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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상대1.7동기회 원문보기 글쓴이: 최택만
- 美 금융파동이후 지각변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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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어느 날 저녁이었다. 갑자기 폭풍이 오고, 번개가 치며, TV에서는 ‘삑삑’ 소리를 내며 폭우와 강풍을 경고했다. 얼마 후, 전기가 나가고, 나는 캄캄한 밤을 보내게 되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다음 날 아침, 해가 뜨고, 푸른 하늘, 뒤뜰에 활짝 핀 국화는 언제 폭우가 왔냐고 반문하는 것 같다. 나는 신문과 커피 잔을 들고 뒤 발코니에 앉아, 맑은 공기를 깊이 들이마셨다. 무척 즐겁고, 상쾌한 아침이었다. 어제의 캄캄한 밤과는 대조적이었다. 지난 9월 29일 미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들고 일어나 부결시켰던 7,000억 달러규모의 금융구제법안이 10월 3일 오후 하원의원 총회에서 통과되었다. 기다리지 않고 부시 대통령이 즉시 서명했다. 미국 상.하 양원에서 통과 시킨 구제 안이 즉시 시행된다. 이제는 금융 위기 소동이 가라앉게 될 것인가? 폭풍 후 돌아온 상쾌한 아침처럼 금융 안전이 회복 될 것인가? 얼마나 오랫동안 금융 파동의 여파가 계속 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반신반의 하면서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 1990년대 초 추풍낙엽처럼 몰락한 일본 부동산시장은 일본에 심각한 경제침체를 몰고 왔다. 이후 10 년 이상 일본경제는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부동산 하락이 도화선이 된 오늘날 미국의 금융파장도 일본처럼 오랜 경제침체로 몰고 가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일본이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원인이 많겠지만, 그중 하나는 금융기관들이 부실채권을 과감하게 떨어버리지 못했다는 데 원인이 있었다고 한다. 금융기관들이 망하지 않으려고 부실채권을 끌어안고 있으면서 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 했다. 일본의 경우 부실 금융기관들은 정부의 구제 금융을 스펀지처럼 빨아 들였다. 고작 할 수 있는 대책은 해외에 사두었던 부동산 등을 헐값에 팔아버리는 방법뿐이 이었다. 일본과는 달리, 현 미국 금융위기의 대책은 무섭고 과감한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으로 시작했다. 재빠른 속도로 단행하고 있다. 마치 살생부를 미리 작성하고, 어느 금융기관은 죽이고, 어느 은행은 살리기로 한 것처럼, 삽시간에 투자기관은 산업은행에 합병시키고, 망할 은행은 망하게 내버려 두었다. 재무부 장관 폴손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버냉키가 주도하는 이 구조조정은 무서운 속도로 금융계의 거품을 빼고 있다. 국영화할 기관은 국영화 하고, 살릴 투자 기관은 대형 산업은행에서 인수하게 하고 있다. 이번에는 금융위기가 어떻게 번지고 있는가 고찰해보았다. 미국 금융정책이 입법부에 상정 될 무렵,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구조조정 모형(pattern)이 나타났다. . 투자 기관을 산업은행으로 합병시키는 것이다. 폴손이 회장으로 있던 Goldman Sachs 와 그가 선호 하던 Morgan Staley는 투자기관(Investment Banking)에서 산업은행으로 전환 하게끔 현방정부에서 허가 하고, 이 두 기관에서 은행을 사들이게 했다. . 메릴 린치같은 증권사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 은행에 합병 시키는 등, 대대적인 금융기관 통합(Consolidation)을 단행하고 있다. 구조 조정은 거품을 빼는 최상의 수단이다. 