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 동화 <눈이 내리는 여름>이 그림책으로 나왔다.
그림책으로 읽으니 새롭다.
무엇보다 동화를 읽을 때는 몰랐는데
짧은 문장과 대화들이 그림책 문장으로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동화를 처음 발굴했을 때 탑이 아주머니가 등장해서 깜짝 놀랐었다.
(이 동화는 《기독교교육》 1970년 6월호에 발표된 동화다.)
동화 <보리 이삭 팰 때>(1975년 6월 《새가정》 발표, 《사과나무 밭 달님》수록)에 나오는
그 탑이 아주머니였기 때문이다.
권정생은 <눈이 내리는 여름>에서,
더운 여름에도 춥고 외롭게 사는 탑이 아주머니 이야기를 쓰고 나서
5년 후 불쌍하게 죽은 탑이 아주머니를 추모하며 <보리 이삭 팰 때>를 또 쓴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동화를 읽으면 늘 탑이아주머니가 먼저 떠올랐는데
그림책을 보면서는 아이들이 먼저 보였다.
탑이 아주머니는 아이들이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 준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었구나.
그림책으로 처음 읽었을 때 느낌이 그랬다.
고정순 화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그렇게 풀어내었다.
춥고 힘든 상황에도 서로 손잡고 안아주며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앞으로 더 천천히 두고 읽어보아야겠다.
동화집 《눈이 내리는 여름》 으로도 다시 읽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