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 송장출16
'3사 경기남부동문회' 카페 회원 중 출입 흔적이 없으면
간헐적으로 쪽지, 이메일 전송 내지는 문자 전송을 하게 된다.
전화마저 불통이 되어 동문들께 수소문하면 세상을 졸업한 것이다.
'생전에 한잔이라도 더 모셨으면' 하는 아쉬움과 회한에 침묵이 감돈다.
죽음이란 이승과 작별하고 영혼과 결합하는 성스러움이다.
너저분한 상갓집 신발들의 울음소리와 웃음소리가 뒤섞인
작은 공간은 단순한 인간의 감정일 뿐, 좁은 공간은 온통 어둠이었다.
이렇게 빨리 오게 될 줄이야? 어둠을 뚫고 죽음들이 다가온다.
필자의 서재에는 20대부터 읽던 손때 묻은 책이 있다.
대다수가 공부와 관련된 책이지만, 약 삼 사십년 전에는
꿈도 꾸지 못할 동문들이 저술한 자서전, 수필집, 시집
한장, 두장 넘기다 보면 어느 덧 한권을 다 읽게 되는데
때로는 작고한 동문들의 책을 읽으면서 추억에 잠긴다.
책은 죽음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죽음은 삶의 가장 큰 화두이기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
잠시 스치는 지인처럼 '죽음은 또 다른 삶의 시작일 뿐'
그 아무도 끝이 없다. 달리 표현하자면 옷을 갈아입을 뿐 . . . .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는 것처럼, 저 새싹이 돋아나는 것처럼
각자에게 죽음에 대하여 화두를 던져놓았다.
생이 아름다운 이유는 언젠가는 연기처럼 소멸하기 때문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순리대로 돌아가고 있음을 인식해야만 한다.
생과 사는 분리가 아닌 하나이다. 한순간 들숨과 날숨의 간격에 불과하다.
애지중지하는 목숨은 한 호흡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숨 한 번 들이쉬었다가 내쉬지 않으면 세상과 이별하는 것이다.
즉 생과 사는 숨쉬 간격이다. 그 간격조차도 착각일 수 있다.
그러기에 마지막 숨이 침묵하는 죽음은 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