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내가 티격태격한다.
/김요한
봄볕에 새 파랗게 기분 업 된 나와
생의 수레바퀴에 치인 멍울진 내가
이끼 낀 바위 위에서 티격태격하고 있다.
봄을 맞는 나는 행복하자고 보채이고
상처입고 마음상한 나는 그대로 우울한 채
벚꽃가루 날리는 거리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언제 나와 내가 오붓이 이마 맞대고
나는 너를 용서하고 나는 너를 사랑한다 할까?
어느 시인이 어떤 누구를 만나고 나서야
그의 안 사람과 바깥사람이 결혼을 하고
비로소 행복하게 되었노라 말했는데 과연 그는?
해 아래의 승자독식의 룰에 치여 기분 잡친 나
약삭빠른 계산으로 그 정글을 비집고 살아온 나
그 때는 맞았으나 지금은 틀린 엉킨 나의 심사가
벚꽃의 화사함을 가리는 실루엣이 되어 몽롱하다.
그때 그 시인이 만난 누구는 과연 어디에 계실까?
나 마음잡고 그 분을 찾아 만나 물어, 물어봐야지
어떻게 하면 나와 내가 결혼하여 사랑할 수 있는지
첫댓글 댓글은 제가 먼저...그래서 시인은 영적 우주선을 타고 올라가 그 창문을 통해 보이는 광경을 중계방송하는 거죠. 바로 우리를 향한 그분의 손짓을 언어화 하는 작업이죠.
아멘!
류시화 시인의 책 제목과 동일합니다.
"시로 납치하다"
주님의 사랑의 이야기가 서사적인 운율로 저는 이미 납치 당했습니다.
매일.납치 당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류시화님이 납치란 말을 썼나 보네요. 저는 주의 죽으심과 다시 사심 그리고 승천에 피납되었다 말하곤 합니다. 그 사랑에 납치 그 생명에 납치 아름다운 은어입니다.
"그 때는 맞았으나 지금은 틀린 엉킨 나의 심사"
"주님의 사랑의 이야기가 서사적인 운율로 저는 이미 납치 당했습니다."
"주의 죽으심과 다시 사심 그리고 승천에 피납되었다"
고귀하고 깊은~ 거룩한 기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