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3차 별유풍경(別有風景) 踏査
들사람에게는 들의 문화가 있고 산사람에게는 산의 문화, 무주
2017년 2월 28일(화)
답사예정지 : 한풍루-무주향교-향산사-지전마을-나제통문-서벽정-적상산성-안국사-백련사-무주구천동
모이는 장소: 잠실역 8번 출구 교통회관 앞
출발시간: 2월 28일(화) 오전 8시 00분까지
참가신청: 평생교육원(담당자: 오유정 010-7238-6003)
참가회비: 5만원
회비입금: 국민은행 836301-04-116732
전라북도 사람들은 ‘전라북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동북쪽의 산간지방을 흔히 ‘무진장’이라 부른다. 무주군과 진안군과 장수군의 머릿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지형·지리적으로 공통점이 많고, 그에 따른 생활과 문화에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한 묶음으로 묶어 부르는 것이겠다. 이들을 한데 묶어주는 가장 강한 끈은 아무래도 지형적인 요소가 되겠다. 여기 ‘무진장’ 지역은 소백산맥의 줄기에 둘러싸인 고원지대다. 이를테면 장수군은 땅의 평균 높이가 430m에 이르고, 진안군의 경우 전체 면적의 80%쯤이 산지로서 땅 넓이는 전라북도에서 완주군 다음으로 넓지만 경작지 비율은 15%에 지나지 않아 거꾸로 꼴찌에서 두 번째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도내에서 경작지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이 바로 무주이니 이곳들을 ‘전라북도의 지붕’이라 부르는 까닭을 수긍할 만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여기 사람들의 삶이란 게 자연히 산에 기대어 이루어질 수밖에 없고, 삶의 자취인 문화 또한 산의 문화가 되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겠다. 그 가운데서도 무주는 소백산맥이 남으로 달리다가 우뚝 멈추어서 이루어놓은 큰 산, 덕유산(1,614m)이 있어 이래저래 그 삶과 문화가 산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처지이다. 예컨대 덕유산 언저리에서 볼 수 있는 귀틀집과 초가집을 절충한 형태의 말집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주거양식이다.
이 덕유산 줄기가 북쪽으로 잦아들면서 이룬 골짜기가 구천동계곡이다. 무주, 하면 금세 따라붙는 구천동 바로 그곳이다. 장장 70리에 뻗친 구천동계곡은 무려 33경을 꼽을 만치 경치가 아름답고 골이 깊다. 그 골이 시작되는 곳에 절이 있으니 백련사다. 비록 절은 덕유산의 너른 품에 어울리지 않게 대단할 게 없지만, 그곳을 거쳐 간 인물들의 발자취는 그리 녹록한 게 아니다. 까닭에 구천동 33경을 차례로 헤아리며 그들의 삶을 곰곰이 곱씹어보기에는 그다지 모자람이 없는 곳이 백련사다.
무주군의 동쪽은 경상북도 김천시, 경상남도 거창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소백산맥이 그 사이에 가로놓인 탓이다. 그것이 지금은 이렇게 경상도와 전라도를 나누는 도계에 지나지 않지만 예전 삼국시대에는 바로 신라와 백제의 국경이었다. 덤덤히 서 있는 나제통문은 천 년도 더 지난 그때, 백제와 신라 사람들이 오가던 일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아울러 나제통문은 구천동의 제1경으로 꼽히니, 거슬러 오르는 쪽에서 보면 구천동의 시작이기도 하다.
덕유산에서 서북쪽으로 가지를 친 산줄기에 적상산이 솟았다. 예로부터 천험의 요새로 알려진 이 산에 우리네 조상들은 산성을 쌓아 환란에 대비했고, 임란 후에는 그런 험준한 지세를 활용하여 왕조실록을 보관하고 그를 지키기 위하여 수호사찰을 두기도 했다. 적상산성, 사고터, 안국사가 그러한 역사의 자취이고 증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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