닝보 여행6 - 라오와이탄을 보고는 긴 다리를 건너 걸어서 천일광장으로 가다!
닝보(宁波 영파)시 교외에 자리한 옛 마을인 자싱구전 (慈城古镇 자성고진) 을 다녀와
영파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와이탄대교 外滩大橋(외탄대교) 역에 내려 7~8분을 걸어
상해 보다 앞서 서양인 조계지 인 라오와이탄 老外滩 (노외탄) 을 보고 다리를 건넙니다.
높은 다리 위에 서니 조선소도 보이고 창고들도 늘어섰는데 닝보(宁波 영파)는 당나라때
부터 중국 최대, 최고의 무역항 으로 여기 보이는 강으로 신라와 고려 및 왜국 과
동남아, 아랍 무역선이 드나들었으며 해상 실크로드의 출발지 였던 항구의 흔적 들입니다.
1840년 1차 아편전쟁때 닝보(영파)앞 주산열도 가 영국에 점령되었고 2차 아편전쟁시
바로 이 항구가 점령되었으며 이후 난징조약으로 개항한후 항구에 상해보다도 앞서
영국인등 거류지로 조차되어 서양건물이 들어섰으니 라오와이탄 老外滩 (노외탄) 입니다.
바람이 거센데 강 건너 계란 모양의 특이한 건물이 눈을 끄니 중국은 종이와 금속활자 및
인쇄술 에 화약과 나침반 등 세계 4대 발명품을 유럽에 전했으며 이후 마르코폴로 는
석탄과 국수 를 가져가 파스타 로 발전했고 아편전쟁후 쇠락했다가 기지개를 켜나 봅니다.
원래 계획으로는 江北天主堂(강북천주당) 을 보고는 위쪽에 입장료가 공짜(미엔페이)인
닝보미술관 宁波 美术馆 까지 보려고 했지만 월호 호수 서쪽에 장서각인 천일각
입장시간이 걱정이 되어 아쉽지만 포기하고 와이탄 대교 外滩大橋 다리를 건넌 것입니다.
다리를 내려와 천일광장 으로 가야하는데 여학생이 지나가기에 물으니 스마트폰을 꺼내
바이두에서 길찾기 감색 을 해서 가르쳐주기로 들은대로 걷는데 도중에 빌딩 한채를
차지한 북시티 宁波書城(영파서성) 큰 서점을 보는데 어찌나 큰지 그만 기가 질립니다?
그런데 서점 앞에는 왠 로마인 같은 차림의 사내가 서있기로 다가가 보니
르네상스 시기에“신곡” 을 쓴 이탈리아 시인 “단테” 같은데......
신곡 은 삼위일체를 뜻하는 성스러운 숫자 “3”으로 나뉘니 서사시는
“지옥”, “연옥” 그리고 “천국”의 3부로 구성되고
각 권은 다시 33개의 노래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우리 인생길 반고비에서/ 올바른길을 잃고서 난/ 어두운 숲에 처했었네
아, 이 거친 숲이 얼마나 가혹하고 완강했는지
얼마나 말하기 힘든 일인가/ 생각만해도 두려움이 새로 솟는다 (지옥편)
다시 걷다가 집에서 아고다와 구글맵을 보고 볼펜 으로 그려온 종이지도 를
꺼내 보니 아직도 천일 광장 은 먼지라 정류소 승객에게 물어서는.....
버스 를 타고 두정거장인 동문구 앞에 내렸는데 횡단보도가 없는지라 지하로
내려가니 지하철 앞에 상가를 지나 길을 건너서 천일광장 을 찾아 갑니다.
티엔이광창 天一广场 (천일광장) 은 중국 냄새는 덜한게 유럽의 어느 광장에
온듯 싶은데 입구에서 부터 마치 일본 히메지성 에 이르는 도로 처럼......
플롯 과 트럼본 등 서양 악기를 부는 청동 조형물 이 늘어선게 볼만하니 잠시
구경하고는 가로수와 화단에 조각상을 지나 광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분수가 보이고 정유년(丁酉年) 닭띠 해 라 그런지... 앞에 붉은색 닭 이 세워진게
그나마 중국풍인데, 정(丁) 은 붉은색 이고 유(酉)는 닭 을 의미하므로
정유년(丁酉年) 은 "붉은 닭의 해" 라고 하니.... 광장의 닭도 붉은색인가 봅니다?
정유년(丁酉年) 이라고 하면 사람마다 여러 생각이 떠오르겠지만... 내게는 1597년
왜군 14만 이 조선을 재침 한 정유재란(丁酉再亂) 전쟁이 먼저 떠오릅니다.
