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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속리산의 작은 영웅들 [신산-조봉산-낙영산-도명산]
▶ 산행장소 : 괴산군 청천면 귀만리 가락골(들머리), 청천면 화양리 화양계곡(날머리)
▶ 산행일자 : 2002년 05월 18일(토요일) - 날씨 : 오전한때 비온 후 맑음,
▶ 산행코스 : 가락골(09:55)~밀목재(10:15)~신산(10:46)~사거리안부(11:41)~새내삼거리(13:03)~조봉산정상(12:33)~상부인과바위(13:20)~상신리갈림길(13:48)~공림사안부(13:55)~낙영산(14:07)~도명산(15:00)~화양동계곡(16:00)
◎ 산행거리 : 약 13Km (도상거리), ◎ 산행시간 : 약 6시간 (식사, 휴식 포함)
◎ 참석인원 : : 금수강산, 권분남, 능금, 노으리, 산길로, 수니, 육호진, 이한성, 심산, 이경한, 곽상훈, 김이권, 김한영, 또마, 단풍, 박영종, 산수, 아차산, 청계산, 안일준(총 20명)
- 산행기 -
예보에도 없던 비가 새벽부터 내리고 있다
새벽 05시 20분, 권분남씨에게서 전화가 온다.
어디로 가면 되느냐는 전화, 일단은 남대구 IC 진입로 마지막주유소 앞에서 만나기로 한다.
다시 조금 있다 이번엔 산길로님의 전화다.
역시 같은 장소를 설명해주고 만나기로 한 장소를 향해 부리나케 배낭 메고 나간다.
06시가 조금 못되어 두 팀을 주유소 옆 충무해물탕 주차장에서 만나고 처음보는 산길로님과 능금님과 인사를 한다. 그리고 권분남씨를 두 분에게 소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오늘의 동행자가 된다.
모두 차 한 대에 옮겨 타고 운전은 산길로님이 하신다.
고속도로를 가다 구미 IC에서 마지막 육호님을 다시 동승시키고 모두 5명이 간다.
- 09시 55분 들머리출발
청천면 '귀만리'라는 곳에서 차를 멈추고 마을다리를 건너서 들어가니 이곳이 '가락골'이라 한다.
여기서 금수강산님과 통화를 하여 마을 안쪽에서 서로 만난다. 이때시간 08시 30분 경,
대구에서 5명 제천에서 1명이 현지합류, 모두 6명이 서울 차 오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예정시간 8시30분은 넘었고 09시 정도면 오지 않겠나 했던 것이 의외로 늦어진다.
기다리는 동안 마을길을 천천히 올라가서 우리가 시작해야할 들머리를 찾아본다.
마을길이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가는 곳, 이곳이 주변지형을 보니 지도상의 들머리가 된다.
산으로 향하는 두 갈래 산길이 있어 양쪽 다 진행해보니 결국 한군데서 만나는 길이다.
들머리를 찾아놓고 서울 팀에게 전화를 해보니 곧 도착할 것이라는 대답이었으나 영 오지를 않는다
무슨 일일까? 09시 05분, 들머리 확인을 해놓고 기다리고 있었지만 차가 도착한시간은 09시 50분쯤이다.
분명 무슨 일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만 역시... 차가 빵구가 나서 그렇게 되었다한다
준치님을 비롯, 서울멤버 14명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서로 인사 나누고 산행이 시작된다.
- 10시 10분, 첫 무명봉
초입은 묘를 지나 서서히 능선으로 올라간다.
때마침 내리는 비는 멎고 대체로 분명한 오솔길을 따라 얼마간 나아가니 길이 둘로 나뉜다.
좌측 트래버스하는 선명한 길을 버리고 희미한 길은 잡아서 봉우리를 오른다.
5~6분 정도 급하게 올려치는 봉우리에 올라보니 이어지는 능선이 없다. 에궁, 잘못 올라온 봉우리다.
방향만 잡고 길도 없는 산 사면을 무조건 치고 내려온다.
좌측으로 낮은 능선을 찾아들어 서니 아까 버렸던 좋은 길과 연결이 된다.
이 과정에서 빗물 젖은 잡목 숲에 바지 꼬락서니가 너나할것없이 엉망이 되어버린다.
- 10시 35분, 둘째 무명봉
지형도상의 밀목치를 통과한 듯 서서히 오르막을 타기 시작한다.
중간에 자연동굴 두 개가 연이어서 나타나고 20분 정도 깔딱 지게 올라서니 다시 무명봉,
정상에는 'C코스'라는 화살표 나무 조각 하나가 박혀있다.
