇’는 ‘륙(戮)’과 통용되어 ‘큰 형벌을 받는 것’, ‘크게 치욕(恥辱)스럽게 되는 것’을 나타낸다.
[강설] ———
☆… 시(詩)는 주로 비유(比喩)로 표현한다. 짧은 글 속에 다양한 의미와 정서를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역의 괘사나 효사도 마찬가지이다. 64괘 384효를 통하여 우주만물과 인간사의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하므로 비유를 통해서 표현한다. 위의 시에 나오는 ‘節彼南山 維石巖巖 赫赫師尹’은 우뚝한 저 남산의, 나무는 없이 돌들만 빽빽하여 험악한 모습을 모두 쳐다보고 있듯이, 높은 지위에 있는 윤 씨의, 혈구지도를 다하지 못하는 모습을 빗대어 표현한 말이다. 나라를 가진 임금은 그 때문에 조심하지 않을 수 없으니 편벽(偏僻)된 마음을 가지고 백성들이 좋아하는 것을 싫어하고 백성들이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면, 백성들이 그를 버릴 것이므로 나라가 망하게 되어 천하 사람들에게 큰 치욕을 당할 것이다.
10-05 詩云 殷之未喪師 克配上帝 儀監于殷 峻命不易
道得衆則得國 失衆則失國
『시경(詩經)』(文王篇)에 이르기를, “은(殷)나라가 무리(백성)를 잃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능히 상제(上帝)와 짝을 이루었다. 마땅히 은나라에서 보아야 한다. 큰 명(命)은 쉽지 아니하다.”고 하였으니 무리를 얻으면 나라를 얻고 무리를 잃으면 나라를 잃음을 말하는 것이다.
[강 설] ———
☆… 은(殷)나라를 세운 탕왕(湯王)은 성군(聖君)이다. 백성과 한마음이 된 후덕함으로 모든 백성의 추앙을 받아 왕업을 이루었다. 하늘[上帝]이 함께 했다. 그러나 마지막 주왕(紂王)은 포악한 정치를 하여 백성들이 그를 버렸다. 나라는 망하고 천하 사람들에게 큰 치욕을 당했다. 주(周)나라 성왕(成王)을 경계하여 한 말이다. 탕(湯)과 같은 성군(聖君)은 귀감(龜鑑)으로 삼고, 주(紂)와 같은 폭군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10-06 是故 君子先愼乎德 有德此有人 有人此有土 有土此有財 有財此有用
이 때문에 군자는 먼저 덕(德)에 있어서 삼가야 하는 것이니, 덕이 있으면 곧 사람이 있고, 사람이 있으면 곧 땅이 있으며, 땅이 있으면 곧 재물이 있고, 재물이 있으면 쓸 수가 있다.
[강 설] ———
☆… 훌륭한 임금은 먼저 덕(德)을 갖추는 일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니, 덕이 있으면 백성이 따르고 백성이 따르면 그들이 경작하는 땅이 국가재산이므로 국토가 생기며, 국토가 있으면 땅에서 농산물이 수확되므로 재물이 생기고, 재물이 생기면 국가를 경영하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게 된다.
10-07 德者本也 財者末也 08 外本內末 爭民施奪
09 是故財聚則民散 財散則民聚
덕(德)이라는 것은 근본(根本)이고 재물(財物)이라는 것은 말단(末端)이다. 근본을 외면하고 말단을 중시하면 백성들을 다투도록 유도하고 남의 것을 빼앗도록 인도하게 된다. … 이 때문에 재물이 모이면 백성이 흩어지고, 재물이 흩어지면 백성이 모인다. …
[강 설] ———
☆… ‘덕이 근본이요 재물이 말단(德本財末)’이라고 하여 재물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덕(德)이 재물에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교는 물질적인 부를 경시하는 것이 아니다. 현실 정치에서 리더는 덕(德)을 근본으로 하여 나라를 부강(富强)하게 하여야 하고, 구성원[백성]에게는 삶을 풍족(豊足)하게 한 연후에 덕행을 가르친다.(先富後敎)
☆… 맹자(孟子)는 제(齊) 선왕(宣王)이 정치에 대해서 묻자 “백성들이 배부르게 먹고 따뜻하게 지내면 왕도의 길은 자연히 열리게 된다. 경제적으로 생활이 안정되지 않아도 항상 바른 마음으 가질 수 있는 것은 오직 뜻있는 선비만 가능한 일이다. 일반 백성들은 경제적인 안정이 없으면 항상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없다. 항상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없다면 방탕하고 편벽되며 부정하고 허황되어 이미 어찌할 수가 없게 된다. 백성들이 죄를 범한 후에 법으로 그들을 처벌한다는 것은 곧 백성을 그물질하는 것과 같다.(無恒産而有恒心者 唯士爲能 若民則無恒産 因無恒心 苟無恒心 放僻邪侈 無不爲已 及陷於罪然後 從而刑之 是罔民也)” 했다. 이 말은『맹자(孟子)』의 ‘양혜왕(梁惠王) 상편’에 나오는 말로, 즉,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맹자는 항산이 있는 사람은 항심이 있고, 항산이 없는 사람은 항심이 없다고 역설하면서 항심이 없으면 어떤 나쁜 짓이라도 할 수 있으므로 특히 교육에 있어 도덕을 강조하였던 것이다.
