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10분쯤 비교적 담담히 수술대 위에 올라갔고 '한 숨 푸욱 주무세요' 라는 소리와 함께 기억이 완전 사라졌습니다. 마취과 선생님의 얼굴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1-2초 밖에 보지 못했지만 그냥 편안하고 신뢰가 갔습니다. 다시 의식을 찾은 것은 2시간 10분 뒤에 병실에서 였습니다. 전신 마취는 제 인생에 처음이었는데 의식 - 무의식 - 의식 상태를 오가는 과정이 깔끔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였어요.
다만 수술 후 2~3시간 정도는 타는 듯한 갈증과 오한으로 힘들었습니다. 5시 20부부터 물을 마실 수 있었는데 비로소 살 것 같은 안도감이 밀려왔어요. 7시쯤 먹은 흰죽은 제 생에 가장 맛난 죽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첫날은 15분 간격으로 무통주사 버튼을 눌러댔습니다. 무통주사는 지속적으로 들어가기도 하지만 많이 아플 때는 버튼을 눌러주면 Bolus로 한꺼번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통증에 취약한 편이지만 죽을 만큼 아픈 건 아니였어요. 종아리에 부종이 오면서 땡땡해지는 느낌과 몸을 마음껏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제일 답답했어요. 밤 10시에 진통제를 놔주시긴 했지만 통증이 아예 없는 순간은 없었어요. 새벽녁이 되어서야 조금 잠을 잤어요.
2. 10월 3일 수술 다음날
다음날 부터는 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누워서 무릎을 편 체로 발등을 땡기고 5-7초, 밀고 5-7초 밀어주었어요. 이래야 혈액순환이 잘 되어서 붓기가 빨리 빠진다고 하셨어요.
발도 들어 올리는 연습을 했는데 지금까지 복부에 알 베겼습니다.ㅜㅜ
8일간의 입원 기간동안 주체할 수 없이 시간이 많은 줄 알고 노트북에 책, 야생화 자수까지 챙겨 왔는데 운동하느라 꺼내 볼 시간이 별로 없어요.
오후에는 무통주사와 수액 라인을 제거했습니다. 상체만이라도 자유로워져서 좋았어요.
첫날보다는 통증이 반으로 줄은 것 같았지만 숙면을 취하지는 못 했습니다.
3. 10월 4일 수술후 2일차 수술 부위에 박혀 있던 헤모박(피주머니)을 오전에 제거했습니다. 2시간 정도는 제거부위의 상처를 아물게 하기위해 편안히 쉬었습니다. 몸을 움직이기가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점심때 머리를 감고 나니 정말 개운하니 기분도 훨 좋아졌습니다. 몸에 달고 있던 것 중에 소변줄을 마지막으로 제거했습니다.
다리에 보조기를 잠깐씩 풀고 냉찜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워커를 잡고 수술 후 처음 병실문 밖으로 나가봤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마주치고 인사도 나누었습니다.
통증이 첫 날의 20% 이내로 줄어든데다 운동을 조금했다고 낮에도 잠이 쏟아졌습니다.
두번째로 병실을 나섰을 때는 3층 복도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살짝 발이 붓는 느낌이 들어서 오늘의 병실 밖 외출은 자제하기로 했습니다.
같은 날 수술을 하신 분 중에 별로 통증이 없다고 하신 분도 있었어요. 저는 이틀날까지 잠을 제대로 못 잘 정도였으니 통증의 개인차가 매우 큰 것 같습니다.
수술 2일차에 느끼기에 하루하루가 다르게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수술은 제가 하는 것이 아니지만 재활은 스스로 해내야되는 부분이 큰 것 같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었지만 먼저 수술 받으신 분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용기내고 다짐하고 있어요.
추석 연휴임에도 매일 원장님이 직접 회진을 오셔서 놀랐습니다. 궁금한거는 간호사님들께 물어보면 모두 친절하고 시원하게 가르쳐주시지만 왠지 원장님 얼굴을 뵈면 더 안심이 되는 것 같습니다.^^
수술 당일부터 3일간의 기록을 남겨봅니다.<p><img src="http://cfile295.uf.daum.net/image/997FAD3359D4BF13107043" class="txc-image" /></p><p><img src="http://cfile287.uf.daum.net/image/9944F33359D4BEE61A0268" class="txc-image" /></p><p><img src="http://cfile265.uf.daum.net/image/9978C23359D4BEEC288AA7" class="txc-image" /></p><p><img src="http://cfile251.uf.daum.net/image/99CDFC3359D4F87D0DE630" class="txc-image"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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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날 수술하고 나서
키를 재 본 적이 없어요.
1센티 정도는 클꺼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나중에 측정하게 되면 알려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