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외국인 옆을 지나다 익숙하지 않은 체취를 맡고, 내 몸의 냄새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몸 안에는 장기도 있고 뼈도 있고 피와 똥, 오줌이 들어있으니 피부 안에는 냄새도 다양하겠다 하는 생각.
내가 먹고 마신 음식물의 냄새도 있을 것이고...
생각과 감정에도 냄새가 있을까? 냄새라기 보다는 향기라고 해야하나...?
감정층은 얼마나 단단하고 깊게 바닥에 붙어 있었던 것인지...
드러나지 않았을 뿐, 어딘가에서 솔솔솔 냄새가 나고 있었다. 아프고 답답한 냄새.
허용할 수 없어서, 혹은 싫어서 내면의 숨겨진 파일에 비밀번호까지 붙여놓고 감춰둔 감정을 열어보는 것은 분명 힘들다.
휴지통에 영구 삭제를 했을 거라 했던 것들도, 어딘가에 보관되고 있었나 보다.
생각으로는 절대로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지버리쉬는 강력한 탐색기였다. 그 탐색기를 돌리는 데 처음에는 동력이 필요했다.
늘상 하는 생각과 느낌을 멈추는 힘, 그리고 생소한 탐색기를 돌리는 힘.
그것은 나의 간절함과, 함께 하는 도반의 에너지를 힘으로 돌기 시작하더니,
굴착기처럼 안을 파고 들어가기 시작한다.
원인 모를 두려움과 웃음과 슬픔을 지나 분노, 살기어린 분노....
계속되는 지버리쉬는 감정의 원인을 찾는 생각, 판단하는 생각을 멈추게 했고,
드러난 것들은 지나가는 느낌으로 몸을 통과해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침묵은 정지. 그야말로 정지. 그냥 강력한 정지.
정지 후 돌아오는 것을 처음으로 보았다.
호흡이 , 그리고 몸의 감각이, 생각이 서서히 스미듯 돌아오는 것을 보며
나를 구성하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 안에 참으로 다양한 것들이 들어있다.
세상에 있는 것들 중 내가 보고 들은 모든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이 안에 들어있는 것 같다.
사람에 대한, 삶에 대한 신뢰와 사랑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잠시지만 정지나 침묵이 일어날 때마다 그것들이 피어나 단단해진다.
이 사람, 참으로 사랑스럽다.
오쇼 명상을 할 때마다 사람에 대한 사랑과 지혜가 이처럼 뛰어난 스승을 만나게 해준 운명에 감사하게 된다.
그리고 스승의 사랑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
리더 사난다님께, 그리고 명상의 에너지를 공유한 도반들께 감사하다.
첫댓글 기억은 잊혀져도 모든 감정은 온 몸 세포 구석 구석 저장된다고 하더라구.. 무서운것 같아. 그래도 노마인드를 즐겼다고 하니 기쁘네!! 푸나에서 처음 한 그룹이 노마인드였는데.. 참 그건 나에겐 엄청난 고역이었어 지버리쉬가 어떻게 그렇게 어려운지.. 필립님과 같은 생각.. 동지를 만난 듯이 기쁘고.. 다들 처음에 그렇게 쉽게 시작하는 건 아니구나 싶으니깐 위안도 되고..^-^ 지금은 한시간을 가뿐하게 해내지만..
무서워 하지 말아요 ㅎㅎ 씻어내는 방법이 있쟎아. 우리는 행운아~~ ^ ^
세세생생 쌓아올린 철옹성 껍데기의 벽...
모래알을 집어삼킨 진주의 눈물로 껍데기를 벗겨내는 작업이 오쇼 명상 경험이 주는 메시지...
한마디로 껍데기는 가라!
쌓아 올린 생. 풀어내고 버리는 생. 재밌는 인생 ^ ^
정말 재밌는 인생....ㅎ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여진 것들을 쏟아내고 걸러내고 하면서 의식적으로 지켜보게 되면 얼마나 재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