얼마나 급하게 올려쳤는지 선두 5~6명 정도만 보이고 뒤는 아무도 없다.
- 10시 46분, 신산(522m) 정상
무명봉을 내려서자마자 다시 오르막길이다.
능선 오르는 길과 좌우 사방으로 길들이 널려있다.
일단은 날등을 고수하여 계속 오르다보니 또다시 봉우리에 선다.
정신없이 올라 치기만 했을 뿐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다.
준치님이 '신산'이라고 했을 때, 그때 사 지도를 맞춰가며 현 위치를 파악한다.
신산이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정상엔 역시 C코스라는 똑같은 나무 조각만 있고 아무 것도 없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 아무리 기다려도 후미가 오지를 않는다.
얼마 있다 준치님과 일행 몇 명은 먼저 출발하고 6명 정도 남아서 나머지 후미를 기다린다.
한참 뒤 금수강산님 한테서 전화가 온다. 길을 잊어먹은 것 같다고...,
위치를 물으니 어디쯤인줄은 모르겠고 길 따라 쭉 왔는데 인삼밭이 나왔다고 한다.
우린 그들이 있는 위치를 모르는 채 통화만 몇 번 오고가다가 답답한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단풍님이 이곳저곳 내려가서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는 걸로 봐서 제법 떨어진 모양이다.
나중에는 통화마저 안되고.., 이렇게 근 40분 가량을 기다리다가 결국은 여기를 내려간다.
- 11시 41분, 사거리 안부(B코스표지판)
이어지는 능선길은 신산을 올라온 방향에서 90도 우측을 꺾어서 내려 쏟는 길이다.
급비탈이 끝나고 편안한 능선길에 안착하자 봉우리 아래 우회하여오는 길을 만난다.
혹, 뒷사람이 오면 잘 따라오라고 리본을 착실히 달아놓고 간다.
뚜렷한 능선 길을 10여분 따라가자 제법 널직한 사거리안부 하나를 만난다.
이번엔 B코스라고 적힌 같은 그 나무표지판도 보이고... 좌우등산로도 분명했다.
- 12시 03분, 삼거리안부
사거리안부를 지나자 산길은 은근히 오르막길로 변한다.
이제 헷갈리고 자시고하는 길은 없다. 길 따라 쭉 올라가기만 하면 되는 그런 곳,
그러나 경사가 제법 된다. 한 오르막 헐떡이며 올랐다 싶을 때, 우측으로 뚜렷한 등산로가 보인다.
아마 상신리 '새내마을'쪽에서 올라오는 조봉산 등산코스 인 것 같다.
-12시 24분 조봉산(644m) 정상
한 기세 수그러들던 오르막이 다시금 고도를 높인다.
아까부터 산봉우리에서 누군가가 계속해서 우리보고 소리지르는 것 같다.
에고, 빨리 안 온다고 그라는건지...? 마음은 급하고 빤히 보이는 저놈의 봉우리는 왜 이리도 먼지...,
이제 응답하기도 귀찮고 입 딱 다물고 고냥 오르기만 한다.
600미터급 봉우리라고 우습게 볼게 아니다. 삼거리를 지나 꼬박 20분이나 걸려 정상에 오른다.
좌측으로 지 능선길이 잘 발달되어있고 정상은 바로 우측 널찍한 잔디밭 헬기장 이다.
그런데 소리를 지르던 일행은 정상이 아닌 좌측 지능선 쪽에서 소리가 들린다.
아니? 정상을 두고 왜 저기들 모여있을까...? 얼른 달려 가보니 홍승과운무님 한 분이 계셨고 몇 분이 방향을 잘못가신 것 같다며 이곳에서 일행들을 찾고있었다. 뭐가 뭔지...? 알 수가 없는 판국이다.
다시 정상에 돌아오니 시간이 12시 33분을 가리킨다.
배도 고프고 식사할 때도 되었다. 일행합류도할 겸 일단 정상석 앞 잔디밭에서 판을 벌린다.
곧이어 한동안 안보였던 얼굴들이 하나둘 정상으로 모여든다.
또마님도 보이고 권분남씨 산수님 아차산님 (그외... 기억 안남)그리고 마지막으로 금수강산님 또 산길로님과 능금님 등, 사방팔방 흩어졌던 일행들이 속속들이 정상으로 올라오신다.
마치 조봉산정상을 가운데 두고 각자 흩어져서 다른 산행들을 하고 모여든 사람들 같다.
