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1년 좀 넘는 기간동안 공부를 했습니다. 공부하면서 합격수기를 꼭 쓰고 싶었습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전에 저 또한 합격수기를 찾아 보면서 공부방법이나 교재선택 등이 도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생활
우선 제일 하고 싶은 말은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다수가 인정하는 공부방법을 참고하고 따르되, 자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깨우치셨으면 좋겠습니다.
보통의 수험생들처럼 저 또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 스탑워치를 시간재기와 세븐일레븐(7시 공부시작 11시 공부 끝)을 지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6시쯤 일어나서 도서관에 7시까지 가는 것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하루 전체 컨디션으로 봤을 때는 저한테 맞지 않는 방법인 것 같았습니다. 잠을 충분히 자야 정신이 맑아서 그냥 잠을 줄이지 않고 아침밥도 제대로 먹고 9시쯤까지 도서관을 가서 공부했는데 훨신 효율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탑워치로 순공시간을 재는 것 또한 뿌듯하긴 했지만 시간재는 데 신경을 쓰고 싶지 않고, 공부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와닿아서 시간 재기를 멈췄습니다.
그리고 개인차가 있겠지만 저는 한 장소에서 쭉 공부를 잘하는 타입이 아니어서 도서관+독서실을 병행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 또는 반나절은 쉬어주시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안 쉬고 공부하기도 해봤는데 능률 떨어지고 침체되더라구요.
시험 한달 전부터는 거의 9시부터 6시까지 도서관, 밤 9시부터 1시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했습니다.
한편, 어떤 과목이든 암기할 사항이 많기 때문에 포스트잇이나 메모지 핸드폰 사진 등을 통해 틈새시간을 활용해서 외울거리를 보는 것이랑 체력을 위해서 운동을 하는 것은 꼭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목 허리가 좋지 않아서 고생했는데 올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에 3,4일을 저녁에 2시간 정도 시간을 쓰는 게 아깝기도 했지만 오래 앉아있는 수험생들에겐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강도가 세지 않은 운동을 꾸준히 하시기를 바랍니다^^
#과목별 공부방법
국어
기본서와 기출은 이선재 쌤으로 했습니다. 교재구성이나 강의완성도가 좋습니다. 기본서랑 기출을 계속 회독을 올리되, 특정 파트, 가령 한자는 김병태 쌤, 문법은 배미진 쌤 수업을 들으며 모자란 부분을 채웠습니다. 강의 스타일이 다 다른데 저는 세분 선생님들 다 너무 좋아합니다 ㅎㅎ 일단 선생님이 좋으면 수업 듣는게 즐거워지니 프리패스 들으시는 분들은 꼭 맞는 선생님부터 찾아보세요.
기출은 연습장에 문제 풀면서 회독 문법/규범 부분은 5회 정도 회독했습니다. 시험 몇달 전에 동형모의고사를 풀었는데 정확하게 이해되지 않은 부분들은 기본서를 계속 들춰봤습니다. 시험이 있는 주에도 기본서 전체 회독은 해주시면 좋습니다. 국어가 은근히 방대하기 때문에 독해나 어휘 등 취약한 부분이 있다면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계획을 잘 잡으시는 게 좋아요. 저는 시험치기 직전까지도 지방직이랑 교육청 중에 고민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자나 고유어도 손에서 놓을 수 없었습니다. 선재4권이랑 한샘어휘를 밴드스터디로 계속 돌렸습니다. 선재쌤 어플은 버스탈 때나 잠자리에서 식당에서 등 자주 보면서 반복했습니다. 어플 활용 굉장히 도움됩니다.
영어
저 스스로 영어가 약하다고 생각해서 제일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공부 시작하기 전에도 영어 과목이 제일 걱정이었고 공부 시작할 때 시험삼아 기출을 한번 풀어봤는데 영어점수가 가장 낮았습니다. 영어는 1타강사들도 많지만, 저는 맛보기 강좌를 들어보고 조은정 쌤 으로 시작했습니다. 현재 공무원강의도 하지 않으시지만 저는 공기밥으로 문법을 다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독단기까지 했는데 책이 두꺼운 편이라 다 끝냈을 때 보람있었습니다. 그리고 어휘가 약해서 합격생 수기에 많이 나오는 허민샘 보카바이블3.0 책을 여러번 돌렸습니다. 혼자서 외우다가 나중에는 밴드스터디를 구해서 하루에 2day씩 외우고 쪽지시험을 보고 인증사진을 올리는 식으로 10번 넘게 돌려본 것 같습니다. 유사어 등이 잘 실려있어서 어휘공부에 도움이 됐습니다. 어휘는 되도록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 공부할 생각이 있으면 바로 시작하세요. 그리고 하프모의고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저는 이동기하프모고랑 한덕현새벽모고를 다 풀어봤는데 한쌤만 하는 것보다는 여러쌤 하프 푸는게 좋은 것 같아요. 시험 몇달 전에 손직숙40포 이동기100포도 두번 이상씩 봤습니다. 시험 임박했을 때는 모의고사 꼭 풀어보세요. 시간조절 신경쓰면서 실전처럼 하는 연습이 꼭 필요합니다.