1592년에 임진왜란은 명군이 참전해 평양성을 탈환하고 1593년 일본과 협상 에 들어
가자 왜군은 서울을 내 주고 남해안으로 물러가 28개 왜성을 쌓으니 4년간 휴전 입니다.
하지만 협상이 깨어져서 일어난 1597년 정유재란(丁酉再亂) 전쟁시 조선군 은 우리나라
에서 벌어진 전쟁 임에도 국세가 약하니 병사를 3만 8천 밖에 동원하지 못했는데...
전쟁터에 병사를 보내려면 "돈" 이 있어야 하니,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무기를 쥐어
주어야... 명군은 추가 파병으로 11만 7천 이고 왜군은 14만 이니 대단한 군세였지요?
1597년 서생왜성에 주둔한 가토 기요마사 가 북쪽인 울산에 새로 도산성을 쌓자 명나라
경리 양호는 울산에서 순천까지 28개 왜성중에 저 도산성을 목표로 정하고는 2만의
명군을 부산방면에서 올 원군을 저지하기 위해 배치하고 명군 3만 6천 을 공격에 투입
하니 조선의 권율도 1만 2천 을 동원하는데 연합군중 조선군 비율은 18% 니 부끄럽지요?
분수 는 밤이되면 조명을 켠뒤 음악분수 로 변해 연주에 따라 춤추는게 볼만하다는데
분수 너머로 광장을 둘러싼 상가에 “innisfree" 라는 간판이 먼저 보입니다?
마눌은 저거 "우리나라 화장품 가게" 같다며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맞다나요!
아모레퍼시픽에서 출시한 뷰티브랜드 로 그린 라운지 가 유명하다나 어쨌다나?
그런데 내게도 저 이름은 낯익은 것 이라 한참 옛 기억 을 떠올리다 보니 친구가
IMF 때 회사에서 실직을 하고는 용달차 영업으로 변신해 말아먹은후
동아대학교 앞에 문을 연 술집의 상호 가 바로 저 “innisfree" 였던 것 같은데....
아니? 그런것 말고 더 오래전 학창시절 에 저 이름을 들은 것 도 같은데, 한참이나 생각
하노라니 기억의 심연 저편에서 불현듯 떠오른는게 있으니 바로 아일랜드의 시인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 윌리엄 예이츠의 서정시 에 “이니스프리의 호수 섬” 인가가 있었네요?
우리 부부가 몇년전에 영국여행을 할때 런던에 입국해 옥스포드로 가서 코츠워즈와 바쓰 및
솔즈베리를 거쳐 세익스피어 고향 스트랫퍼드를 보고 콘위를 거쳐 카나번에서 배를 타고
아일랜드 더불린 으로 들어가려고 했기에 윌리엄 예이츠의 시 를 적었던 기억이 난 것입니다.
일어나 지금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가지 얽고 진흙 발라 조그만 초가 지어
아홉 이랑 콩밭 일구어, 꿀벌 치면서
벌들 잉잉 우는 숲에 나 홀로 살리
거기 평화 깃들어, 고요히 날개 펴고
귀뚜라미 우는 아침 놀 타고 평화는 오리
밤중조차 환하고, 낮엔 보랏빛 어리는 곳
저녁에는 방울새 날개 소리 들리는 거기
일어나 지금 가리, 밤에나 또 낮에나
호수물 찰랑이는 그윽한 소리 듣노라
맨길에서도, 회색 포장길에 선 동안에도
가슴에 사무치는 물결 소리 듣노라
신비한 몽환성 (夢幻性) 과 낭만주의적인 막연한 동경 을 노래한 아름다운 서정시니...
20대에 고향을 떠나 런던에서 생활하면서 어린시절의 추억 을 되살리며 평화로운
전원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을 서정적으로 노래한 "망향의 시" 로 이니스프리는
아일랜드의 슬라이고 Sligo 에 있는 길 호수 Lough Gill 속의 작은 섬 이라고 합니다.
벌들이 잉잉거리는 숲 속, 귀뚜라미 울음소리와 정겨운 호숫가의 출렁이는
물결소리 등 전원적이고 평화로운 이미지 가 리드미컬한 리듬 과
어울려 마치 서양판“귀거래사 (歸去來辭)”와 같은 정서를 느끼게 합니다.
일찌기 재일교포 신격호 씨는 괴테의 소설에서 “롯데”를 따 와 거대 기업을 이루었고
개성상인 어머니 밑에 자라 일제시대 서울에서 세련된 일본인 화장품 가게를 보고
문화적 충격 을 받았다는 서성환 씨는 1945년 태평양화학을 설립해 화장품을 생산합니다.
