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별곡<462호> / 2020. 12. 1 (화) / 맑음
환경운동에 대한 단상
○…곰곰 생각해보면 이 깊은 시골까지 쓰레기 수거차가
정기적으로 들어와 쓰레기를 수거해가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 시골 외딴 두 집에서 나올 쓰레기가 얼마나 되겠다고….
우리집 앞에 도랑도 흐르고 작은 내도 있는데
오수관로가 집 앞까지 들어와 있는 것도 정말 놀라운 일이다.
우리나라의 환경보호 노력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태안 바닷가에 기름이 오염됐을 때
전국에서 봉사자들이 몰렸던 일은
세계적으로도 흥미진진한 관심사였다.
모두 민간 환경보호단체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가 워낙 좁아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환경단체들은 이슈가 있는 곳이면 방방곡곡
어디든 찾아다니며 의견을 제시하는 시위를 주도한다.
아무런 의견도 없던 마을 주민들을 어느새
환경운동가로 교육을 시켜 쇠사슬에 몸을 묶게까지 만든다.
산에 굴을 뚫지 말라고 단식하기도 하고,
전자파 위험이 있다고 송전탑을 반대하기도 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한 국책 사업도
환경운동 단체들의 잣대에는 늘 부정적이기만 하다.
천주교에는 JPIC라는게 있다.
정의, 평화, 창조질서 보전이라는 말이라고 한다.
‘Integrity of Creation(창조의 완전성, 진실성)’을
창조질서 보전이라 번역하여 환경운동의 주춧돌로 삼는 것 같다.
‘보전’이 맞는지 ‘보존’이 맞는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른다.
사전적으로 보전은 온전하게 잘 지키거나 유지하는 것이고,
보존은 잘 간수하여 남아 있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아주 오래전에 환경운동을 하는 친한 친구에게
구사리를 들어가며 무식쟁이가 되었었다.
우리가 사는 환경을 깨끗하고 단정하게 하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요즘 세계의 큰 걱정거리가 된 기후문제도 풀 수 있다면
다들 협조하여야 우리 자손들이 산다.
며칠 전에 환경운동을 하는 천주교 신부님의 강의를 들었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세상이 보전되어야 하고
그래서 환경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며칠이 지나도록 강의의 여운이 내 머리를 떠나질 않았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내용이었지만
정말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혼란스럽기만 했다.
도대체 무엇일까?
창조하시고 ‘보시니 좋았다’고 하셨으니
그대로 보전해야 한다는 말은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들에게 하는 이야기 같다.
하느님은 이미 창조 엿새날 인간을 만드시고
온갖 것을 다스리게 하셨다. (창세기 1, 26)
에덴 동산에서 쫓겨난 하와와 아담이 헐벗고, 노숙하기를
원치 않으셨을 것이고, 열매만 따먹고 살기도 원치 않으셨다.
그래서 인간은 고통 속에서
땅을 부쳐 먹게 되었다.(창세기 3,17)
‘창조질서 보전’이라는 환경운동은
창조의 정신과 취지를 지켜나가자는 뜻이 아닐까?
하느님이 만드셨으니 손도 대지말고 그대로 보전하자는 말은
예수님이 들으시면 노발대발 하실 것 같다.
주인이 맡기고 간 탈렌트를 고이 보전하기 위해
땅속에 묻어두었던 종을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하시지 않았던가? (마태오 25,26)
창조하신 온갖 것을 인간이 다스리게 하셨으니
인간의 개발을 막을 것이 아니라,
창조 정신을 지킬 수 있도록
개발하려는 인간을 복음화하는 것이
환경운동의 방향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천주교 환경운동의 새로운 잣대를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
<462-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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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 동네 해운대 장산 별곡의 환경 운동을 위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