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등상이 아니고 가량상이다.
법정스님과 소설가 최인호의 산방대담을 엮은 최인호의 책 "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않네 " 를 읽다보니 최인호의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의 교육은 성품이 결여된 지식만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4학년때 담임이었던 이종윤선생님을 5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학기가 끝나고 우등상을 수여할 때였는데 성적이 좋았던 제가 우등상이 아니고 가량상이라는 것을 받게 되었지요. 그때 이종윤선생님이 그러시더군요. " 섭섭하지 ? 성적만으로 본다면 넌 분명 우등상감이다. 하지만 너의 조급하고 경솔한 성격은 우등상을 받기에 부족하다. 앞으로 성격까지도 우등상감이 되어라." 천성적인 조급함은 여전하지만 그 후로는 마음이 급해질 때 호흡을 가다듬고 한 박자 늦춰보는 습관이 들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우등상이 아니라 가량상을 주신 덕분입니다.
여기서 가량상이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으나 전체적인 뜻은 알겠다. 그런 선생님에게 나의 손자들도 가르침을 받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얼마전에 내가 초등학교 5,6학년때 담임선생이셨던 강팔중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벌을 줄 때 자신이 먼저 회초리로 자기다리를 때려 보고나서 학생들을 때렸던 기억이 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최인호의 글을 읽다보니 이미 60년이 지난 지금도 고인이 되신 강팔중선생님 생각이 난다.
교육이 바로 되어야 나라가 바로 될텐데.
2019.6.13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