- 13시 50분, 미륵산성터 만남
조봉산 정상에서의 점심식사, 엉겁결에 식사를 마치고 12시 58분. 이곳을 떠난다.
잔잔한 육산길이 잠시 이어지더니 갑자기 험악한 바위지대가 나타난다.
좌측으로는 우람한 바위봉, 우측 절벽으로 줄을 잡고 조심스레 내려오니 다시 기어올라야하는 바윗길, 잠시 괜찮은가 했더니 다시 엄청난 바위가 가로막는다. 길은 아래로 개구멍 같은 곳을 통과하는 곳이다.
뭔 놈의 길이 이래! 투덜거리며 꼴사납게 구멍으로 기어 들어가니 아쭈! 이게 사이즈가 꼭 맞다. 이곳이 바로 '산부인과바위'라나 어쩐다나...? (잠시 후 심산님이 알려줘서 알았음)
산부인과바위, 이름이 재미있다. 히히.. 그러면 내가 저 산부인과바위에서 순산해서 나왔다는 얘긴가...?
조봉산을 떠나 20여분만에 이 산부인과바위를 만나면 여기서 속리산 특유의 아기자기한 바윗길과 노송길을 번갈아 가는 산길을 맛본다. 이렇게 약 25분 정도 가다보면 봉우리 하나를 치닫게 되는데 바로 상신리로 갈라지는 삼거리봉우리다. 조봉산 최고의 백미가 코뿔소바위라고 했던가...? 그 코뿔소바위로 갈 수 있는 곳, 하지만 짬을 낼 수가 없다. 아쉬운 발걸음은 좌측 내려서는 길을 선택, 그냥 내달려버린다.(13:48)
잠시 아래로 빠지던 길이 얼마안가 웬 돌길인가 했더니 허물어진 옛 성터 길로 연결된다.
성터의 이름도 모른 채 약 7분 정도 성터를 밟고 가니 넓은 안부사거리, 즉 공림사사거리에 당도한다.
크다란 안내간판엔 '미륵산성터'의 안내문이 적혀있고 좌우산길을 알리는 이정표도 서있다.
우측이 공림사 가는 길, 좌측이 도명산으로 직접가는 길, 직진 로프 쳐놓은 곳이 낙영산 진행하는 길이다.
- 14시 07분, 낙영산(684m) 정상
로프를 넘어 낙영산을 향해간다.
이 부근은 여러번 와본 곳이라 길이 낯설지가 않다.
나무뿌리가 드러난 흙 경사 길, 그러나 숲이 좋은 오르막산길이다.
약 15분 정도 깔딱진 고개를 올라가면 정상석이 서있는 낙영산 정상에 닿는다.
바위위에 남겨놓은 막걸리 한 통과 안주가 놓여있다. 음, 올라오느라 수고했으니 한잔 걸치라는 배려...
그것까지는 좋았는데 한잔 걸치는 도중, 헉! 육호님과 단풍님이 봉우리 왼쪽(北)에서 불쑥 나타나신다.
아까 육호한테 전화가 왔을 때가 오후 1시30분쯤, 그때 나는 코끼리바위라는 전망대에 있을 때였고 그는 선두그룹인 준치님과 함께 이곳 낙영산 정상에서 식사하고 떠난다 했는데, 이게 어케된 노릇일까...?
처음엔 산에 천연비료 주고 오시나 했더니 숨을 헐떡이는 모습이... 에궁, 알바하고 올라오는 중이라 한다.
에그머니나, 이걸 워쩐다냐! 후훗... 나르는 두 노루의 알바라... 음, 별 신경 안 써도 되갔다.
40분간의 알바! 그거 내가 했으면 장난이 아닐텐데... 히유! 천만다행이다.
- 15시 00분, 도명산(643m) 정상
낙영산을 내려와 동쪽능선을 따라 진행한다.
시간이 꽤 걸릴 줄 알았는데 분주히 서둘러서 인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되지 않았다.
노송들이 멋진 평탄한 날등 길을 잠시 내려오니 전망이 확 펼쳐지는 '641봉' 사거리다.
우측 공림사, 좌측 도명산 길, 바위 밑으로 뚝 떨어지는 직진길이 742봉 넘어 가령산 또는 백악산 가는 길이다.
좌측 키 작은 관목사이로 들어서면 얼마안가서 햇볕 쏟아지는 민둥봉 헬기장을 지난다.
다시 아늑한 숲 속길 이어지고 가끔씩 노출되는 전망을 힐끔거리며 20여분 나아가면 봉우리 위에다 군부대 이론교육장 만들어놓은 곳이 나온다. 이곳에도 사방으로 전망은 좋다.
