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크게 자라고 싶은 꼬마 카멜레온의 꿈
세계 작가 그림책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 『꿈꾸는 카멜레온』은 아이의 꿈에 대한 이야기다. 주변 환경에 따라 몸 빛깔을 바꾸는 카멜레온처럼 아이들은 시시때때로 되고 싶은 것이 달라진다. 그런데 그 꿈이 부모를 위한 것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작품은 세상에서 가장 큰 카멜레온이 되려는 꿈을 가진 꼬마 카멜레온을 통해 아이의 진정한 꿈과 부모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아이들의 꿈
어제는 선생님이 될 거라고 했다가 오늘은 경찰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들처럼 이 이야기의 주인공 꼬마 카멜레온도 꿈이 자꾸 바뀐다. 그리고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벅차오르는 마음을 자랑하고 싶어 한다. 꼬마 카멜레온에게 이것은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빠에게 달려간 꼬마 카멜레온은 말한다. “난 아주 커다래질 거예요.” 그냥 커다란 정도가 아니라 아빠가 바라는 만큼 엄청나게 커질 거라고 한다. 아빠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만 겨우 안길 수 있을 만큼 말이다. 꼬마 카멜레온은 세상에서 가장 큰 카멜레온이 되면 다른 파충류들이 모두 자신을 우러러보고 아빠도 그런 모습을 자랑스러워할 거라고 생각한다. 한껏 신이 난 꼬마 카멜레온은 정원에 있는 엄마에게도 이 소식을 전하기 위해 달려간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은 엄마는 오히려 꼬마 카멜레온에게 묻는다.
“만약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 거니?”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꼬마 카멜레온은 ‘아빠가 바라는 만큼’, ‘엄마가 바라는 만큼’ 커지고 싶다고 말한다. 부모의 기준에 따라서, 특별해져야만 부모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꼬마 카멜레온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많은 아이들이 부모님을 기쁘게 하기 위한 꿈을 정한다. 훌륭하게 자라지 못한다면 부모님을 실망시키게 될 거라고 짐작한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가장 소중한 자신의 마음을 잊고 만다.
이 작품을 통해 아이들이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지금 모습 그대로 사랑받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면 한다. 또한 꼬마 카멜레온처럼 되고 싶은 꿈이 있는지, 왜 그 꿈을 이루려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수채화로 표현된 감성적인 그림
이 책에선 가장 먼저 카멜레온이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눈길을 끈다. 자유로운 선과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색채로 표현한 카멜레온 캐릭터는 사랑스럽다. 꼬마 카멜레온은 아빠에게, 엄마에게 뛰어다니며 주위를 온통 어지르고 난장판으로 만들지만 아빠와 엄마는 여전히 꼬마 카멜레온에게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들어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카멜레온의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주변의 환경에 따라 몸의 색을 바꾸는 카멜레온의 특징을 무늬로 표현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책 더미 위에 앉은 꼬마 카멜레온의 몸에는 글자들이, 세상에서 가장 큰 카멜레온이 되어서는 별 무늬가, 정원을 지나갈 때는 꽃무늬가 나타난다. 그리고 엄마 품에 안겨 엄마의 사랑을 느끼게 되자 하트 무늬가 생긴다. 이렇게 책장을 넘기며 카멜레온의 다양한 모습을 찾아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신의 것이 아닌 다른 이의 꿈을 꾸기도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내버리는 것이지요. 하지만 꿈이란 건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일 때 더욱 빛날 것입니다. 이때 부모의 역할이란 아이들이 자유롭게 꿈을 꿀 수 있도록 아이들을 지켜보고, 어떠한 모습이라도 사랑한다는 믿음을 주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옮긴이의 말 중에서
글쓴이ㆍ그린이ㆍ옮긴이 소개
글쓴이 아너미 판달러
서플랑드르 주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2002년에 돈 보스코스쿨의 교사가 되었고 이후 카피라이터, 편집장, 교정자, 작가, 칼럼니스트, 웹마스터로 일했습니다. 하지만 항상 아이들과 청소년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대학 강사로 일하면서 꾸준히 쓴 글을 통해 아너미의 첫 번째 그림책 『꿈꾸는 카멜레온』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린이 에스터 뢰우릭
어릴 때는 어린이 책 삽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꿈을 접고 중학교 네덜란드 어 교사가 되었습니다. 에스터는 자신의 일과 학생들을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학생들 덕분에 2011년부터 여러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옮긴이 유동익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네덜란드 어를 전공하고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교에서 법학 석사와 언어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현재 네덜란드 교육진흥원에서 네덜란드 어 강의를 하고 네덜란드 작품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습니다. 번역한 어린이 책으로는 『북풍 마녀』『레닌그라드의 기적』『꼬마 요리사와 킥보드 공주님』『나이팅게일 목소리의 비밀』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