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의 당구 리포트 '나사에 대하여' 글을 맺으면서 다음 호를 통해 나사를 관리하는 일반적인 방법에 대해 소개를 드리기로 하였었습니다. 나사를 관리하는 방법은 통상적으로 몇 가지가 사용됩니다. 그 몇 가지 방법은 클럽을 운영하시는 수많은 분들의 노하우에 따라 다시 더 많은 방법으로 응용되게 됩니다. 그러한 이유로 어떤 방법이 전적으로 옳거나 혹은 그른 것을 이야기 할 수 없으며, 어떤 클럽에서는 효율적인 방법이 다른 클럽에 가면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 것은 각 클럽들의 상황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며, 같은 클럽 내에서도 각 테이블들의 배치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까닭입니다.
가끔씩, 제가 운영하는 카페나 혹은 이메일 등을 통하여 회원 분들이 운영하시는 클럽의 테이블 트러블에 대한 질문을 듣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100% 옳은 정답이 있다면 고민할 것이 없겠지만 그 클럽의 '상황'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릴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공이 잘 구르지 않는다든지, 혹은 의도한 회전을 테이블이 잘 받아주지 않는다든지, 기타 수많은 문제들을 이야기 하시지만 직접 그곳을 방문한다고 하더라도 단시간에 그것을 판단하고 진단하기란 실제로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한 문제점들의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쿠션의 높이가 어떤지, 사용하는 나사의 등급은 무엇이며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해당 클럽이 위치한 곳이 지하인지 지상인지, 통풍의 상태는 어떠한지, 건조한지 습한지, 특별히 문제 있는 테이블이 있다면 그 클럽 내에서 그 테이블의 위치가 어디인지, 출입구는 몇 개이며 그 위치는 어느 방향인지, 에어컨과 히터 그리고 환풍기 등의 시스템은 어떠한지, 공을 닦을 때 어떤 방식으로 닦는지, 팁은 어떤 종류인지.... 수많은 상황들과 그에 따른 변수가 작용하면서 공의 구름을 만들어 냅니다. 효과적으로 테이블을 관리한다는 것은 그러한 상황을 잘 인식하고 그에 맞는 대응 방법을 잡아내는 것이며 그것이 테이블을 잘 관리하는 노하우가 되는 것입니다.
일단, 당구대 천을 세팅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대부분 거래하는 재료 관련 업체의 기사님들을 통해 하시게 되는 세팅 과정에서 천을 최대한 팽팽하게 당겨주셔야 합니다. 느슨해져서 손으로 밀어도 주름이 잡힐 정도라면 공이 원활하게 돌아다니지 못하므로 손님들께 좋은 느낌을 드리기 어려우며, 아무리 공들여 관리를 한다고 해도 그 노력이 빛을 잃게 되고 맙니다. 그리고 테이블을 닦으실 때마다 물수건을 대시는 것이 좋지 못한 이유는, 새 옷을 사서 몇 번 빨래를 하면 늘어나는 것과 같은 이유로 천 자체가 느슨해지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이면서도 공통적인 부분은 진공청소기를 사용하여 나사의 올 사이에 끼어있는 각종 먼지들과 초크 가루 등의 오물을 빨아내는 과정입니다. 나사가 잘 당겨져 있고 쿠션의 각도라든지 기타 요인들이 좋은 컨디션으로 유지되고 있다면 청소기를 잘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상태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테이블 트러블을 호소하는 초보 관리자 분들의 경우에 청소기를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하더라도 그 방법을 잘 모르는 상태이신 경우가 많습니다. 한번씩 스치듯 지나가고 마는 것이 아니라 청소기가 충분히 먼지를 빨아들일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쿠션 밑의 구석부분은 좁은 흡입구를 사용하여 밀려들어간 오물을 깨끗하게 청소해 주어야 합니다. 이때 사용하시는 청소기는 충분한 용량과 강한 흡입력을 가진 것이어야 하며 필터에 먼지가 쌓여 막히지 않았는지 항상 체크하셔야 합니다.
나사를 처음 세팅하고 일정한 기간동안에는 필요치 않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테이블의 상태가 뻣뻣해지거나 공의 움직임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테이블 나사 코팅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코팅제는 일종의 섬유 복원제라고 할 수 있으며 공과 공의 충돌 시에 발생하는 고열로 인한 흰 반점들을 제거해주고 섬유의 올을 살아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코팅제 한가지만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코팅제와 물, 왁스, 기타 정전기 방지를 위한 약간의 섬유 유연제 등을 나름대로의 비율로 섞어서 사용하시는 분들이 더 많이 계신 듯 합니다. 이것을 분무기 등을 사용하여 뿌리고 닦아주는 것도 좋고 아예 타올을 적셔서 닦아주는 것도 좋습니다. 테이블의 컨디션에 따라 자주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만 나중에 천을 뒤집어서 사용하는 경우에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을 주의하셔야 합니다.
천의 윗부분에 뿌려진 코팅제 성분은 공기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청소 등의 과정을 통해 없어지지만 천 밑부분으로 스며든 것은 석판의 돌가루, 미세한 먼지와 초크가루 등과 섞여서 보이지 않는 하나의 코팅막을 형성하게 되기 때문에 나중에 천을 뒤집어서 사용하는 경우에 공의 회전은 많아지지만 활주거리가 줄어들고 미끄러짐이 심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새 나사의 경우, 특히 정전기가 심해지는 동절기가 되면 나사의 잔털이 공에 많이 묻어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청소를 하거나 아예 가스불로 그슬리거나 하는 방법으로 잔털을 없앤다는 분들의 말씀을 들어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것은 매우 좋지 못한 방법입니다. 축구 구장에 잔디를 깔아서 공과 지면과의 사이에 공기층을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사의 올이 살아있는 것이 공의 구름을 더 좋게 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청소기 작업을 더 자주 해주시면서, 코팅제 등을 사용하실 때 정전기 방지 성분을 포함한 섬유 유연제 등을 섞어주시면 효과적입니다. 공을 닦으실 때 사용하시는 공 세척제와 더불어 이 섬유 유연제를 사용해주시면 이 효과는 더욱 커지게 됩니다.
가장 일반적인 나사 관리 방법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오랫동안 클럽을 운영해 오신 분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노하우를 갖고 계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처음으로 클럽을 시작하시는 분들이라면 공의 구름에 영향을 끼치는 수많은 요인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그에 알맞는 방법을 터득해 나가도록 노력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