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저는 수능을 본지 10년이 넘은 30대 합격생입니다. 사기업에 근무하다 그만두고 숨마투스 프리패스 환급형을 구매하여 공부했습니다.
1. 공부 기간: 2018. 9. 28 ~2019. 6.15 (약 9개월)
2. 공부 환경 및 시간: 집에서 공부했습니다. 책상의 양 옆을 막아 독서실 같은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가끔씩은 3m 귀마개를 끼거나 유튜브의 백색소음 영상을 틀었습니다. 너무 조용한 환경보다는 오히려 약간의 소음이 있는 곳에서 집중을 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나중에 실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공부를 하다가 너무 졸릴 때는 타이머를 맞춰 놓고 잠깐 누워서 잠을 자고 다시 공부를 했습니다. 스터디는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순공시간은 보통 8~9시간이었고 컨디션 좋을때는 10~11시간 했습니다. 국가직 지나고 나서는 9시간 거의 못 넘겼어요.. 일주일에 하루는 휴일로 정하고 오전에 한자 같은 단순암기를 하고 오후에 쉬거나 통으로 쉬곤 했습니다.
3. 과목별 공부 방법 1) 국어: -문법: 이선재 선생님 기본 강의 완강 후 1회독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것 같아 권규호 선생님 문법 강의를 들었습니다. 강의 수가 짧고, 강의 중에 함께 암기를 하는 방식이라 좋았습니다.
-비문학: 독해는 자신 있는 편이라 문제집을 구입하여 감을 잃지 않도록 매일 조금씩 꾸준히 풀었습니다.
-문학: 문학 선지 개념어를 숙지하고, 기출문제를 풀어보면서 문제 유형 파악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자: 김병태 선생님 한자성어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름 석자만 쓸 줄 아는 한자 바보였고 부수도 하나도 몰랐습니다. 그런 제게 김병태 선생님 강의는 한줄기 빛과 같았습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제가 끅끅대며 웃을 수 있는 유일한 강의였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확실히 한자를 제대로 알고 알려주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음절 한자는 권규호 선생님 강의를 들었는데, 중복되는 기출 한자를 정리해놓은 교재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공부해 본 결과 한자는 한자성어만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기타: 어휘 암기는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해 막판에 선생님들이 찍어주시는 것만 봤습니다.
2) 영어: -단어: 이동기 3000으로 공부하다가 서울시 추가채용을 보고 나서는 단어가 부족하다고 느껴 보카바이블 4.0을 봤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보카바이블4.0을 보시길 추천합니다. B권에서 어근, 접두어별로 정리된 부분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방대한 양이기 때문에 표제어를 전부 보기 보다는 진하게 표시된 부분만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단어는 사람마다 암기 방법이 다르지만 손으로 쓸 시간에 여러 번 보는 게 더 낫더라구요. 일명 ‘눈에 바르기’를 추천합니다.
-독해: 토익 900점대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토익과 다르게 공무원 영어는 전체 내용을 정확히 파악해야 문제가 풀리는 것 같습니다. 긴 문장은 뉘앙스만 잡고 넘어가는 버릇을 고치고자 긴 문장을 분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해석이 잘 안되는 긴 문장들만 따로 연습장에 적어놨습니다. 모아서 보면 어떤 부분에서 가장 혼란스러운지 대충 파악이 됩니다. 자신이 약한 부분을 알고 문제를 푸는 것과 모르고 푸는 것은 매우 다릅니다. 많이들 푸시는 하프는 풀지 않았고 그냥 시중 문제집을 사서 풀었습니다. 유형별로 문제가 정리되어 있는 문제집(이동기 독해원리 완성편) 하나 정도는 풀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모의고사는 이동기, 손진숙, 김기훈 선생님 이렇게 풀었습니다. 보통 모의고사는 고난이도 문제로 구성되어있어 시간 내 풀기 어려운 게 정상이고, 실제 기출 유형과 맞지 않는 문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좌절하지 마시고 모의고사는 그냥 독해력 늘린다고 생각하고 푸세요. 모의고사보다 기출이 훨씬 중요합니다. 실제로 시험에 출제되는 건 기출과 유사합니다. 지방직 시험 두달 전부터는 기출만 풀었습니다.
-문법: 손진숙 선생님 40포인트 강의를 듣고, 900제를 풀고 신성일 선생님 555도 풀었습니다. 일단 기본 뼈대를 잡고 나면 어려운 문법 문제에 집착하게 되는데, 그것보다 많이 나오는 포인트를 확실히 아는 게 중요합니다. 독해와 마찬가지로 문법은 정말로 기출 분석이 중요합니다. 선지를 봤을 때 ‘무엇을 물어보려고 만든 문장인지’가 바로 눈에 보여야 합니다.
3) 한국사 -문동균 선생님 올인원 강의를 듣고 판서노트로 공부했습니다. 일단 강의 시간도 짧고 깔끔합니다. 두문자도 도움이 되구요. 기출은 독학하기에 전한길 선생님 책이 좋다기에 풀었습니다. 기출이 눈에 익어 지겨울 즈음부터는 동형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이것 저것 풀어봤지만 고종훈, 신영식 선생님의 문제가 질이 가장 좋습니다. 기출 기반이면서 잘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잘 짚어줍니다. 지엽적인 문제 1문제를 잡기보다는 기출에서 강조된 나머지 19문제를 다 맞는 것이 중요합니다.
