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합격수기를 보고 또 보면서..합격수기 쓰는 날만 기다렸습니다.
막상 최종합격을 하니 기쁨보다는 안도감(이제 더 이상 이 공부를 안 해도 된다는)이 훨씬 더 큰 것 같습니다.
실제 수험기간은 2018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입니다.[약 1년 6개월]
처음 공시를 시작할 때는 단기합격이 정말 하고 싶어서 단기합격수기만 찾아보고.. 전범위도 제대로 못 돌리고, 2018년 국가직을 처음 보았습니다. 보신 분들은 다 아시죠..역대급 국어&한국사 헬난이도.. 그것도 처음 보는 공시였는데, 정말 충격이 컸습니다.
점수는 반타작이었고.. 이어서 보았던 지방직, 서울시 역시 마찬가지로 턱없는 점수로 광탈했습니다. 나름 고등학교 때 공부 열심히 한 편이었고, 하면 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나름 노력한 결과였는데, 정말 좌절이 컸습니다. 2018년 6월 서울시 시험이 끝나고, 7월부터 프리패스를 큰 마음 먹고 결제하였습니다. 하지만 바로 시작은 하지 못했고, 마음을 다잡는 전환의 기회로 직업상담사 2급 자격증 시험을 보았습니다. 평소 관심 있던 분야였고, 가산점 확보 차원에서 따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8월에 1차 시험, 10월에 2차 실기가 있었는데 그 때는 공통 과목만 겨우 했던 것 같습니다. 직상사 시험을 다행히 합격하고, 그제서야 집중해서 공시에 올인할 수 있었습니다. 프리패스를 새로 끊었기 때문에 교재도 다 새로 샀고,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공부에 투자하는 것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 때 읽었던 책 중에 전효진 선생님의 ‘독하게 합격하는 방법’, 이상희님의 ‘부장님 죄송해요, 공무원 합격했어요’, 남세진님의 ‘새벽 세 시, 공시생 일기’ 등이 큰 도움 되었습니다. 특히 전효진 선생님께 직접 배우지는 않았지만, 정말 존경하는 분입니다. 그 후로도 저와 유사한 상황에서 공부하신 수많은 합격생들의 방식을 참고했습니다. 밤에 자기 전에도 합격수기를 읽다가 잠드면서 지금 내가 제대로 잘 하고 있는지, 내가 정말 합격할 수 있을까..꼭 해내고 싶다..그런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1. 국어(이선재, 김병태 선생님)
사실 국어를 원래 좋아하고, 잘 한다고 생각해서 처음엔 가볍게 생각했었는데, 큰 오산이었습니다.
우선, 기출 분석과 실전문제 풀이에 집중했습니다. 선재샘의 기출실록, 나침판 시리즈는 기본 3회독 이상 했습니다.
재시하면서 병태요정님의 매력을 알게 되었는데, 문법 정리할 때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특히 고유어, 한자성어 강의는 탁월하시기 때문에 추천드리고, 시험 직전까지 요약 정리해주시는 강의를 강추합니다.
국어는 언어 과목이기 때문에 매일 감을 잃지 않도록 꾸준히 암기하고, 독해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봅니다.
암기밖에 답이 없는 어휘와 한자성어 등은 온라인스터디를 활용해서 강제로(?) 하는 방법이 저에게는 더 맞았습니다.
2. 영어(이동기샘, 한덕현샘)
영어를 극복하지 못하면 공시 합격은 어렵다는 말이 정말 맞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영어를 정말 못하는구나..성적 올리기 참 힘든 과목이구나..매일 좌절하면서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ㅠㅠ
영어 과목에서 점수를 확보하는 것이 공시 합격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했고, 특히 이번 서울시 시험을 앞두고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습니다. 우선 재시를 시작할 때, 동기샘의 기본이론강의부터 차근차근 시작했고, 문법700제와 고득점문제 풀이 수업을 꼼꼼히 따라갔습니다. 하프도 공부 시작할 때 시간 재고 풀었습니다. 하프의 유익함은 매일 영어 감을 잃지 않는 것이지만, 사실 10문항 풀이에만 익숙해지는 것이 염려되어 하프 2개를 묶어서 30분 안에 풀려고 노력했습니다. (하프 점수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많이 틀린 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아서..주의하셔야 합니다.)
