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습회. 단순히 강습회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좋은 추억을 가지고 갑니다. 5월 1일부터 4일까지 4일동안 정말 뜻깊었습니다.
우선 이번 강습회 준비로 이래저래 바쁘고 열심히 선생님들 모시느라 정말 술 한잔 따라 드리기도 어려워 보였던 송은석 관장님, 일정 소화에 있어서 운전 및 진행에 신경써주신 부남철 선배님과 도남도장 회원님들께 우선 감사드립니다. 행사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좋은 환경(태권도장 도장으로서 정말 부럽고.. 괜찮았습니다.)에서 맛있는 음식까지 고루 경험했습니다.
도장에 숙소를 제공해 주신 문영찬 지부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첫날 토요일은 잠도 못 주무셨다는데 지금쯤 뻗어계실듯.. ㅋㅋ 글구 오늘 공항에까지 바래다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박병성 형님하고 지부장님하고 기억은.. 도장에서 술을 걍 엄청 먹었던 기억만이.. ㅎ~ 제주도에서는 정말이지 관계가 좋아지지 않을수가 없는.. ^^ 이러다보니 홍희 형수님께서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항상 아이키도에서 강조하는 좋은 관계, 그리고 무도인으로서 기본적인 자세에 대해서 좋은 말씀 가슴에 잘 새기겠습니다.
송경창 형님, 정다희, 홍지연, 워렌 회원님 등(이름들을 제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차량운전, 물품 준비 등에 부지런히, 능동적으로 진행을 돕는 모습에서 제주도 지부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강습회 참여하는 모습만 보았을 때에는 여느 도장에서나 볼 수 있는 일반 회원들과 다를바 없었던 것 같았지만, 이번 강습회에 같이 움직이면서 왜 제주도 회원들이 가장 멀리서 서울과 춘천 등 거리를 마다않고 오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분위기에서 실시한 강습회는 평생 포착하기 어려운 좋은 내용들이 아낌없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강습회 둘째날인 일요일. 윤선생님과 이시바시 선생님 두 분 모두 3시간동안 검술이 체술화 되는 과정을 여러 기술과 검술을 넘나들며 보여주셨습니다. 수백년 이어져 온 검술 전통이 현대의 아이키도로 훌륭하게 전승되는 과정을 재현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흥분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체력에 한계가 오는게 아니라 오히려 필을 있는대로 받다보니, 신기하게도 좀 딱딱한 태권도 바닥에서 구르는 통증이 사라지고 신들린 듯 역동적으로 수신을 했습니다.
마지막 날 술을 기울이면서, 우리 한국 회원들이 참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키도를 한국에서 윤대현 선생님을 통해서 접할 수 있다는 것'
강습회 일요일날 이시바시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긴 하지만, 문영찬 지부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수련중에 숨을 고르며 스치듯 들었던 말씀이 정답이라는 것에 급공감하게 되더라고요.
미묘한 한일관계, 잘못된 한국 합기도의 현실.. 이런 열악한 객관적 현실에서,
한 무도인이 개인적으로는 기회비용적 측면에서 잘못된 선택(돈을 훨씬 잘 벌 수 있었던 격투기 협회장의 길을 포기)을 하면서까지 한국 무도계에 길이 남을 길을 개척했다는 것.
20년이 넘는 시행착오와 시련 끝에 한국 아이키도의 수준을 세계적으로도 자랑할 만한 수준으로 올려놓은 이 좋은 토양위에 우리가 서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또 다른 개인적인 불행(= 윤선생님은 2001년도에 미국에 이민을 가 보다 풍족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좌절된 적이 있었다.)이 결국 한국 회원들에게 있어서는,
1) 이런저런 형태의 협회 운영 경험이 풍부하면서도,
2) 타고난 무술적 재능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연구와 노력을 아낌없이 하는 무술지도자,
3) 노소를 가리지 않고 교감할 수 있는 좋은 스승
을 놓치지 않은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는...... 그런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지금 이 순간, 올해가 어떻게 바쁘다보니 참 빨리 가긴 했지만 정말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멀리 제주도까지 오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업이 바쁘다보니 오지 못하는 회원들과 나를 비교해보니 말입니다.
다니는 직장때문에 저도 5월2일(토) 비행기표를 사고자 했으나 5월1일(금) 표를 살 수 밖에 없었던.. 그래서 직장에 많이 눈치 봐야 했지만 비행기표를 밀린 불행(?)이 이런 좋은 경험을 얻는 행운(?)이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앞으로 아이키도 하면서 저에게 떨어지는 모든 불행(?)과 행운이 (선생님의 모든 불행(?)과 행운이 우리에게 결국 행운이 되어 돌아온 것처럼) 저 자신과 한국 아이키도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윤선생님.. 일요일 저녁식사때, 저에게 "차경윤이, 오타쿠가 된 거, 나한테 고마워 해야한다. 뭔가 깊이있게 매진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건지 모르지?"라고 웃으며 말씀하셨는데.. 쑥스러워 바로 대답을 못했습니다만..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만이 아니라 모두가 확인할 수 있게 수련후기로 답을 대신하고 싶습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