☆… 근본인 덕을 도외시하고 말단인 재물을 중시하면, 남을 아끼거나 남에게 사양하는 마음이 없어지고 한정된 재물을 서로 차지하려고 서로 다투게 된다. 그것은 백성들로 하여금 남의 것을 빼앗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도록 하는 정치를 시행하는 것이다. 덕(德)은 인의(仁義)로 형성되며 재물(財物)은 사사로운 욕심(慾心)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덕(德)은 혈구지도이니 만인에게 공정하게 베푸는 정치를 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공감을 얻게 하는 것이다.
* [주역으로 읽기] ———
☆… 덕(德)을 나타내는 주역의 괘는 팔괘(八卦)에서 간괘(艮卦, ☶)에 해당한다. 간(艮)은 산(山)에 해당하므로 ‘덕(德)은 산(山)처럼 쌓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그러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주역의 괘는 화천(火天) 대유괘(大有卦)이다. 천(天)은 ‘하늘’이요 ‘덕(德)’을 상징한다. 그리고 불[火]는 ‘밝음’과 ‘부(富)’를 상징한다. 그래서 대유(大有)는 대유원형(大有元亨)이니 ‘덕을 기반으로 하여 부를 쌓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유(大有)라, 크게 소유하는 형국이다. 밝게 시작하고 크게 번창한다. 단(彖)에서 말했다. ‘대유는 부드러운 것이 높은 자리를 얻어 한 가운데 위치하면서 위아래가 그에게 응하므로 대유(大有)라 한 것이다. 그 덕이 강건하고 문명하며 하늘에 응하여 때맞게 행한다. 이 때문에 일을 잘 시작하고크게 번창한다.’ 상(象)에서 말했다. ‘불[☲]이 하늘[☰] 위에 있는 것이 대유이니 군자가 이 괘의 이치를 살펴 악을 막고 선을 드러내며 하늘에 따르고 명(命)을 아름답게 한다.’”
10-10 是故言悖而出者 亦悖而入 貨悖而入者 亦悖而出
이 때문에 말이 거슬려서 나간 것은 또한 거슬려서 들어오고, 재물이 거슬려서 들어온 것은 또한 거슬려서 나간다.
[강 설] ———
☆… 말은 그 사람의 마음의 표현이다. 본성이 착하면 말도 믿음이 있고 진실하다. 말이 거칠다는 것은 마음이 거칠다는 뜻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우리 인간의 본성을 원래 착하다. 하늘로부터 품부 받은 착한 본성(本性)을 보존하고 그 마음으로 말과 행동이 발현하도록 해야 하는데, 원래 지니고 하늘마음 즉 착한 본성이 욕심(慾心)이 작용하면 거칠고 좋지 않은 성정(性情)으로 발현된다. 퇴계 선생은 전자를 이발(理發)이라 하고 후자를 기발(氣發)이라고 했다. 잘못된 성정을 참다운 원래 본성으로 회복하는 것이 우리가 공부하는 학문의 요체(要諦)이다. 우리 몸은 신명(神命)이 사는 집이다. 덕(德)이 몸에서 출입을 한다면 재화는 집에서 출입한다. 중요한 것은 재물은 정당한 방법으로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탈세나 편법으로 벌어들이는 재화는 결국 자신을 망치는 재앙(災殃)이 된다.