국사
국사는 공시 문외한이던 저도 알고 있던 전한길 쌤으로 시작했습니다. 3.0 기본서랑 필노로 개념을 잡고 기출도 한길쌤꺼를 들었는데 초반에는 점수가 도통 오르지 않아 의외로 애먹었던 과목입니다. 공부할 때도 흥미롭고 열심히 봤는데 문제를 풀면 틀리는 이유가 두가지였습니다. 1. 문제에 익숙하지 않은 것. 2. 국사범위가 방대한데 1회독에 텀이 너무 길었던 것. 기출을 아무리 돌려도 점수가 낮다 하시는 분들은 1회독에 어느정도 걸리는지 계산해 보세요. 기출문제 양이 많을 때는 홀수번호, 짝수번호로 푼다든지 해서 1회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나가는 게 좋습니다. 기출 몇번 돌리면 외울 부분, 중요한 부분 점점 보이더군요. 암기거리는 필노 틈틈이 보고, 포스트잇이나 사진찍어서 계속 외웠습니다. 모의고사 점수 좀 나올 시점에 올해 국가직 치고 완전 좌절했습니다. 난도가 있긴 했지만 힘빠져 있던 때 고종훈 선생님 유튜브 강의보고 다시 계획을 잡았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9급공무원 시험이면 쌤 강의나 교재에 나온 부분만 봐도 합격선에는 충분하다는 이야기가 도움이 됐습니다. 정말 지엽적인 것까지 봐야하나, 학교 교과서를 구해야하나 혼란했을 때 선생님 말씀 믿고 빠르게 이론 복습한 다음에 고사부동형모고 풀면서 지방직을 준비했습니다. 막판에 공티비 특강도 도움됐습니다. 국사는 잘 가르치시는 쌤들 많은 것 같아요.
사회
위종욱 쌤 기본서 + 민준호 쌤 기출 + 최영희 쌤 특강으로 공부했습니다. 솔직히 사회과목은 최상으로 마음에 드는 선생님을 찾지 못했습니다. 사회는 처음에 만만하게 알고 시작했다가 끝까지 힘들게 한 과목인 것 같습니다. 확실히 공부할 때는 크게 어렵지 않은데 문제 풀기 시작하면 처음엔 경제문제가, 나중에는 법정이 괴롭힙니다. 그리고 이번 교육청시험에서 사회가 가장 성적이 낮은데다가 조정점수도 불안해서 힘들었습니다. 사회도 문제풀이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한 사회만큼은 모의고사를 많이 풀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문제스타일이 다양한데 한번이라도 풀어본 스타일이 실전에 나온다면 도움이 되거든요. 선택과목 허술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사회만큼은 100점 맞는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마음
직장 여러곳을 전전하다가 뒤늦게 공시판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그래서 처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로 했을 때 무조건 단기합격 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먼저 합격한 친구들한테도 가족들한테도 단기합격 할거라고 떠들고 다녔습니다. 몇 달 후 첫 시험을 치고서 스스로 너무 자만했다 싶었지만요. 공부하는 기간동안 뿌듯하고 소소한 행복이 있는 날도 있었지만 대개는 힘들고 외롭고 자격지심 들어서 빨리 공시판을 탈출하고 싶었습니다. 불만도 많아지고 성격이 안좋아진다는 걸 자각할 수 있었거든요. 주변에 보면 공시생이 직업이 되는 듯한 사람도 있더라구요. 적당히 공부하고 적당히 하고싶은 것은 다하고... 제발 공시생 생활에 적응하지 마세요. 이제껏 했던 것 중 가장 치열하게 공부하세요. 그래서 얼른 합격해서 이 생활을 끝내겠다고 마음을 다잡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하지만 저도 엄청난 독종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관도 가고, 가끔 바람도 쐬러 가고, 하지만 공부하는 동안은 스스로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진짜 하기 싫은 부분, 약한 부분, 다시 보기 싫은 것들을 모르는 척하지 않고 반복해서 보고 내 것으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이나 지인들 만나면 공부흐름이 끊어지고 잡념이 생긴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1월부터는 약속을 잡지 않고 카카오톡 등 sns도 끊었습니다. 진짜 올해는 꼭 최종합격한다는 생각이 점점 더 간절해져서 시험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스탑워치 시간 재는 것도, 공부노트에 정성들여 적는 시간도 낭비같아졌습니다. 다이어리 적고 가꾸는 걸 되게 좋아하는 사람인데도요. 마지막에는 포스트잇에 할 것 적고 버리고 글씨도 날려쓰고 기본서에 형광팬 죽죽 그으면서 머리에 집어넣으려고 했어요. 시험 한달 전, 그리고 특히 정신력이 떨어지기 쉬운 마지막 1주일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마시고, 저력있게 준비하세요. 시험 당일도 나는 꼭 이번에 합격한다는 마음으로 대심하게 길을 나서고, 자리 운이나 감독관 운 등 모든 것을 대범하게 넘기시기 바랍니다.
#갈무리
힘들 때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나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공공기관에서 몇달 일한 경험이 있는데 현직자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인생의 여유와 만족감 같은게 부럽더라구요. 그리고 공무원이 된다는 것은 중소기업에서 일할 때처럼 회사가 없어지거나, 회사사정이 어려워져서 정리해고를 당할 일도 없고, 꾸준히 해당 분야의 커리어를 키워나갈 수 있다는 점이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면접 강의를 들을 때 선생님이 최종합격 하고 일주일만에 잃어버렸던 자신감 다 찾아올 수 있다고 하셨는데, 글쎄요 저는 아직은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다만,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시고 스케줄 꽉 찬 하루가 아닌 뒹굴뒹굴 여유부리는 하루가 너무 좋습니다.
누구보다 간절히 준비하실, 저보다 훨씬 똑똑하실 여러분들도 꼭 원하는 직렬, 지역에서 합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