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 나무
심우기
울음으로 꽉 찬 나무는
산 겨울 땡땡 얼어
폭설 세차게 치고
고드름 속 헤집으려 해도
안을 열지 않는다
한 올 실로 직조된 저마다의 슬픔은
서릿발 이파리를 내었다 거두고
꽃을 피웠다 꺼트린 모닥불처럼 금세 추워진다
추우면 스스로의 비하와 열등감이 밀려든다
아무 소용 없는 감정에 의하여 단단한 외피를 만들어
안의 상처 난 옹이를 숨기고 둥근 나이테를 만든다
잘 나고 이쁜 것들은 이렇게 많은지
힘껏 문 울음을 한 보따리 풀어놓고 싶다
봄이 올 때까지 천천히 자기 울음을 녹인다
첫댓글 깊은 사연이 있는 느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