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타경』에서 말하는 선의 기준】
세간 사람들이 말하는 윤리도덕의 관념도 우리는 선이라 부르지요. 우리는
“아무개는 선을 닦고 덕을 쌓은 선인이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서방극락세계에 왕생하는 것은 세간의 윤리도덕을 기준으로 삼는
게 아니라 극락왕생하여 성불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그렇다면 오계십선으로는 자격이 안 되므로 ‘선남자’라 불릴 자격이 없겠지요.
이 ‘선남자’는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 걸까요?
『아미타경』의 앞 부분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여러 으뜸가는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모여 사느니라.
또 ‘적은 선근과 복덕’을 가진 사람은 왕생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지요.
‘으뜸가는 훌륭한 사람’이란 당연히 아비발치阿鞞跋致의 보살과 일생보처一生補處의
보살들을 기준으로 삼는 것입니다. 그분들의 등급을 기준으로 한다면
오계십선을 으뜸가는 선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인광대사님께서도 말씀하시기를, “세간의 선업을 만약에 염불의 정업淨業에
견주어 말한다면 여전히 악업이다”고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여전히
윤회하는 것이고 여전히 오염된 것이어서 기껏해야 우리로 하여금 인간과
천상에 태어나도록 해줄 수 있을 뿐, 생사해탈하도록 해줄 순 없기 때문입니다.
설사 아라한과 같은 성인일지라도 만약에 아비발치·일생보처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그분들은 성불의 싹을 틔울 수 없는 ‘바싹 마른 새싹과 썩은 종자焦芽敗種’에
불과하므로, 선이 아니라 악에 속하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는 무슨 자격으로 선이라 불릴 수 있을까요? 우리가 염불을 하면,
육자명호 속에 아미타불의 과지의 공덕이 원만히 구족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선근·큰 선근·가장 수승한 선근·위없는 선근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선남자·선여인’으로 불리를 것입니다. 그러니 오직 선을 닦고 덕을 쌓는 사람만이
자격이 있고 능력이 있고 아주 좋은 선심善心이 있어서 그런 사람이
염불해야만 비로소 왕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나는 어떤가?
망상도 있고 잡념도 있고, 또 나쁜 생각들도 있기에 나는
염불해도 아마 왕생할 수 없을 거야’ 이렇게 의심하고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누구든지 염불만 하면 모두 ‘선남자’라 불리게 되고, 장래에 왕생하여
‘으뜸가는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모여 살게’ 됩니다.
이것이 ‘선남자·선여인’에 대한 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