부실기관을 파산 시키거나, 합병 시키는 과정에서, 대부분 합병 대상의 주식은 휴지조각이 되고, 불량 재산, good will 재산은 장부에서 털어 버리게 된다. 잔인하지만, 효율적인 거품빼기 수단이다. 폴손 재무부 장관은 30년간 금융 투자기관인 Goldman Sachs에 종사 했다. 이 투자 회사에서, 회장으로 있다가 재무부 장관이 된 사람이다. 다트머스 (Dartmouth) 대학을 다닐 때 풋볼 선수라고 불리며, 키도 크고, 눈을 부릅뜨면 개선장군 같다. 하버드 대학원에서 MBA를 공부 한때는, 추진력이 강한 사람으로 평판이 높았다고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버냉키 의장은 작은 키에, 조용하고 참신한, 금융학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학자이다. 버냉키는 금융 위기에 관한 저명한 전문가이다. 80년대에 버냉키가 수학모델을 구축해 금융위기 예측논문을 발표했다 한다. 금융위기에 관한 석학 중의 석학이라고 한다. 이두 사람이 전략을 세워 폴손 장관이 칼을 뽑아 금융 구조개혁을 시작했던 것이다. 투자회사의 취약점을 누구 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폴손 장관이다. 어떻게 위기를 해소시켜야하는 가를 연구해온 석학은 버냉키 의장이다. 이 두사람이 손을 잡고, 금융위기 해소에 칼을 흔들고 있다. 이 둘은 정치적인 것은 고려하지 않고, 금융파동에서 헤쳐 나올 구조조종을 용감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들의 과감한 처방과 행동을 보면, 이번 미국의 파동은 일본처럼 오랜 경제침체로 끌고 가지는 않을 것 같다. 현재까지의 구조조정을 보면 미국의 금융기관을 초대형 기관으로 육성해 미국의 금융뿐만이 아니라 세계적 금융의 안정을 위한 틀을 마련하겠다는 것 같다. 다시 말해 Global Banking System을 염두에 두고 구조 조정을 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Bank of America 6700억 달러 J.P. Morgan Chase 6500 억 달러 Citigroup 6005 억 달러 Wells Fargo 3000 억 달러라 앞으로 이 초대형 금융기관은 소규모의 부실은행을 흡수 하면서 더욱 더 커질 것이다. 초대형 금융기관 육성은 Global Banking System의 주축을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초대형 금융기관과 병행해, 지역적인 은행 육성과 그들의 내실을 다지는 구조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Sun Trust, U.S. Bancorp, Royal Bank of Scotland Group은 지역 금융기관으로 1000억 달러가 넘는 예금규모의 은행으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규모의 금융기관과 지역(Regional) 금융기관을 중점 육성하면서, 우후죽순으로 난립했던 금융기관들이 합병 통합되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크고 작은 은행들이 흡수. 인수 될지 지켜볼만하다. 초대형 금융기관이 탄생한다지만 이들은 엄청난 규모의 부실채권을 끌어안게 된다. 이 부실채권들을 누군가 인수해야 돈이 돌고 금융의 핵심인 신용융자가 활성화 될 수 있다. 이 부실 채권을 인수하기 위한 TARP(Troubled Asset Relief Program)가 이번에 구제책으로 입법 실행 된 것이다. 그러면 부실채권의 문제가 무엇이고, 왜 이것을 인수해야지만 금융의 신용이 살아 날수 있는가? 지금 미국 금융계를 마비시키고 있는 것은 CDS(Credit default Swap) 라는 금융 파생상품이다. 2000년에는 9000억 달러 정도이던 CDS 유통규모가 2008년에는 무려 72배가 급증한 65조 달라 상당이 되고 있다고 한다. 바로 이것이 금융시장을 마비시키고 있는 것이다. 마치 거인의 혈관을 막아 심장마비를 일으키고 있는 것 같은, 문자 그대로의 ‘금융마비’현상이다. CDS는 빚보증계약 같은 금융파생상품이다. CDS를 사는 사람은 판 사람이 갖고 있는 빚, 즉 채권이 불이행될 경우 채권 액면가를 보상해 주는 계약이다. 주식의 option과 비슷하게 일정한 계약기간이 있다. 