그러던 1,964년에는 일본 시세이도 화장품 과 기술 제휴 를 맺고는 화장품 상표
“아모레”를 만들었는데, 오늘 보자니 예이츠의 시에서 “이니스프리”를
가져왔으니... 바야흐로 상품을 파는게 아니라 "이미지를 파는 시대" 입니다?
한가지 아쉬운건 왜 우리나라 옛 시나 소설과 판소리 가 아닌 외국 것 에서 따오느냐는!
닝보 (宁波市 영파)는 저장성 용강(甬江) 과 여요강(餘姚江) 의 합류 지점으로 7000년전
시작된 벼농사 허무두 문화 의 발상지고 춘추 시대에는 월나라의 영토 였으나 전국
시대 초나라에 병합되었고 BC 222년 진나라의 영토로 병합되어 회계군 이 설치되었습니다.
당나라 시절 명주(明州) 로 불렸는데 시박사가 설치되어 신라, 고려 및 일본 무역선이
자주 왕래하고 송・원나라 때에는 일본 승려 가 유학했으나 1523년에 닝보의난
이후 일본 배의 입항이 금지되면서 왜구나 해적 이 약탈하는 횟수도 늘어났다고 합니다.
송대에 경원부(慶元府), 명· 청대에 영파부 (寧波府)로 불리며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양 실크로드가 닝보에서 출발 하는등 세계적 항구로 성장해 포르투갈인이
1522년 찾아와 통상을 시작했는데 명나라에 거절당한 포르투갈배들이 밀수 를 시작합니다.
영국은 "아편전쟁 때에 저우산열도 에 이어 영파를 점령" 하였으며 1842년
난징(南京) 조약에 의해 개항 되어 국제항이 되고 조계지가 만들어집니다.
도시 앞에 방파제격인 저우산열도 가 있으며 조류(潮流) 가 밀려들 때 높이가 3~ 4m 나
되어 파도에 의한 피해가 크므로 '파도가 평안 하기를 빈다' 는 뜻에서 붙여진
지명이 寧波(영파) 며 1인당 GDP는 2008년에 1만달러를 돌파해 전국 평균의 3배 입니다.
천일 광장 은 생각보다 엄청 넓은데 천천히 걸어 반대편에 이르니 건너편에
아주 오래된 티안슈탕 天主堂 (천주당) 이 보이기로 한번 들르고 싶다만....
저만치 보이는 티안슈탕 天主堂 (천주당)은 보기와는 달리 다시 돌아나와 내려가
길을 따라 뒤돌아가야 하는데... 역시나 월호 호수 서쪽에 장서각인 천일각
입장시간 이 걱정이 되어 아쉽지만 포기하고 되돌아 서서는 지하철 을 타러 갑니다.
도로는 물론이고 지하철에도 中國夢(중국몽) 이라는 간판을 보는데, 사회주의 핵심가치로
부강, 민주, 문명,和諧(화해), 자유, 평등, 공정, 법치, 애국, 敬业(경업), 성신이니
"中國夢(중국몽)”이란 구호는 2,013년 시진핑 주석이 등장하면서 부터 쓰이기 시작합니다.
전설적인 요순시대나 우왕의 하(夏)나라는 빼고 BC 1600에 건국된 상(商, 은) 나라 부터
치면 중국이 역사상 가장 강했던 때는 한(漢) 나라 며 문화적으로 융성하고 경제적
으로 부강했던건 육상실크로드를 통해서 로마제국까지 교역을 한 당(唐) 나라 시대입니다.
바다를 제패 한 건 콜럼부스 보다 7~8배나 큰 정화의 대선단 이 말래카해협을 돌아 인도양
지나 아라비아와 아프리카를 순방한 명나라 영락제 시대니 시진핑주석이 국가비전으로
내세운“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한나라와 당나라에 명나라 위상 을 되찾자는 것이라!
그런데 “위대한 부흥”은 그 좋은 뜻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을 열광시키고
이끌어 가는 슬로건 으로써는 다소 약한면이 있어 나온 것이....
바로 "중국몽(中國夢)" 이니 함축미 있는 절묘한 표현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몽 (中國夢)" 을 실현하는 수많은 국가 경영 전략은 한 마디로
"일대일로 (一带一路)" 이니 육상 실크로드 와 해상 실크로드
를 통해서 최강대국 중국의 위상을 되찾자는 것인데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 (AIIB) 도 중국몽과 일대일로 에서 나온 것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