4) 행정법 -써니 선생님 기본강의/기출강의를 들었습니다. 처음엔 용어가 생소해서 너무 괴로웠지만, 소위 눈에 바르는 과정을 거치면 조금씩 이해가 됩니다. 선생님이 기출강의에서 빈출되는 부분을 넘어가지 않고 항상 짚어주십니다. 강의를 듣고 혼자 회독을 하면 그 부분은 뇌리에 확실히 박혀 있어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정답이 눈에 보입니다. 이 단계가 지나고 난 뒤 기본서를 회독했는데 그 때 정말 이해가 쉽게 됩니다. 이후로는 암기가 중요합니다. 시험 임박 시기에는 헷갈리거나 외워지지 않는 논점을 a4용지에 타이핑해서 시간날 때마다 봤습니다. 행정법은 기출+최신판례가 중요합니다. 기출이 너무 지겨워서 쳐다보기 싫은 정도가 아니라면 굳이 모의고사를 풀지 않아도 고득점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써니 선생님은 제가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를 한 고마운 분입니다. 강의 끝날 때마다 해주시는 말씀도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5) 사회 -민준호 선생님 교재가 좋다고 하여 기본 강의를 들은 후, 경제 문제가 이해가 가지 않아 이것 저것 다른 선생님들의 특강을 많이 들었습니다. (수포자입니다.) 최영희 선생님은 명쾌하게 이해를 시켜주십니다. 그리고 김일영 선생님은 수험식 문제풀이에 딱 맞는 강의를 하십니다. 사회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문제를 봤을 때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바로 답을 낼 수 있게 가르쳐 주십니다. 솔직히 말하면 경제 문제는 5개의 선지를 모두 이해할 필요 없습니다. 해설을 다 들을 필요도 없구요. 논점이 있는 1개 선지만 이해하고 넘어가도 됩니다. 어차피 또 동일한 유형으로 나오거든요…그런 면에서 김일영 선생님은 정말 ‘경제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게 해주십니다. 교재가 조금 아쉬운데 프린트로도 많이 진행하셔서, 경제로 애먹는 수험생들은 시간낭비 마시고 꼭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너무 어려운 모의고사 풀지 마세요. 사회 어려워지는 추세라고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닙니다. 기출 난이도에 킬러문제 1,2개 나오는 걸로 겁먹고 그렇게 시간부족한 모의고사 풀 필요 없는 것 같습니다. 최영희 선생님 모의고사 난이도가 적절해서 좋았습니다.
4. 기타: 도움되었던 공부방법 몇가지 써보겠습니다. - 유튜브 공부 방송 시청: 가끔 틀어놨는데 외로움 줄이기에 조금 도움되었던 것 같습니다. - 포스트잇 곳곳에 붙이기: 잘 외워지지 않는 것들 따로 시간내기 보다 수시로 보면 좋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하면서 본다든지 자투리 시간 활용하면서요. - 기출 풀이 방법: 처음 풀 때는 문제집에 표시 안 하고 풀었습니다. 틀린 문제만 x 작게 표시하고 반복해서 풀면서 x 표시했습니다. 5번 정도 풀면 x가 3~5 개 있는 부분이 약점입니다. 그 부분위주로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정답을 맞는게 문제가 아니라 선지 5개를 다 알고 넘어가야 합니다(사회 경제 제외) 기출을 3회 이상 풀었을 때 확실히 알고 있는 선지는 연필로 줄을 그어서 지웠습니다. 더 이상 볼 필요가 없으니깐요.. 그런식으로 공부 양을 줄여가야 합니다. 꾸준히 지워나가다 보면 회독이 늘 수록 소요시간은 줄어듭니다. - 오답노트: 어느정도 기본 뼈대가 잡혔다는 느낌이 드는 시기가 옵니다. 하지만 본인이 약한 부분은 몇 번을 풀어도 틀립니다. 그 문제를 잡아야 합니다. A4용지에 간단하게 타이핑해서 따로 모아 보면 좋습니다. 아는 내용 볼 시간에 그걸 한 번 더 보세요.
- 커리 변경: 무조건 1타 고집할 필요 없어요. 맞는 사람꺼 들으세요. 1타 선생님들은 교재 질이 좋고 조교가 많아서 각종 자료들이 빵빵하긴 해요. 근데 자기랑 안 맞으면 소용 없어요. 저도 처음엔 1타를 들었지만 다른 선생님들꺼 들으면서 커리 바꿔타고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들마다 각자가 더 잘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5. 마치며: 목표 기간 내 합격을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절실함이었습니다. “이 정도 베이스가 있는데, 해볼까?” 가 아니라 “무조건 합격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저는 사기업 경력이 있지만 다시 그 업계로 돌아갈 마음이 없었고 경쟁률이 어떻든 나이가 어떻든 그냥 될 때까지 할 거라고 다짐하고 공시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는데도 헤드헌터한테 이메일을 받거나, 혼자 있는 것이 너무 괴롭거나 할 때 멘탈이 흔들렸습니다. 하물며 애매한 마음으로 시작하면 얼마나 견디기 어려울지 상상도 안 갑니다. 공시를 처음 준비하시는 분들은 본인이 얼마나 공직자가 되고 싶은지를 생각해보시고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절실함, 노력, 운 3박자가 맞아야 합격하는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