* [주역으로 읽기] ———
☆… 덕(德)을 갖춘 대인(大人)이 되기 위하여 무엇보다 욕심으로 인하여 잘못된 성정을 회복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본성(本性)을 회복(回復)하는 일, 즉 복성(復性)에 해당하는 주역의 괘는 (24) 지뢰(地雷) 복괘(復卦)가 있다. 이 괘의 상괘는 곤괘(坤卦, ☷)이고 하괘는 진괘(震卦, ☳)이다. 이 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다섯 음(陰) 가운데서 유일한 양(陽)인 초구(初九)이다. 초구는 이 괘 전체의 생명(生命)이다. 가을에 떨어진 열매가 봄이 되어 새싹이 돋아나는 경우와 같다. 새싹이 자라 다시 가지를 뻗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작년에 떨어진 낙엽이 모두 썩어서 자양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이 씨앗이 부활하여 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 그래서 이 괘를 복(復)이라 붙였다. …
(괘사에 이르기를) 돌아오는 형국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나가고 들어와도 병이 없다. 그 도를 반복하여 7일이 되어 돌아와 부활하니 가는 바가 있으면 이롭다. 단(彖)에서 말했다. ‘돌아와야 하는 형국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은 굳센 것이 돌아와 움직이면서 순한 마음으로 행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출입하는 것에 걱정거리가 생기지 않고 벗이 오면 허물이 없는 것이다. 그 도를 반복하여 7일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은 하늘의 운행이다. 가는 바가 있으면 이롭다는 것은 굳센 것이 자라나기 때문이다. 만물이 돌아오는 것에서 천지의 마음을 볼 수 있다.(復, 亨. 出入无疾, 朋來无咎, 反復其道, 七日來復. 利有攸往. 彖曰,“復,亨”剛反, 動而以順行, 是以“出入无疾, 朋來无咎”“反復其道, 七日來復”天行也.“利有攸往”剛長也. 復,其見天地之心乎?)’
10-11 康誥曰 惟命 不于常 道善則得之 不善則失之矣
『서경(書經)』강고에서는 “오직 명(命)은 한 곳에 머물지 아니한다.”고 하였으니, 착하면 그것[命]을 얻고 착하지 아니하면 잃는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어구 해석] ———
‘不于常’에서 ‘不’은 문법적으로 동사가 되어 있으므로 ‘있지 아니하다’로 해석한다.
[강 설] ———
☆… 모든 백성은 모든 백성의 공통의 뜻을 대변하는 자를 대표자를 추대하지만, 한번 추대한 사람을 계속 추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백성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백성은 백성의 뜻을 대변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을 대표로 추대하는 것이다. 민심이 천심이다. 덕(德)이 있으면 명(命)이 함께 하지만 덕이 없으면 민심이 떠나고 나라는 망한다.
10-12 楚書曰 楚國 無以爲寶 惟善 以爲寶
『초서(楚書)』에서는 “초나라는 다른 것으로는 보배 삼을 것이 없고 오직 착한 이로써 보배 삼는다.” 하였다.
[강 설] ———
☆… ‘楚書’는『국어(國語)』‘초어(楚語) 하(下)’를 두고 하는 말이다.『국어(國語)』는 춘추시대 팔국(八國)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춘추 팔국은 주(周)·노(魯)·제(齊)·정(鄭)·진(晉)·초(楚)·오(吳)·월(越)이다. ‘초어(楚語) 하(下)’에 보면, 옛날 조간자(趙簡子)가 백형(白珩)이라는 패옥을 가지고 자랑하면서 초(楚)의 대부인 왕손어(王孫圉)에게 초(楚)나라의 보배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하고 물으니 왕손어는 “우리 초나라는 금과 옥을 보배로 여기지 아니하고 착하고 어진 신하를 보배로 여긴다.”고 대답한 것이 기록되어 있는데 재물이 근본이 아니라 덕인 근본임을 말하고 있다.’
10-13 舅犯曰亡人 無以爲寶 仁親 以爲寶
외삼촌 범(犯)은, “망명한 사람[文公]은 다른 것으로는 보배 삼을 것이 없고 부모와 하나 되는 것으로써 보배 삼아야 한다.” 하였다.
[강 설] ———
☆… 옛날 진(晉)의 공자 중이(重耳, 후에 文公이 됨)가 진(秦)에 망명하여 있을 때, 그의 부친 헌공(獻公)이 죽자 진(秦)의 목공(穆公)은 이 기회가 중이(重耳)가 귀국하여 정권을 잡을 것을 권하지만, 그의 외삼촌인 자범은 “중이는 정권을 잡는 등 다른 일을 보배로 삼지 아니하고 오직 부모에게 효도하여 부모와 한마음이 되는 것을 보배로 삼아야 하기 때문에 아버지의 상(喪)에 임하여 다른 마음을 먹지 않고 오직 애통해 할 뿐이다.”라고 하였다.