채권이 완전히 불이행 되었을 때, CDS를 산 사람은 그 채권 액면가를 전부 보상해야 한다. CDS는 보험이 아니라, 파생품이기 때문에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생명보험은 보험 가입 총액에 비례해서 일정한 자본금을 갖고 있어야하는 규정이 있으나, CDS 파생상품은 이제까지 아무런 규제 없이 유통량이 급속도로 증가해왔다. 부동산을 담보로한 채권시세가 떨어지자, 다른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도 연쇄반응으로 하락했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자 CDS 소유자가 물어야할 금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부풀어져 갔다. CDS 소유자가 내야할 돈은, 채권원금의 액면가와 시중에서 거래되는 채권가격과의 차이이다. 이것을 스프레드(spread)라고 한다. 스프레드가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CDS를 갖고 있는 사람은 CDS계약 만료 시 지불해야 할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 스프레드 때문에 AIG 같은 회사도 파산직전에 들어가 미국 정부가 구제했던 것이다. 이 스프레드 때문에 워싱턴뮤추월펀드도 망했고, 와코비아 같은 초대형 은행도, 다른 금융기관에 합병 되고 있는 것이다. 불량채권과 CDS 금융 파생상품이 얽히고설켜, 혼탁 하게 마비된 금융 시장을 어떻게 수술할 것인가? 수술의 대책으로 나온 것이 정부에서 부실채권을 인수 하는-TARP(Troubled Assets Relief Program) 이다. 7000억 달러 구제 안이 지난 금요일에 입법 시행 되었다. 이번 월요일부터 부실채권을 사들인다고 한다. 경매를 통해 이 부실채권을 정부에서 구매해 채권 시장이 정상으로 회복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관건은 이 악성(Toxic)채권을 어떻게 구매 할 것인가 이다. 너무 비싸게 사면 산 사람, 다시 말해 세금을 낸 국민들이 손해를 많이 볼 것이고, 너무 싸게 사들이면, 부실채권으로 마비된 금융시장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어느 정도 가격으로 부실채권을 사들일 것인가가 금융마비 해소의 관건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연방정부의 금융위기 구제책을 보면 금융계의 지각변동은 시작 되었다. 마치 지진 후에 새로운 도시가 형성 되는 듯하다. 어떻게 지각 변동이 있을까? . 이상하고 복잡한 파생상품과 빚을 포장해 거래하던 기존 투자은행은 없어지고, 산업은행에 합병 되어, 은행이 받고 있는 금융제재를 받을 것이다. . 산업은행은 초대형 금융기관으로 육성되어 세계금융계에 새 질서를 잡는 초석으로 전환될 것이다. 뻥튀기 투기성이 있는 금융은 종말을 맞은 것 같다. 마치, 2000년대 초에 인터넷 회사, 닷컴 회사 창립의 투기가 거품이 빠지고, 그 후에 정상적인 기업 창업으로 돌아 왔듯이, 금융계도 기본으로 돌아 올 것이다. 일해서 번 돈을 쓰고, 올바르게 투자해, 기업 활성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금융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믿는다. 이번 금융 파동은 이념의 변화도 가져올 것으로 믿는다. 자유 자본주의를 부르짖으며,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자유로운 시장의 메커니즘(mechanism)에 따라 망할 것은 망하고, 살 것은 살리면서, 더 건전한 경제를 만든다는 극우 공화당들이 부르짖던 이념이 산산이 쪼개졌다. 아무 규제 없이 방임하는 자유 자본주의는 시장을 마비시키고, 심장마비를 일으켜 자멸하고 만다는 것을 깨우쳐 주었다. 11월 미국 대통령 총선에 어떤 지도가가 나와서 입법부와 손잡고, 새로운 금융계 질서를 입법화 시킬지 기대가 된다. 부디 비전 있고 유능한 정치인이 새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고용창출을 하고, 기회평등을 회복하며, 미국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미국으로 전환 되게 리드하기를 학수고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