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카페가 아직도 숨을 연명하고 있다는데 일단 놀랐다.
승냥이랑 까막새같은 어줍잖은 무리들이 덤벼들때 가소롭게 여기기만 했었는데...
친구가 생명줄을 쥐고 있었을 줄이야...
하지만 일부러 이 카페를 찾지 않았던 지난 날의 내 모습도 조금은 보이는 것 같다.
꼭 일부러는 아니었지만 꼭 찾아야 될 이유도 없었기에 그랬겠지.
마노는 술독에 빠져 더 이상 아가씨를 탐하지 못하는 병에 걸린 듯 절고 있고,
하봉은 역시나 제 살 길에 연연하여 자기 장사와 연애 사업에 골몰하고 있고,
곤은 항상 곤한 채로 피곤한 인간 관계에 치이는 듯하고,
종원은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도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작업에 전념하고 있단다.
난?
내가 어떠한지 말한다는 건 가면을 가르키며 얘기한다는 것과 같은 거라서 좀 머 하다네.
다른 즘생들의 증언이 있겠지.
1월 16일날 우리 학번 남은 생명들의 모임이 있었는데 난 출장땜에 가지 못했지.
종원이가 남학생 대표로 참가하여 많은 위로와 격려를 전해줬다는 풍문만 무성할 뿐...
자네가 내 곁에 없었던 몇 년의 시간 동안, 자네는 극기의 수련을 통해 더 강해졌을 법 할텐데,
조그만 이 내 몸은 단지 중독의 힘으로 버틴 어리석은 세월이었던 것 만 같아 두렵기만 하다네.
진정한 친구는 배울 만한 게 있는 피드백 작용이 통하는 관계라는데,
난 자네의 피드만 바라고 돌려줄 게 없는 장사꾼의 경지에 오른 지경이라네.
친구 아는가? 나도 이 업에 종사한지가 벌써 10년이라네.
그런데도 난 아직도 눈 앞의 이득에 아득바득하는 치사한 장사꾼이지 진정한 사업가의 마인드를
갖추지 못한 형편이지.
지난 10년을 보상할 만큼의 글을 쓰고 싶은 맘이 뭐 같지만 엄두를 못내고 있다네.
일단은 자넬 다시 만난 뒤에 생각해 볼려네.
결심이 꺾였던 프로도 배긴스도, 그 결심을 잊어버렸던 원정대 친구들도 회색의 마법사 간달프의
백색 마법으로 다시 새 힘을 찾지 않았던가!
우예됐던지 얼굴 함 보자 친구야!
첫댓글 응...... 살아온 아픈 날은 너무나 짧고...... 살고 싶은 기쁜 날은 너무나 길다네...... 자네의 날도 그럴 거야.