어휘와 문법은 꼭 다 맞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우선 어휘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합격수기에서 많은 분들이 보카 바이블 교재에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보고, 허민 샘의 보카 바이블 4.0을 바로 구매해서 매일 2-3day 분량을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이 교재의 가장 큰 장점은 유사어휘군 등 유의어를 반복적으로 학습할 수 있어서 훨씬 더 많은 어휘량 습득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식탁이나 책상 독서대에 이 책을 항상 펼쳐두고 수시로 보고 또 보았습니다. A권과 B권 분량이 정말 많아서 혼자 힘으로만 보다가 지쳤습니다. 밴드로 온라인스터디를 해서 돌아가면서 출제도 하고 매일 30문항씩 풀이했던 것이 큰 도움 되었습니다. 문법은 한덕현샘 강의와 464교재가 큰 도움 되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강의는 듣지 못했지만, 해설이 워낙 자세해서 독학도 충분했습니다. 동기샘 고득점 시리즈와 손진숙샘 900제를 3회독 이상 하고 464까지 마스터하니 아주 조금 감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독해는 항상 어려웠는데.. 서울시 시험 직전에 수강했던 한덕현샘의 논리독해 강의가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논리적으로 사고하지 못하고, 그냥 감으로 찍었던 독해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시간 단축도 할 수 있었습니다. 동기샘께서 이제 승부처는 독해에서 결정나기 때문에 그 풀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어휘와 문법은 꼭 만점을 받을 수 있도록 완벽히 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3. 한국사(전한길샘)
재시를 시작하면서 한길샘 올인원 2.0 수업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필기노트를 기본 교재로 하고, 빵꾸노트, 포켓암기노트 빈칸을 기본서를 보지 않고 채워 보고, 흐름을 놓지 않기 위해 한국사는 매일 했습니다. 공통 과목은 정말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본강의를 다 들어도 3.0 기출문제집을 풀 때 잘 안 풀렸습니다. 개인적으로 3.0 강의가 참 유익했는데, 문제를 다 풀어주시는 게 아니라 해당 부분의 핵심 내용을 압축해주시고, 문제를 풀 수 있게끔 가이드해주시는 방법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3.0을 1회독하고 나니 12월말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5.0으로 다시 한번 흐름을 정리하고, 사료집과 기출문제집을 병행해서 회독했습니다. 3.0 기출문제집이 정말 두껍지만, 혼자 강의 들으면서 듣고, 스터디로 분량 나누어서 풀고, 또 혼자 2회독 정도 마무리로 더 본 것 같습니다. 한국사는 강의 듣는 시간보다 문제를 직접 빠르게 풀고, 본인이 얼마나 암기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사는 사실 예전부터 좋아하는 과목이었는데, 공시를 하면서 이렇게 디테일한 것까지 외워야 하나에 대한 회의감이 컸습니다. 그러나 한국사는 고수들이 정말 많습니다. 합격권까지 도달하려면 반드시 고득점이 필수였고, 반복 외에는 답이 없었습니다. 2018년 7월에 샀던 한길샘 필기노트는 정말 항상 들고 다녀서 너덜너덜해지고, 표지가 다 뜯어졌는데, 그래도 내가 그동안 열심히 했다는 흔적이기에 버릴 수 없는 소중한 책이 되었습니다.
4. 사회(민준호샘)
사회 점수를 잘 받는 방법은 사회 푸는 시간을 확보하는 거라는 데 백프로 동감합니다. 정말 시간이 없어서 급하게 푸느라 항상 실수하고, 점수가 안 나오는 과목이라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쉽게 단기간에 나오는 과목처럼 보이던데, 저에게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ㅠㅠ
재시 때 민준호샘 핵심이론강의부터 다시 시작했고, 기출문제집을 정복하는 데 사활을 걸었습니다. 해설강의 들으면서 보고, 혼자 풀어보는 힘을 키우는 데 집중했습니다. 모르는 부분은 해설 찾아서 듣고, 또 보고..반복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생각하고 풀기에는 시간이 참 없어서..기계처럼, 딱 보고 바로 답을 체크할 수 있을 정도로 훈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동 모의고사는 정말 추천하는 커리입니다. 처음에 풀 때는 너무 많이 틀리고, 혼자서 풀기 어려워서 좌절이 심합니다. 특히 경제.. 정말 어려웠습니다. ㅠㅠ 그래도 합격하려면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것을 해야 합격한다는 생각에 기출문제집과 진동 모의고사를 범위를 나누어서 밴드 스터디로 인증하는 방식으로 무한 반복했습니다.
