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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원하지 않은데 고문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어떨까? 그런 상황에서의 심리적 갈등은 설명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아마 그런 경험을 해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영창에서 잠시지만 그런 느낌을 가져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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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창의 사방 벽과 천정에 테니스장 담장처럼 철망이 쳐져 있다. 벽의 철망은 부딪쳤을 때 부상을 막아주지만 천장의 철망은 왜 있는 것일까? 그런데 바로 이 철망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었다.
헌병이 ‘철창타기!’하고 명령을 내리면 수감자들은 원숭이처럼 손가락과 발가락으로 천정에 달라붙어야 한다.
손가락 발가락이 끊어질듯 아파서 10초도 못 견디고 떨어지면 밖에서 긴 곤봉으로 사정 없이 짓 이긴다. 안 맞으려면 또 올라타고 올라탔다 또 떨어지고 …….이렇게 반복하면 지옥이 따로 없다. 마치 바퀴벌레가 잡히지 않으려고 이리 도망 가고 저리 도망 가고 하는 꼴이다.
한 번 상상해 보시라. 좁은 감방에서 10여 명이 천정에 붙었다 떨어져다 하는 광경을.어떤 잔인한 영화에서도 이런 장면은 본 적이 없다. 촬영을 위해서 스텐트 맨을 쓸 수도 없는 일이고 실제로 고통을 겪어야 하니 아마 만들 수도 없을 것이다.
감방에서는 계급에 관계 없이 입감 순서대로 자동적으로 감방장을 맡게 된다. 내게 감방장이었을 때 하사 한 명이 들어왔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철창타기 시간에 일반 사병 보다도 5개월이나 더 훈련을 받는 하사가 올라타지를 못하는 것이다.
개구리가 점프를 준비 하듯이 무릎을 굽히고 손을 뻗어 점프를 하려는 자세는 취하지만 명령이 떨어지면 제 자리에서 움찔 움찔만 할 뿐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지를 않는 것이다. 헌병이 때리며 몇 번을 시도를 해도 하사는 겁에 질려서 꼼짝을 하지 않았다. 헌 병은 감방장이었던 나에게 오전 중으로 하사가 올라타게 만들지 못하면 감방 전체가 깨질 줄 알라고 경고를 했다.
화살이 자기들에게 돌아오자 다른 수감자들이 하사를 때리면서 올라타 보라고 했지만 나는 감방장의 권한으로 폭력을 쓰지 못하게 제지하고 하사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 격려부터 시작해서 설득, 위협, 공갈, 협박 무엇을 해도 하사의 표정은 절박하지만 몸이 움직이지를 않았다.
나중에는 나도 화가 나서 몇 대 때려도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아무래도 하사가 싸이코인 것 같으니 잘못하다가는 개피를 볼 수도 있겠다고 헌병을 설득을 해서 강제로 남을 괴롭혀야 고역을 회피 할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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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검찰은 원치는 않더라도 조직을 지키기 위하여 조국 일가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첫댓글 정말 잔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