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공양을 끝내고 숙소에서
쉬고 있는데 스님이 오셨다
러시아일행들과 전등사에
같이 가보라고 하셨다
특별한 일과가 없어서
전등사에 같이 가기로 했는데
신발이 없어진 것이다
분명히 현관 앞 벤치에 두었는데
아무리 뒤져봐도 없었다
종무원팀장님과 스님들까지
모두 찾아보았지만
신발은 보이지 않고
마음 속에 의심만 보이기시작했다
'엄청 비싼 신발인데......'
'누굴까?'
"강아지가 물고 갔을거예요"
팀장님이 몇 번을 말씀하셨지만
내 의심은
강아지 쪽으로 쉽게 옮겨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누군가 가져갔을 거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이 곳은
그러니까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저기...팀장님
신발은 벤치 아래 가지런히 두고
밑창은 벤치 위에 두었는데
강아지가 다 가져가기는
좀...."
"지금까지 이 곳에서는 그런 일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팀장님의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에
난 강아지처럼 꼬리를 내리고
신발을 찾아다녔다
외출을 준비하던 러시아일교스님과
스리랑카에서 오신 난다스님도
외출을 못하고 찾아다녔다
그놈에 신발....
그렇게 한참동안 신발을 찾고 있을 때
일 한스님이 신발을 보셨다고 하셨다
"저 쪽 빨랫대 위에 신발이 하나 있던데..."
있었다
그 곳에
내 신발이....
누군가 잘 마르라고 그 곳으로
옮겨 놓으신 거다
내가 모르는 곳으로....
신발을 옮겨주신 분은 선행을 하셨지만
절에 계신 많은 사람이 고생을 하고
마음을 비우려고 절에 온 난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만 가득찼다
"덕분에 전등사에는 잘 마른 신발을 신고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다음에는 제가 잘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부탁드립니다"
선행!
배려!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카페 게시글
템플 스테이 프로그램
Temple stay 5일째 저녁
유채
추천 1
조회 64
17.05.04 22:45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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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신발 찾으셨다니 다행이네요. 전등사 가실 줄 알았으면 함께가서 해설해드녔으면 좋았을텐데.
제가 전등사 문화해설사이거든요.
감사합니다
다음에 가게 되면
부탁드릴게요~~^^
비싼운동화 강철이가 물고 갔을꺼라 확신했어요~;; 순간 식은땀이~ㅋㅋㅋ
가장 유력한 용의견였기 때문에~~
감사합니다
강철이에게 미안하네요~~
손샘~
오늘에서야 여유롭게 컴에 접속하였네요
오전엔 투표하고,템플와서 많은 추억을 담아가셨구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