5. 행정학(신용한샘)
유일하게 한 선생님 커리만 따라간 것이 행정학입니다. 물론 중도에 때려치고 싶을 정도로 양이 너무 많은 것이 흠이지만, 갓용한샘 덕분에 버틸 수 있었네요. 실제 수험생활을 해보시고, 공무원으로 근무하셨던 분이어서 그런지 수험생 마음을 잘 아시고 때에 맞는 격려와 위로를 해주셔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이론강의 100강 정도 되는데,, 정말 다 듣느라 힘들었습니다. 저녁 시간을 다 동원해서 하루에 3-4개 들었는데, 반복해서 듣지는 않았습니다. 바로 기출문제집으로 들어갔고, 기출 문제를 정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10개년으로 분류가 잘 되어 있고, 회독하기 좋았습니다. 합격노트에 단권화를 해서 새로 정리해주시는 자료를 한 권으로 볼 수 있어서 유익했고, OX편도 내용 확인에 도움되었습니다. 행정학 역시 기출문제를 무한반복해서 기출되는 문제는 꼭 다 맞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10분 안에 마킹까지 끝낼 수 있는 과목이라는 것이 행정학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였습니다.
**그 외 수험생활 전반에 관하여..(feat.주부공시생의 애환;;)
대체 누가 합격하는 걸까, 나는 정말 합격할 수 있을까?
대체 어느 정도 공부해야 합격하는 걸까? 내 인생 언제 풀리려나..?
공부하면서 끝없이 물음표를 찍었던 의문이 이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공시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애환을 절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굳이 내 애환을 다른 사람과 나누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인간관계를 가족 그 이상으로 더 넓히려고 하지 않았고, 올해 1월 1일부터는 카톡을 지우고, 정말 이 시험을 끝내버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버틴 것 같습니다. SNS는 정신건강상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자존감 떨어지고, 우울감 찾아오고, 정말 비추합니다.
저는 어린 자녀가 있는 주부공시생이었습니다. 도서관에 가면 젊은 친구들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을 보며 정말 부러웠습니다.
아이 키워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손이 많이 갑니다. ㅠㅠ 시간적으로 너무 불리한 조건에 있다는 것을 알기에 아이가 어린이집에 간 시간에는 숨도 쉬지 않고 공부하려고 했고,(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점심은 편의점에서 정말 신속하게 먹고 시간을 아꼈습니다.
살림은 많이 내려놓았습니다. 신랑과 친정엄마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 같습니다.
올해 국가직을 일주일 앞두고는 아이가 밤중에 열이 40도 가까이 찍기도 했는데, 멘탈 관리가 참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참고, 조금 더 보고, 조금만 더 이를 악물면, 2년 할 것을 1년으로 줄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매일 보는 한국사 노트에 "억울하면 합격하라"라는 메모를 붙여놓았습니다. 늪과도 같은 수험생활을 끝낼 수 있는 것은 "합격"뿐입니다. 수많은 불합격을 겪고, 자존감이 정말 바닥을 칠 때도 많고, 심지어 그만둘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책상에 앉는 것뿐이었습니다. 물론 책상에 앉지 못할 때에는 영단어를 외우거나 다운 받은 강의를 귀에 꽂고 살았습니다.
긍정적인 생각 정말 중요합니다. 사람의 생각이 가진 힘은 정말 크기 때문에, 늘 긍정적으로 자신을 위로해주고 지지해주셔야 합니다.
100프로 인강으로만 수업을 들었지만, 강사님들의 말씀 한 마디에 큰 힘을 얻기도 하고, 수험생활의 활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두서없이 너무 긴 글이 된 것 같은데, 수험생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모든 사람의 상황과 공부 방식이 다 다르기 때문에.. 합격수기는 참고만 하시는게 좋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저와 같이 아이를 키우시면서 공부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정말 응원하고 존경합니다.
"절실함이 행동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합격의 영광은 절대로 찾아 오지 않는다.
절심함의 강도가 세다고 합격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제 휴대폰 배경화면입니다. 선재샘의 말씀이신데, 시험 한 달 전에 정신을 번쩍 들게 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에게 합격의 영광이 꼭 찾아오기를 기원하며 부족한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