도명산 우람한 봉우리가 잡일 듯 서있다. 계속해서 운치 있는 산길을 신나게 밟으면 삼거리안부다.
공림사 안부에서 오는 넓은 산길이 좌측으로 나있다.
우측 봉우리를 트래버스하여 중간으로 올라서는 길이 있지만 전방 바위를 향해 직접 올라선다.
꽤 경사가 급한 넓은 규모의 슬랩 바윗길이다. 겨울철에는 생각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곳,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스릴을 느끼며 올라가는 재미있는 길이다.
슬랩이 끝나면 줄을 잡고 오르는 급경사 암릉 구간이 기다리고있다.
다시한번 힘을 한번 쓰면 도명산 전위봉에 올라선다. 바로 앞 정상에 올라가 있는 일행들이 보인다.
우측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다. 하지만 마지막 민자바위를 네발로 기어서 올라서니 바로 정상석 앞이다.
괴산군청에서 세워놓은 까만 대리석의 새 정상석이 있고, 정상일대의 경관은 가히 절경이다.
건너편 바라보이는 바위봉우리에 준치님이 이쪽을 보고 소리를 지른다. 이쪽에서도 응답,
도명산정상에서 일행 합류를 기대했으나 여기서도 선두는 저만치 가고 없었다.
산길로님과 능금님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나머지일행들을 전부 모아서 내려간다.
- 16시 00분, 화양동계곡 도착
정상에서 이어지는 길은 철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다.
한번 내려선 철계단이 끝나고 잠시 능선길 이어가는가 했더니 또다시 철계단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조금 가다 멈추겠지 했던 철계단은 자꾸만 아래로 한없이 떨어지기만 한다.
계단을 다 내려와서 흙 길을 만날 때쯤 방향을 재어보니 서쪽이 아닌 북쪽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갈미봉쪽 능선을 지나친 모양이다. 화양동으로 하산하기로 했으나 시간도 되는 것 같고... 갈미봉을 가볼까 했으나 이 또한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온 길을 되올라가서 갈미봉을 찾아가는 것도 내심 내키지가 않는 일,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마침 너른 반석에서 마음의 부담을 떨쳐버리고 느긋한 휴식을 즐기고 본다.
청계산님이 좀 아쉬운 눈치였으나 다른 분들은 대충 잘된 듯한 눈치..., 나 역시 별 미련을 두진 않는다.
종료시간도 적당하고 나중에 뒤풀이시간도 가져야하고 돌아가서 내일 산행도 준비해야겠고... 뭐 이런 등등의 시간적인 개념들이 갈미봉의 의미를 별 미련 없이 만드는 것 같다.
오고가는 근교산행 객들을 빈번하게 만난다,
왼쪽 지능선 자락에 붙는 마지막 갈림길을 외면하고 일사천리로 하산을 한다.
어느새 계곡물소리가 들리더니 하얀 반석이 펼쳐있는 화양동계곡에 닿는다.
수량이 불어난 화양동계곡은 그 명성에 걸 맞는 아름다운 계곡미를 연출하고 있었다.
간단한 세면과 탁족을 한 뒤, 차도를 따라 슬금슬금 걸어나가니 매표소에 닿게 되고 바로 매표소 밖에서 준치님이 기다리고 있다. 허허.. 이 어른 아침 신산에서 얼굴보고 처음이구랴.
사실상의 산행은 끝나고 이제 남은 건 뒤풀이다.
뒤풀이장소는 근처 박대천 다리 밑, 모두 대기하고있던 승합차를 타고 이동을 한다.
-- 끝 --
※ 덧붙이는 글
박대천에서의 뒤풀이 이야기
청주의 수니님이 하산시간에 맞춰 준비한 보쌈수육과 즉석 삼겹살 구이 이야기들...,
그리고 행방이 묘연했던 몇몇 일행들의 뒤늦게 합류한 뒷 이야기들...,
처음 만나는 산님들과 언제나 반가운 sbs의 여러 산님들과의 뒤풀이 막초 이야기들...등,
쓰고자 했던 이야기는 많았지만 산행과 무관한 뒷 이야기들 또는 사적인 내용이 너무 많은 자리를 메우게 된다면 이 또한 바람직한 일이 못될 것 같다는 판단에서 이를 자제 생략하였습니다.
같이 산행한 이야기의 주인공님들께서는 이점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꼭 한마디....
대구까지 승용차를 태워준 수니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뜨거운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