10-14 秦誓曰 若有一个臣 斷斷兮 無他技 其心 休休焉 其如有容焉
人之有技 若己有之人之彦聖 其心好之 不啻若自其口出 寔能容之
以能保我子孫黎民 尙亦有利哉 人之有技 娼疾以惡之 人之彦聖 而違之
俾不通 寔不能容 以不能保我子孫黎民 亦曰殆哉
10-15 唯仁人 放流之 迸諸四夷 不與同中國 此謂唯仁人 爲能愛人 能惡人
『서경(書經)』에 이르기를, “만약 어떤 신하가 있는데 다양하지 못하여 다른 재주가 없으나 그 마음이 너그러우면 포용력이 있는 듯하다. 다른 사람의 재주 있음을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처럼 (좋아)하고, 다른 사람의 빼어나고 훌륭한 것을 마음으로 좋아하고, 자기 입에서 나온 것 같이만 아니하면, 이는 포용력이 있는 것이니, 그러므로 나의 자손과 백성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니, 오히려 또한 이로움이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재주 있음을 시기하고 질투하여 그를 미워하고, 다른 사람의 빼어나고 훌륭함을 거부하여 출세하지 못하도록 하면 이는 포용력이 없는 것이니, 그럼으로써 나의 자손과 백성을 보존할 수 없는 것이니, 또한 위태롭다고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오직 어진 사람만이 (이런 사람들을) 추방하여 사방 오랑캐 지방으로 내쫓아서 중원의 사람들과 함께 살지 않게 할 것이다. 이 때문에 오직 어진 사람만이 남을 사랑할 수 있고 남을 미워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어구 해석] ———
'斷斷兮'의 '斷斷'에 대해서 주자(朱子)나 정현(鄭玄)은 '성일(誠一)한 모양'이라 하였고, 공영달은 '성실전일(誠實專一)'이라 하였으나, 이 문맥에서 보면 '무타기(無他技)', 즉 재주가 없는 것을 형용하는 말이므로 부정적인 뜻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休休焉'의 '休休'는 너그러운 모양을 형용하는 말이다. '不啻若自其口出'에서 '啻'(시)는 '다만', '~뿐'이라는 뜻이요, '寔能容之'의 '寔'(식)은 '시(是)'와 통용되는 말이다. '以能保我子孫黎民'에서 '黎民'(여민)은 '백성'을 지칭하는 말인데, 백성의 머리가 검은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俾不通'에서 '俾'(비)는 '~로 하여금', '~하게 하다' 뜻으로 사역형을 만들어주는 구실을 한다.
[강 설] ———
☆… 위에 인용된 글은,『서경(書經)』주서(周書)의 진서편( 秦誓篇)에서 진(秦)의 목공(穆公)이 신하들에게 맹세하여 고(告)한 내용이다. 자기에게 재주가 없으나 그 마음이 너그러우면 그는 남을 포용할 수 있다. 마음이 너그러운 사람은 본마음이 순수하여 본마음을 실천하는 사람이므로 남을 자기처럼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 남의 재주 있는 것을 보면 자기가 재주 있는 것만큼이나 기뻐하고 남의 빼어나고 훌륭한 것을 보면 마치 자기 일처럼 좋아한다. 그러나 재주가 있으나 다른 사람을 물리침으로써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사람은, 백성과 한마음이 된 사람이 백성의 뜻으로 그를 제거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재주만 있는 사람이 그를 제거한다면 악순환이 거듭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람은 사방의 오랑캐들이 사는 지역으로 추방하여, 다시는 우리가 사는 문화지역[中國]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 물론 가장 ‘완전한 사람’은 재덕(才德)을 겸비한 사람이다. 그 다음은 재주는 없으나 덕(德)이 있는 사람이다. 그는 훌륭한 인재를 포용하는 정치를 행하여 임금을 잘 보필한다. 그런데 덕이 없이 재주만 있는 사람은 나라를 어지럽게 하거나 정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한 사람이다. 세종실록(世宗實錄)에도 “덕보다 재주가 많은 사람은 나라를 잘못되게 하지 않은 적이 없다.(才勝德者 未有不誤國家)”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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