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코드 / 眞如 홍은자
한 달에 두 번 쉬었던 것을 코로나 핑계로 매주 쉬고 있다.
쉬어도 쉬는 게 아니라고 재차 젖혀지는 커튼이 불만을 흔든다.
해가 상투 끝을 당길 때 쪽잠을 취하지만 것도 반나절 중 잠깐,
나갔다가도 이내 돌아온 남편은 마주 앉아 입 벌리는 것에 불안해했다.
덩달아, 먹어 비워진 접시처럼 주워 담을 대화마저도 사라져 간다.
시선은 허허롭고 갈 데는 많은데 오라는 곳 보자는 이가 서로 침통이라
맑고 붉은 날조차 스스로 가두는 형국의 날만 이어지고 있다
하면, 벽만 응시하고 있는 고요의 방을 헤집으며 시간을 찍어 날린다.
여름 옷 접어두고 가을 반 겨울 옷 반으로 나열 해놓으면서
마음에 들지 않아 즐겨 찾지 않던 것을 폐박스에 인심 쓰듯 던져 주면
취하기 위해 흘린 땀과 고생 묻은 것들의 아우성이 이명으로 들려오고
한동안은 여전히 비늘 딱지 벗겨지지 않은 어린아이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애썼던 열정 반만큼만 아꼈었더라면 지원금 공짜 돈에 반색하지는 않았으리.
거, 속주머니마저 비어 가는데 방구석 쇼핑 몰은 폭이 점점 늘어나고
부자는 더 크게 올라서고 서민은 어렵게 빚 내 쪼들림의 한숨만 쌓이는데
창문 밖 단풍잎은 부질없는 몸짓의 유혹을 연이어 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