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연극배우협회가 가을을 맞이하여 진실과 거짓에 대한 두편의 연극 ‘E. R.’ 과 ‘콜렉션’을 무대에 올린다. ‘E. R.’은 9월 8일부터 9일까지 오후 4시·7시 공연이고, ‘콜렉션’은 뒤이어 11일부터 12일까지 오후 4시·7시 공연이다. 장소는 모두 씨어터 제이.
‘E. R.’에는 박현진 임은옥 정인숙 박연주씨가, ‘콜렉션’에는 이계택 방재윤 최민숙 배우진씨가 출연한다. 연출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 받는 젊은 연출가인 송형종씨가, 예술감독은 이용화 충청대학 공연영상학부 교수가 맡았다.
충북연극배우협회의 이번공연은 배우협회가 보여줄 수 있는 자존심과 같은 공연이다. 단원들은 ‘공연을 통한 재교육’이라는 명제아래 공연준비에 더운 여름을 바쁘게 보냈다.
충북연극배우협회는 지난 5월 연극배우의 재교육 및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설립됐고, 사단법인 한국연극배우협회가 후원하고 있다. 회장은 박현진 (극단 상당극회 대표)씨가 부회장은 각각 진운성(극단 청년극장 대표), 이계택(극단 새벽)씨가 맡고 있다.
지역연극배우의 깜냥을 보여주기 위해 단원들은 지난 3월부터 이창구 前 청주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의 지도로 연기 및 화술을 공부했고, 또 신체 훈련(Acting-Moving)을 위한 댄스 강습도 받았다. 이번공연은 ‘연극의 고급화 전략’을 취했다. 질높은 연극으로 연극인구의 인프라 또한 만들겠다는 것이 야심찬 계획이다.
드디어 이들의 노력이 시험대에 올려진다. 먼저 작품 ‘E. R.’은 2006년 서울연극제 개막작으로 1995년 스페인 국가문학상을 수상한 베넷 이 조르넷의 작품이다.
연극은 전설이 되어버린 여배우 ‘엠빠르 리베라’ 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 기획되고 그 배역을 맡고자 한 소녀가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소녀는 전설의 여배우 리베라에 관한 지극히 개인적인 진실이자 거짓일 수 있는 3가지 이야기를 듣는다. 현재 최고의 여배우 글로리아, TV쇼의 대 스타인 아숨따, 묵묵히 성우의 길을 걷고 있는 마리아는 그녀들의 스승인 엠빠를 리베라를 3가지 시선으로 기억하는 것이다.
‘E. R.’은 ‘연극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연극적인 삶’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또한 연극이라는 세계에 대한 애정과 성찰을 보여줌과 동시에 명예, 고독, 우정, 질투 등의 일상적 감정들이 복잡하게 얽힌 도시 현대인의 삶을 해부한다.
이 작품은 스페인 문화부가 수여하는 국가 문학상을 비롯하여 중요한 연극상을 휩 쓴 작품으로서 프랑스, 헝가리, 불가리아 등지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1997년에는 여배우들(Actress)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으며 비교적 최근 작품임에도 현대 스페인 희곡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두번째 작품 콜렉션은 탁월한 언어선택으로 부조리를 파헤치는 헤롤드 핀터의 작품이다. 2005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한쌍의 동성커플과 다른 한쌍의 이성부부가 불륜에 대해 언어대결을 펼친다는 내용인데, 의상 디자이너라는 같은 직업을 가진 네 남녀가 보여주는 섬세한 대화가 백미다.
콜렉션은 1961년 텔레비전 방송용으로 쓰여졌고, 1962년에 연극공연으로 초연됐다. 사전적인 의미상 ‘Collection’은 ‘수집(품)’, ‘헌금’, ‘축적’의 의미를 담고 있고, 의상 디자이너들의 세계에선 자신들이 새롭게 만든 의상을 선보이는 것을 말한다.
제목이 암시하듯 이 작품은 ‘드레스 컬렉션’의 업무 차 출장 여행을 떠났던 제임스의 아내 스텔라와 해리의 동성애 친구 빌의 하룻밤 사이의 불륜 사건에 대한 각 인물들의 진술, 그리고 서로 어긋나는 진술들의 ‘수집’과 ‘축적’이 야기하는 파장을 다루고 있다. 정통 부조리극 작가로 지칭되는 작가 피터는 콜렉션에서 평범한 일상과 부조리를 연관시켜 인간과 삶의 본모습을 이야기한다. 관람료는 일반 1만 5000원 / 대학생 1만원 / 중·고생 7000원 문의 043) 262-00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